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H&B(헬스&뷰티)시장의 확장세가 폭발적이다. 지난해 전문 업체 매출 집계만으로도 1조7000억원 시장을 기록했으며 수 년 내에 3조원 시장으로 성장할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이에 각 브랜드들은 유통망 확장과 상품력 보강에 전력을 쏟고 있다.
H&B스토어는 한 매장에서 다양한 화장품 브랜드와 종류를 한 눈에 비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생활용품, 간단한 먹거리 등을 판매해 현대인의 생활 환경에 최적화된 상품 구비가 장점으로 꼽힌다. 또 제품을 자유롭게 써보며 비교·구매하려는 최신의 소비 특성에도 걸맞다.
올리브영 단독 선두 질주
현재 이 시장은 CJ올리브네트웍스가 운영하는 올리브영이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2016년에 업계에서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달성했으며 마켓쉐어도 70% 가까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명동본점, 부산광복점, 강남본점 등 플래그십숍을 포함해 지난해 약 1000여개 매장을 보유했으며 올 해 들어서는 대구에 초대형 매장을 새롭게 개설하면서 300여개 신규 매장 출점을 추가로 계획하고 있다. 향후 2020년까지 1500개 이상 매장수를 확보해 명실상부한 강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이다.
후발주자들의 공세에 올리브영은 올해 외형 확대보다는 ‘내실 다지기’로 확고한 1위 수성에 나선다. 웬만한 주요 상권을 이미 장악했다는 판단에서다. 과도한 매장 확대보다는 상권분석을 통해 전략적으로 매장을 열고 플래그십 스토어와 맞춤형 특화매장을 선보여 점유율을 지키겠다는 복안이다.
이를테면, 반려견 용품 등 20~30대 여성이 좋아하는 상품을 늘려 점포당 매출 견인과 차별화를 도모한다는 것이다.
실예로 올리브영은 수유중앙점, 서초대로점, 숙대점 등에 ‘식품 특화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올리브영이 식품 특화 매장을 연 것은 2016년 수유중앙점이 최초였다. 물에 타 먹을 수 있는 식사 대용식이나 유기농 주스 등이 인기를 끌면서 오픈 5개월 만에 품목별 매출이 최대 10배까지 솟았다. 수유중앙점에 대한 호응에 힘 입어 서초대로와 숙대점을 잇따라 특화매장으로 열었다.
이들 매장 1층에는 화장품 대신 식품 카테고리가 메인으로 진열돼 있다. 주요 상품군이 식품과 음료인 편의점에 방문하는 고객들까지 일정 부분 끌어안을 수 있는 매장들이다.
랄라블라 가맹사업 카드로 맹추격
GS리테일의 랄라블라는 올해 매장수 300개 이상 확보를 목표로 잡고 있다. 가맹사업 카드를 내세워 일단 올리브영과 외형 격차를 최대한 줄여 보겠다는 전략이다. 직영점 위주의 출점 관행을 깨고, 가맹사업 카드로 더 치열한 출점 경쟁에 돌입한 것이다. 전국에 1만2000여 개 편의점을 둔 GS25의 가맹사업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GS리테일은 가맹사업 경쟁이 가장 치열한 편의점 시장에서 매장 수와 점포 매출 등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랄라블라의 매출 목표도 지난해보다 약 60% 높은 2500억원으로 잡았다.
랄라블라는 H&B 업계 최초로 택배 서비스를 도입했다. 택배서비스는 랄라블라에서 구매한 상품을 매장에 설치된 택배기기를 통해 바로 원하는 곳으로 보낼 수 있는 획기적인 서비스다.
이번 택배서비스는 회사 내부 간 시너지를 창출한 대표적인 사례로, GS리테일의 자회사 CVSnet이 랄라블라와 협의를 통해 택배기기를 매장에 설치하고 운영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맺은 결실이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즉시 환급 서비스도 새롭게 도입했다. 즉시 환급 서비스는 외국인 관광객이 랄라블라에서 상품 구매 시, 매장에 별도 설치된 스캐너로 여권을 스캔하면, 부가세가 차감된 금액으로 결제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또 먹어도 되는 천연 색조나 리사이클 제품, 유기농 PB(자체 브랜드), GMO Free(유전자 재조합 안전식품), 친환경 상품 등의 소싱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랄라블라의 온라인·모바일 쇼핑몰에서 구매한 물품을 GS25 점포에서 찾을 수 있는 ‘GS25 픽업 서비스’를 시작했다. 앞으로는 온라인몰에서 구매한 상품을 랄라블라 오프라인 매장에서 수령할 수 있는 ‘랄라블라 픽업 서비스’도 도입할 예정이다. GS리테일 사업부간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서비스를 끊임 없이 검토해서 도입한다는 전략이다.

롭스 자체브랜드(PB)로 마니아층 겨냥
롯데쇼핑의 롭스도 최근 이태원 100호점을 시작으로 신규 출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150개까지 매장을 늘려 외형을 확대하는 한편 온라인을 특화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50개 매장을 추가 개점시키는 한편 점당 매출 효율도 높여 매출 신장률 50%를 달성하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타 브랜드에 없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통해 롭스만의 오리지널리티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IT부문에 투자해 모바일 쇼핑 인프라를 구축하고 자체브랜드(PB)를 적극 개발해 마니아층을 잡겠다는 계획도 세워 놓고 있다.
부츠 생활밀착 ‘뷰티 편의점’으로 차별화
이마트의 부츠는 폭넓은 컨텐츠로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타사 보다 매장 면적을 넓히고 백화점, 면세점에서 판매되는 ‘슈에무라’, ‘베네피트’, ‘달팡’, ‘르네휘테르’ 등 고급 화장품 브랜드를 비중있게 구성해 경쟁한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주력 품목인 화장품뿐 아니라 발 관리, 기능성 밴드, 섬유 탈취제 등 일상용품 구색을 확대했다. 화장품 비중을 50% 이하로 줄여 ‘화장품숍’이란 이미지를 벗고 ‘뷰티 편의점’이 되겠다는 계획이다.
또 영국 H&B스토어 `부츠`와 손잡고 매장에 실제 약국을 입점시키는가 하면 화장품 자체 상표(PB)인 솝앤글로리와 넘버 세븐 등으로 차별화를 위한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뜨거운 H&B시장, 유사업태 진입 이어진다
국내에서 H&B시장의 핵심은 화장품을 포함한 뷰티 카타고리에 관심 높은 소비자 쇼핑 편의성에 맞춰져 있다. 때문에 한 매장에서 다양한 브랜드와 종류를 한 눈에 비교할 수 있는 편집숍의 형태가 매우 타당하다. 여기에 이들 소비자의 생활 환경에 최적화된 상품이 더해져서 구비되어 있는 스토어가 이 시장의 울타리다. 사실 H&B시장은 개념적으로 매우 폭넓다.
신세계의 시코르만 하더라도 나스, 어반디케이, 맥, 크리니크 등 글로벌 브랜드부터 3CE, 제스젭, 디어달리아, 유이라 등 인기높은 K뷰티 브랜드까지 100여개 브랜드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또 LG생활건강은 뷰티 편집매장인 ‘네이처컬렉션’에 화장품 외에도 생활용품이나 음료 제품까지 구비해 나가고 있다. LG생활건강이 화장품‧생활용품‧음료사업으로 구성된 3각 포트폴리오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편집숍을 찾은 고객들에게 이에 기반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겠다는 의도다.
이밖에 씨유(CU) 편의점은 지난해 ‘에뛰드하우스’와 ‘홀리카홀리카’ 제품을, 세븐일레븐은 해외 브랜드 ‘로레알’ 및 ‘0720’ 화장품을 입점시켰다. GS25는 브랜드숍 토니모리와 협업한 색조 브랜드 ‘러비버디’를 론칭했다.
결국 H&B시장은 업태를 불문하고 누가 더 나은 집객 하드웨어와 컨텐츠를 갖추는가에 그 성패가 달려 있다 하겠다.

올리브영 서울 강남본점 : ” 체험형 ‘스마트 스토어’로 ‘펀 스토어’ 구현
올리브영 강남본점은 철저한 상권 분석을 통해 탄생한 상권 맞춤형 전략 매장이다. 10대 중심의 젊은 소비자중에서도 쇼핑 정보가 풍부하고 트렌드에 민감한 고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상품과 편의성을 높인 것.
강남본점은 총 4층 규모인데, 색조 화장품 수요가 많은 강남 상권 특성을 반영해 1층을 색조 제품(립메이크업·파운데이션·마스카라·라이너 등)만으로 구성했다. 강남본점 2층에는 다양한 스킨케어 제품이 전시·판매되고 있다. 특히 마스크 팩은 브랜드만 50여 개가 넘는다.
다양한 브랜드 제품을 비교, 구매가 가능하도록 한 카테고리 제품과 관련 다양한 브랜드를 구성하고있다. 중·소메이커의 것이라도 온라인에서 입소문이 난 브랜드를 적극 유치했으며 해외 프리미엄 브랜드까지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 고객이 자유롭게 테스터 제품을 사용하고,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시켰다. ‘언택트(untact) 서비스를 위해 ‘스마트 테이블’ ‘가상 메이크업 태블릿 PC’를 설치했다. ‘스마트 테이블’에 제품을 올려놓으면 해당 제품의 정보, 홍보 영상, 매장 내 제품 위치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고객이 매장 직원을 부르지 않아도 제품 효과, 사용법, 위치를 쉽게 알 수 있는 것이다.
스마트 테이블 옆에는 가상 메이크업 태블릿 PC가 설치돼 있다. 이 태블릿 PC는 고객의 얼굴을 인식하고 가상으로 화장을 해준다. 립스틱 등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선택하면 직접 바르지 않아도 화장 후 모습을 볼 수 있다.
강남본점은 ‘스마트 스토어’로 ‘펀 스토어’를 구현해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입점 고객도 일반 매장과 비교했을 때 약 10배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고객이 즐기면서 제품을 사용하고 구경하면 매장 내 체류 시간이 길어지고 자연스럽게 구매로 연결된다.

올리브영 대구 동성로점 : 고객 요구에 맞춘 큐레이션 집중
올리브영 대구 동성로점은 상권의 20대 초반 여성 고객 비율이 다른 지역에 비해 15% 이상 높다는 분석 결과에 따라 젊음(YOUNG)과 재미(FUN)를 키워드로 내걸었다. 상권별로 고객 요구에 맞춘 큐레이션 매장으로서 다양한 시도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에 따른 것이다.
우선 민감한 젊은 고객층들을 겨냥해 입소문을 탄 SNS 이슈 브랜드를 대거 입점시켰다. ‘블리블리’, ‘머지’ ‘투쿨포스쿨’ 등 신진 브랜드가 다수 입점했다. 대구본점의 신진 브랜드 규모는 색조 수요가 높은 강남본점과 비교했을 때도 2배가량 많다.
체험을 즐기는 20대 고객을 위한 다양한 요소도 매장 곳곳에 반영했다. 매장 내에 얼굴에 직접 화장품을 바르지 않아도 얼굴에 발색할 수 있는 ‘가상 메이크업 앱’, 적외선 카메라를 통해 선크림의 지속성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UV 차단 측정기’ 등 다양한 스마트 체험기기를 갖췄다.

롭스 서울 이태원점 : 간편식 판매·체험형 공간 배치 등 차별화 콘텐츠 강화
‘롭스’는 100호점을 서울 이태원에 오픈했다. 이 점포는 뷰티 및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한 신개념 매장으로 반려동물 관련 상품 등 이슈 상품군을 과감하게 도입하고 이태원 상권에 맞게 외국인 고객을 위한 간편식 제품과 기념품도 구비했다.
이태원점의 면적은 860㎡(260평)로 전국 롭스 매장 중 가장 넓다. 이전 99개 매장의 평균 면적이 167㎡(50여평)였던 것과 비교하면 5배 가량 큰 규모다. 상품의 품목 수도 1만여개로 롭스 단일 점포로는 가장 많다.
특히 이 매장은 뷰티 콘텐츠를 강화하고 관련 품목을 확대해 고객들이 한 자리에서 다양한 상품을 둘러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우선 연령대별 여성 고객을 대상으로 한 뷰티 브랜드를 대거 도입했다. 10대 여성 고객 대상의 ‘삐아’, ‘아바마트’, ‘데일리스킨’, ‘TSW’ 등 다양한 SNS 이슈 브랜드를 선보였다.
20~30대 여성 고객을 위해 ‘달팡’, ‘오리진스’, ‘더바디샵’, ‘스틸라’, ‘부르주아’ 등 백화점 입점 브랜드들도 들여왔다. 특히 ‘스틸라’의 메탈글리터 신제품 4종은 이태원점에서만 단독으로 판매한다.
뷰티 소품 상품군도 확대했다. 이 점포에 미국의 인기 직구 브랜드 ‘엘프(ELF)’, 국내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에게 인기가 높은 ‘피카소’ 등 다양한 뷰티 소품 브랜드의 상품을 기존 롭스 매장 대비 20% 이상 확대했다.
롭스 이태원점의 가장 큰 특징은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했다는 것이다. 이 곳에는 H&B 업계 최초로 ‘뷰티랩’ 공간을 도입했다. ‘뷰티랩’의 면적은 80㎡(24평)으로 전체 매장 면적의 약 10%를 차지할 정도로 넓다. 매장에서는 수시로 뷰티 관련 강연을 진행하는 등 고객과의 소통을 위한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예정이다. 또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직접 써보는 ‘메이크업 스튜디오’도 선보였다. 편리하게 제품을 시연할 수 있도록 화장대 형태로 구성하고, 화장솜·리무버 등 각종 뷰티 도구도 완비했다.
이 밖에 이태원점에는 웃으면 기부가 되는 참여형 CSR 기기 ‘스마일 포인트’를 운영하고, 앱을 통해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는 옴니 이벤트도 진행할 예정이다. 고객이 점원의 도움이 필요할 때 호출할 수 있는 벨 서비스 ‘도와종’도 도입했다. 할인상품을 따로 구성한 ‘롭스 아울렛’은 다른 H&B 매장에서 보지 못한 이색 코너다.

부츠 서울 자양점 : ‘뷰티 편의점’이라는 새로운 콘셉트 제시
부츠 서울 자양점은 11번째 매장으로, 건대스타시티 지하 1층의 이마트 자양점 내 약 208㎡ 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화장품과 함께 건강식품, 뷰티 잡화, 일상용품을 보강해 생활 편의형 상품을 원스톱으로 쇼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를 위해 부츠는 기존 40% 수준이었던 화장품 외 상품 비중을 50% 이상으로 확대했다. 풋케어·교정용품·기능성 밴드 등 신규 건강용품 브랜드와 함께 섬유탈취제·양말·화장잡화 같은 편의형 상품도 100개가량 새로 도입했다.
또한 부츠의 자체 브랜드인 ‘넘버 세븐(No.7)’ ‘솝앤글로리’ ‘보타닉스’ 등을 비롯해 ‘어반디케이’ ‘스틸라’ ‘AHC’ ‘웨트앤와일드’ 등이 입점해 운영중이다. 이를 통해 기능성이 우수한 상품을 선호하는 30~40대는 물론 트렌디한 브랜드를 유치해 젊은층을 흡수하고, 헬스케어 상품도 확대해 마트의 주 고객층인 40대 이상 연령층도 공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