K브랜드가 일본 진출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패션을 비롯해 뷰티, 푸드까지 각 분야별로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 매장까지 앞다퉈 내면서 일본 시장 진출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일본의 기성 세대보다는 젊은 MZ세대를 중심으로 K패션을 착용하고, K뷰티로 즐겨 사용하고, 한국 식당에서 K푸드를 즐기는 트렌드가 확대되고 있는 모습이다. 나아가 일본의 젊은 세대들이 한국어까지 배우기 위해 K브랜드 회사나 매장에서 근무하는 것을 선호하는 등 K컬쳐가 일본 리테일 시장을 강타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일본 유통 업계가 자국의 소비자들을 위해 K브랜드에게 강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한큐, 파르코, 루미네 등과 같은 백화점과 복합쇼핑몰이 서로 경쟁하듯 한국 브랜드를 정식으로 입점시키는 사례가 늘고 있고, 주요 도시 곳곳에서 K브랜드를 유치해 팝업스토어를 열고 고객과 접점을 만들어 마켓 테스트를 진행하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 내에서 제일 먼저 K뷰티가 인기를 끌더니 최근 들어서는 K패션의 인기가 급증하면서 활발한 활동이 펼쳐지고 있다. 이와 함께 F&B분야인 K푸드의 인기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일본 내에서 인기 있는 K패션은 과거애는 가격이 저렴한 동대문 패션이었다면 지금은 시즌별 컬렉션, 디자인과 생산, 마케팅 등을 펼치는 브랜드 패션이다. 가격대가 낮은 의류를 쫓던 시기에는 동대문 패션이 인기리에 판매됐지만 지금은 명확한 콘셉트, 유니크한 디자인, 마케팅을 통한 인지도 형성 등을 갖춘 브랜드 패션 시장에 일본 소비자들이 호응하고 있다.
이처럼 일본 리테일 마켓에서 소비자들이 K패션에 열광하게 되자, 한국 기업들의 일본 진출이 급증하면서 진출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 마르디메크르디 직진출, 오드스튜디오와 몬테밀라노 라이선스 계약

한국 기업이 일본에 직접 법인을 설립하는 직진출 방식, 일본 기업이 디자인과 생산을 하도록 해 로열티를 받는 라이선스 방식, 한국과 일본 기업 간의 독점 공급 방식 등의 방법이 활용되고 있다. 요즘 가장 핫한 브랜드에 속하는 마르디 메크르디를 전개하는 피스피스스튜디오는 일본에 직진출했다.
지난 6월 츠타야서점으로 유명한 다이칸야마 지역에 마르디 메크르디플래그십스토어를 열면서 본격적인 일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오픈 첫날부터 고객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루면서 현재까지 성업 중이다.
이에 앞서 2022년 10월에 디스이즈네버댓도 직진출해 도쿄 하라주쿠의 우라하라 골목에 첫 글로벌 플래그십스토어를 오픈했다.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 3개층으로 된 단독 건물로 이곳의 지상 1~2층만 사용한다. 1층은 의류 아이템이 중심이고, 2층은 가방, 모자 등 잡화액세서리 아이템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최근 한국의 가방 브랜드 ‘앨리스마샤’는 일본 패션 대기업에 속하는 아다스트리아와 제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아다스트리아는 이전에 몇 차례 바잉을 통해 테스트를 거친 후 이번에 또다시 계약해 8월 일본 내에서 팝업 유통까지 하게 됐다. 향후 앨리스마샤와 아다스트리아 간에 독점 유통 계약이 이뤄진다면 앨리스마샤는 당분간 일본 내 일정 물량을 유통시키게 돼 추가 매출 달성이 예상된다.
일본 패션 유통 그룹에 속하는 아다스트리아는 메인 브랜드 ‘니코앤드’를 포함한 약 30여 개의 다양한 패션ㆍ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전개하고, 국내외에 140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패션 유통 대기업이다.

한국 기업과 일본 기업 간의 라이선스 계약도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올해 초에 한국의 오픈런프로젝트의 패션 브랜드 ‘오드스튜디오’가 일본 생활용품 브랜드 ‘돈키호테’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일본 유통을 시작했다.
돈키호테는 일본 전역에 600~700여 개의 매장을 지닌 최대 생활용품 전문 브랜드로 오드스튜디오는 이 중 상위권 점포 100여 개에만 입점하는 것으로 계약했다. 제품 구성은 한국에서 일부 수입해 구성하고, 나머지는 돈키호테가 직접 디자인, 생산해 판매한다. 단 제품 하나하나 오드스튜디오에 검수를 받는 조건이다. 오드스튜디오는 돈키호테로부터 미니멈 금액과 제품 판매에 대한 수수료를 라이선스 피(FEE) 형태로 받게 된다.
지난 2월에는 시니어 패션 브랜드 ‘몬테밀라노’가 일본 홈쇼핑 QVC.JP의 벤더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홈쇼핑 판매를 시작했다. 지금까지 여러 차례 방송을 진행해 성공적으로 론칭한데 이어 점차 매출 상승세가 나타나 앞으로 전개에 기대를 모은다.

◇ 에이랜드, 라이선스와 프랜차이즈 동시 계약ㆍ마리떼, 이토추상사와 MOU
이보다 앞서 가장 먼저 일본 기업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브랜드는 에이랜드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멀티 편집숍 에이랜드는 2020년 6월에 일본 패션 대기업 아다스트리아와 라이선스 계약과 프랜차이즈 계약까지 동시에 체결했다.
이를 통해 2020년 10월에 도쿄 시부야에 약 726㎡(220평 2층) 규모의 에이랜드 1호점, 2022년 4월에 나고야 2호점, 2022년 10월에 오사카 3호점을 열었다. 또한 아다스트리아는 일본 내 에이랜드 오프라인 매장 전개뿐만 아니라, ‘ALAND’라는 이름을 활용해 티셔츠, 에코백 등의 PB제품을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일본을 대표하는 대기업인 이토추상사도 앞장서 한국 브랜드와 라이선스나 IP계약을 통해 일본과 해외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이토추상사는 연간 매출 130조원대에 순이익이 1조원에 이르는 일본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기업이다. 이토추상사는 최근 마리떼프랑소와저버의 아시아 판권을 갖고 있는 레이어와 MOU를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내 마리떼프랑소와저버의 전개와 아시아 지역 전개까지 논의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앞서 지난 2월에는 패션 테크 전문기업 커버써먼(대표 이재호)과도 파트너십을 맺었다. 양측은 커버써먼 소재부품 브랜드인 ‘CVSM’의 기술과 이토추상사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한 공동 상품 개발 및 사업 확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처럼 이토추상사와 손을 잡는다는 것은 일본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하는 것을 넘어 회사가 갖고 있는 글로벌 네크워크와 인프라를 통해 세계 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 패션 기업의 동향을 보면 상당수가 라이선스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기업 입장에서 보면 일본 기업이 디자인, 생산, 유통 등에 들어서는 모든 투자를 진행하고, 로열티를 지급받는 방식으로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 기업이 소재, 디자인, 퀄리티 등 제품에 대해 검수를 하게끔 돼 있어 어떤 방식보다 안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라이선스 계약은 일본 기업은 한국 기업의 최종 승인을 거쳐야 제품의 생산과 판매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라이선스 계약이 이러한 불편함이 있는데도 한국 패션 브랜드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본 일본 기업들이 여러 브랜드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그만큼 한국 K패션의 위상이 크게 상승했다는 방증이다.

◇ 실제 K패션 반응 폭발적, 더현대 글로벌과 파르코 협업 두각
실제 K패션은 일본 내에서의 반응이 폭발적이다. 최근 현대백화점의 더현대 글로벌이 일본의 파르코백화점과 협업으로 진행한 팝업 행사가 대표적이다.
지난 7월 12일 일본 도쿄에 위치한 파르코백화점 시부야점 1층에는 비오는 날인데도 불구하고 오전 일찍부터 사람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바로 한국의 K패션을 대표하는 브랜드인 이미스의 팝업이 1층에서 열렸기 때문이다. 이미스 팝업은 한국의 현대백화점과 일본의 파르코백화점이 협업해 진행한 릴레이 팝업 행사의 마지막 피날레 행사였다.
두 백화점의 협업으로 진행된 릴레이 팝업스토어는 지난 5월 10일 노이스를 시작으로 7월 28일 이미스 브랜드를 끝으로 성료됐다.
대미를 장식한 ‘이미스’ 팝업스토어는 첫 날부터 끝나는 날까지 큰 호응 속에 성공적으로 종료됐다. 첫 날부터 고객들이 몰려 미리 방문 예약 접수를 받는 방식으로 운영했는데도 대기 장소에는 많은 인파가 몰려 길게 줄이 만들어졌다. 이후에도 계속해서 사람들이 몰려들자, 이미스는 매장 내 고객들의 순환이 빨리 이뤄지도록 한 명당 쇼핑 시간을 아예 10분으로 제한하는 방식으로 운영했을 정도였다.
‘이미스’ 팝업스토어가 1층에서 시작한 12일, 3층에서는 ‘하이츠’와 ‘스미스앤레더’의 팝업스토어가 운영됐고, 5층에서는 인기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의 굿즈 팝업 스토어가 성황을 이루고 있었다.
이번 릴레이 팝업스토어는 대성공이었다. 현대백화점에 의하면 지난 5월 10일부터 진행한 이번 팝업스토어가 한 달 만에 매출 13억원을 돌파해 지금까지 진행한 팝업 중에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힌 것이다.
첫 팝업 브랜드인 노이스 팝업이 열린 5월 10일 3층에 위치한 팝업스토어 현장을 방문한 고객들의 대기줄이 지하 1층까지 길게 만들어졌고, 그 다음 마리떼프랑소와저버 때도 마찬가지 고객들이 몰려 3일 간 1억5000만원이라는 기록적인 매출을 달성했다. 이어 마뗑킴 매장이 오픈한 5월 24일에는 3000명이 넘는 고객이 몰려 일본에서 열린 국내 패션 팝업스토어 중 최다 인원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마뗑킴은 1주일 간 일 평균 8천만원 달성해 총 5억6000만원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마저도 대부분의 제품들이 품절사태를 빚어 재고가 바닥난 상태에서 일어난 매출이다.
이처럼 이번 릴레이 팝업스토어는 참가한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대기줄이 만들어지고, 준비한 물량이 조기에 소진되는 등 큰 호응 속에 마무리가 돼 향후 일본 내에서의 한국 브랜드의 성공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점을 가늠케 한 대흥행을 거둔 행사였다.
팝업에 참가한 브랜드 수는 모두 13개이다. ‘노이스’,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마뗑킴’, ‘오르’, ‘미스치프’, ‘포츠포츠’, ‘더바넷’, ‘시엔느’, ‘스미스앤레더’, ‘에버라인’, ‘하이츠스토어’, ‘이미스’가 참가했고, K드라마 굿즈 팝업인 ‘선재업고튀어’가 별도로 운영됐다.
이번 팝업스토어를 성공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던 또 하나는 현대백화점과 ‘파르코백화점’의 협업, 그리고 실제 팝업스토어 현장을 운영한 국내 콘텐츠 기업 메디쿼터스가 함께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메디쿼터스가 일본 내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플랫폼 ‘누구’가 현장 관리에 직접 참여해 매장 운영, 홍보 등을 도맡아 진행해 수많은 사람들이 몰렸고 마지막 날까지 안전하게 팝업이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누구’를 통해 팝업 진행을 홍보한 점이 가장 큰 역할을 해 고객 집객과 매출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파악됐다.
쇼핑 플랫폼 ‘누구(nugu)’는 회사 계정의 인스타 팔로워 63만명에게 지속적으로 홍보했고, ‘파르코 팝업’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업로드해 관련 콘텐츠에 대한 ‘좋아요’ 수가 누적으로 270만개 이상이 될 정도로 큰 홍보 효과를 이끌어 냈다는 판단이다.

지난 7월 12일 일본 파르코백화점 팝업 현장에는 현대백화점그룹이 지난해 말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만들어진 현대지에프홀딩스(현대GF홀딩스)의 초대 대표이사로 선임된 장호진 사장이 직접 방문했다. 이는 최근 현대백화점의 일본 유통 현장에서의 역할에 그룹 차원에서도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현대백화점의 더현대글로벌은 올해 가을 시즌에 일본 내 두 번째 팝업 행사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팝업 이어 브랜드 정체성 담은 플래그십스토어 오픈 이어져

이제 한국 브랜드들은 일본에서 팝업 행사나, 온라인 홍보 등의 시장 조사를 마친 다음 단독 플래그십스토어 오픈으로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패션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는 지난 3월 일본 도쿄 미나토구의 아오야마에 일본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 2023년 5월 오사카 한큐백화점 3층에 첫 번째 매장 오픈에 이어 두 번째 일본에 선보이는 매장이다. 한큐본점 3층에서 월 평균 9억원대 매출을 보일 정도로 일본 내에서의 높은 반응을 이미 파악한 다음 오픈한 것이다.
첫 플래그십 스토어의 매장 입구에는 세 개의 ‘자이언트 헤드 키네틱 오브제’가 자리해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해당 오브제는 ‘젠틀몬스터 로봇랩’에서 자체 제작한 것으로 고뇌에 잠긴 듯한 표정으로 서로를 의식하는 듯 유려하게 움직이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인간의 생각과 감정, 인간 사이의 관계에 대한 젠틀몬스터의 탐구를 담아냈다는 설명이다.
이와 같은 젠틀몬스터의 실험적 공간 디자인은 도쿄를 넘어 일본 전역에서 찾아올 정도로 강한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이곳 플래그십스토어 옆에 나란히 ‘탬버린즈’가 자리하고 있다. 젠틀몬스터를 방문한 고객들이 뷰티와 향수 아이템을 확장해 인기를 얻고 있는 탬버린즈 스토어에도 자연스레 방문해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1일에는 피스피스스튜디오(대표 박화목, 서승완)의 마르디 메크르디가 일본 도쿄 다이칸야마 지역에 첫 일본 공식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 이곳은 100평 규모의 2층 건물로 여성, 키즈, 스포츠 등 전 라인을 구성해 브랜드의 콘셉트를 전반적으로 만나볼 수 있는 공간이다.
이곳 ‘마르디 메크르디’ 플래그십 스토어는 일본 시장에 직진출을 시작하면서 연 첫 공식 매장으로 오픈과 동시에 큰 인기 속에 당일 매출 1억원이라는 매출 기념을 토했다. 오픈 당일 150명 이상의 사전대기 고객이 발생하며 종일 끊임없는 인파가 몰려들었고, 마르디 메크르디의 시그니처 플라워 아이템은 물론 로즈 그래픽을 모티브로 한 다이칸야마 한정판 제품이 큰 인기를 끌었다.
마르디 메크르디는 올해 3월 일본 최대 온라인 패션 플랫폼 조조타운에 입점해 하루만에 1억 5천만원이라는 성과를 달성해 사전 검증을 진행했다.

엠빌리지(대표 전수린)의 가방 브랜드 ‘미닛뮤트(minitmute)’도 지난 6월 29일 도쿄 시부야에 첫 해외 스토어를 열었다. 2015년에 설립해 다양한 소재와 색감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미닛뮤트는 서울 성수와 한남동에 쇼륨 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또 2023년에 신세계 센텀시티점에 첫 백화점 매장을 열어 지방에서도 브랜드 고객들을 만나는 접점을 마련했다.
국내 미닛뮤트 매장은 일본에서 한국 여행 시 필수 쇼핑 코스로 부상하면서 일본 고객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미닛뮤트는 한층 더 일본 고객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도쿄에 스토어를 연 것이다.
또한 시부야의 오모테산도 인근에 이번 도쿄 쇼룸 오픈이 알려지자 첫날부터 방문객들이 몰리면서 매출 또한 높게 나타나고 있다. 온라인과 한국 내에서만 만나볼 수 있던 제품들을 쉽고 편리하게 일본 내에서 접할 수 있게 되자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이다.
◇ F&B업계 진출 이어져, 맘스터치, 깐부치킨 첫 매장 오픈해 인기

최근 들어 일본에 K푸드의 진출도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도쿄 시부야에 지난 4월 오픈한 토종버거·치킨 브랜드 맘스터치가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맘스터치 시부야점은 운영 40여 일 만에 누적 고객 10만명, 매출액 1언엑(약 8억 700만원)을 기록했다. K컬쳐의 인기가 K푸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증명해 보이는 대표적인 사례다. 일본 소비 트렌드를 겨냥해 고품질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맘스터치의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들어 시그니처 메뉴인 싸이버거, 매콤달콤한 특제 양념소스로 맛을 낸 맘스양념순살 등이 인기를 주도하고 있다. 이 중 허니갈릭 싸이버거는 시부야 맘스터치 매장에서만 판매하는 일본 한정 메뉴다. 한정판 허니갈릭 싸이버거가 달콤한 간장소스와 한국 마늘의 풍미가 조화를 이루는 버거로 일본에서 대히트를 치고 있는 것이다. 맘스터치는 향후 직영점 운영을 통해 충분히 검증을 마친 후 일본 내에서 가맹사업을 이어갈 파트너사를 발굴해 공격적인 매장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 4월 같은 달 깐부치킨도 도쿄의 하라주쿠에 ‘하라카도 도쿄본점’ 첫 번째 매장을 열었다. 깐부치킨 하라카도 도쿄본점은 여러 레스토랑과 다양한 즐길 거리가 있는 복합문화상업시설 하라카도몰 5층에 위치해있다. 하라카도는 일본 도쿄에서 유동인구가 많은 하라주쿠 중심지에 자리하고 있다. 깐부치킨은 이 매장에서 인기 메뉴 3종인 바삭한식스팩(후라이드치킨), 크리스피순살치킨, 버버치킨(쟈크쟈크치킨)을 판매해 인기를 얻고 있다. 또한 치킨과 사이드 메뉴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세트메뉴도 인기다.
깐부치킨의 이번 도쿄 매장은 글로벌 외식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하나의 지표 역할을 할 전망이다. 다양한 외식 문화가 발달한 일본에서 K치킨의 우수성을 알려 인정받는다면 해외시장 확대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곳 ‘하라카도 도쿄본점’ 매장은 간단하고 빠르게 메뉴를 주문하고 받을 수 있는 콤팩트한 사이즈의 익스프레스 콘셉트의 매장이다.
이 밖에 할리스도 지난 5월 일본 오사카에 직영 1호점을 오픈했다. 할리스 일본 1호점은 오사카 난바 마루이 백화점 1층에 위치한다. 난바역과 연결돼 많은 유동인구와 유명 관광지에 인접하는 곳이다. 다채로운 소비자들도 맞을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할리스 대표 메뉴인 바닐라 딜라이트, 딸기 치즈케익 할리치노는 물론, 한국의 맛을 담은 약과 크림라떼, 행운 쑥 라떼, 한라봉 유자스무디 등의 일본 스페셜 메뉴도 구성했다. 또한 일본 한정판 MD 상품도 판매한다.

식품 업계도 일본 시장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삼양식품은 지난 6월 일본에서 불닭 브랜드 신제품으로 불닭 포테이토칩을 선보인 후 현지 유통채널 입점을 늘리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불닭 포테이토칩은 삼양식품이 기존 주력했던 불닭볶음면에서 제품군을 확장하기 위해 선보인 제품이다.
풀무원은 일본에서 ‘두부바’를 집중 공략하며 사업 보폭을 넓히고 있다. 두부바는 일본법인 아사히코가 2020년 말 출시한 식물성 단백질 간식이다. 현지 3050 남성을 중심으로 식사 대용, 운동 후 단백질 섭취, 건강 안주 등으로 인기를 얻으며 지난 7월 기준 누적 판매 7000만개를 돌파했다. CJ제일제당은 글로벌 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인 ‘K-스트리트 푸드’ 중 하나인 ‘비비고 냉동김밥’을 2023년 3월 일본에 처음 출시했다. 이온 등 현지 메인스트림 유통채널 2000여곳에 입점했으며, 1년간 150만개 이상 판매를 기록했다.
◇ 뷰티 업계 일본 진출 가속도, 올리브영 진출 초읽기
일본의 뷰티 시장에서는 MZ세대를 중심으로 한국산 화장품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국내 화장품 선두 기업들의 일본 공략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다양한 국내 중소 화장품 기업들이 일본 시장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소 브랜드인 클리오는 일본 화장품 시장에서 유통 경쟁력을 강화해 매출 확대를 꾀하고 있다. 클리오는 올해 4월 일본의 화장품 판매업체 ‘두원’과 화장품 수입 대행업체 ‘키와미’ 등 총 두 개사의 지분 100%를 9억3000만엔(약 83억원)에 인수했다. 또 클리오는 일본 전용 상품도 출시해 일본 현지 소비자와의 소통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또한 신진 브랜드인 헤어 관리 브랜드 나르카도 일본 화장품 시장에 도전한다. 나르카는 최근 일본 최대 뷰티 스토어 엣코스메 오프라인 매장 100곳에 입점했다. 나르카 대표 제품인 ‘하입 핏 헤어 마스카라’는 헤어 관리에 마스카라 개념을 적용한 제품이다.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 이베이재팬이 운영하는 온라인 오픈마켓 ‘큐텐재팬’이 K-뷰티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최근 1년 기준(2023년 2월~2024년 1월) 전년 동기간 대비(2022년 2월~2023년 1월) 전체적으로 1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외출이 잦을수록 사용량이 증가하는 향수는 판매량이 3배(205%) 이상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해 연말 진행한 4분기 메가와리(11/22~12/3)에서 전체 판매량 순위 1위부터 3위까지 모두 한국 제품이었다. 여기에 한국 뷰티 시장을 리드하고 있는 CJ올리브영이 일본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어 주목된다. CJ올리브영은 올해 일본에 법인을 설립해 오프라인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J올리브영은 앞서 일본 시장에서 바이오힐보, 웨이크메이크, 브링그린, 필리밀리 등 PB브랜드를 중심으로 마켓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진행해 왔다. 특히 일본 최대 뷰티 편집숍 ‘앳코스메’의 도쿄점과 일본 복합 쇼핑몰 ‘루미네’에서도 팝업 행사를 통해 일본 시장에서 고객 반응과 브랜드 인지도 향상을 위해 노력해왔다. 일본 진출 본격화가 초읽기에 들어간 올리브영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