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그룹 F&F가 호재를 맞았다. 메이저리그를 통해 ‘MLB’에 대한 수요가 상승그래프를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F&F는 1999년 미국메이저리그협회(MLB)로부터 전 세계 최초로 의류 판권을 획득하고 메이저리그의 IP를 활용한 브랜드 MLB를 론칭했다.
현재 아시아 지역 판권(일본 제외)과 중국 판권을 보유하고 있다. 메이저리그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질수록 관련 제품의 판매가 늘어날 가능성이 큰데, 한국 프로야구 선수들의 메이저리그 릴레이 진출이 이어지며 MLB에 대한 관심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대표적인 게 이정후 선수다. 지난해 말 아시아 야수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 역대 최고액을 받으며 메이저리그에 입성했다. 무려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490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이정후 선수를 품은 팀은 월드시리즈 8회 우승에 빛나는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명문 구단 샌프란시스코다.
이정후는 2017년 프로 데뷔 첫 해부터 놀라운 활약으로 리그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정후가 KBO리그 최고 인기 스타였던 만큼 F&F가 판매하는 MLB 관련 상품도 판매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정후가 메이저리그에서 호성적을 낸다면 그럴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키움 히어로즈 소속일 때도 이정후의 유니폼은 판매량 상위권에 랭크돼 있을 정도였다.

F&F는 메이저리그 IP를 활용해 다양한 종류의 제품을 내놓고 있다. 다른 업체들이 팀 로고를 활용한 모자나 유니폼에 그치는 것과 달리 F&F는 야구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면서 ‘힙’한 감성을 불어넣고 있다.
F&F는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 1조3956억원, 영업이익 407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1.6%, 10.8% 증가한 수치다. 중국을 비롯한 해외 매출 비중이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내수 판매 비중이 상당하다.
세계에서 야구를 가장 잘하는 선수들이 모인 무대에서 한국인이 활약한다면 F&F가 보유한 MLB 브랜드의 인기도 덩달아 올라갈 개연성은 충분하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F&F가 전개하는 MLB 브랜드는 야구의 이미지를 덜고 트렌디한 디자인과 우수한 품질을 내세운 프리미엄 브랜드”라면서 “그럼에도 메이저리그를 보는 국내 시청자가 늘어날수록 F&F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F&F는 본사 이전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센터포인트 강남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빌딩 준공이 완료되면 새로운 둥지에서 경영을 이어간다. 그사이 메이저리그 인기에 힘입어 MLB 브랜드의 실적이 상승하면 사세 확장의 동력이 될 수 있다.
한편 2025년에도 새로운 코리안 메이저리거의 탄생이 예고돼 있다. 키움 히어로즈의 김혜성 선수가 2024년 시즌을 끝낸 뒤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한다. 2023년 KBO 골든글러브(2루수 부문) 수상자인 김혜성은 지난 시즌 타율 0.335, 7홈런, 186안타, 57타점을 기록해 개인 한 시즌 최다 안타(170안타)를 경신하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올 3월엔 서울에서 메이저리그와 관련한 대형 이벤트도 열린다. 바로 ‘2024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다. 메이저리그가 정규시즌 개막전을 오는 3월 20~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연다. LA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경기가 열린다.
메이저리그는 리그 저변 확대 차원에서 매년 해외 곳곳에서 경기를 치르고 있다. ‘서울 시리즈’는 미국과 캐나다 이외 지역에서 9번째로 열리는 개막전이자, 아시아에서는 일본, 호주에 이어 3번째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올해 3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개막 시리즈를 ‘여행을 가서라도 봐야 할 새해 스포츠 이벤트’로 꼽기도 했다.
이번 서울시리즈는 여러모로 큰 인기를 끌 가능성이 크다. 양 팀에는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선수가 여럿 포진돼 있기 때문이다. 샌디에이고는 앞서 언급했던 김하성과 고우석, 그리고 다르빗슈 유와 마쓰이 유키가 속해있다.
LA다저스엔 오타니 쇼헤이와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데뷔전을 앞두고 있다. 이중 오타니 쇼헤이는 10년간 7억 달러란 스포츠 역사상 최고액 계약으로 LA 다저스에 입단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오타니는 설명이 필요 없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스타다. 투타 겸업을 하면서 두 분야 모두 최고 자리에 우뚝 섰다.
실력뿐 아니라 뛰어난 인성도 박수를 받는 덕에 국내에도 팬이 적지 않다. 스포츠 주요 리그들은 브랜드 상승과 맞물려 있다. 다양한 스포츠 경기를 통해 브랜드 파워 상승은 물론 매출까지 이어지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어 이를 대비한 철저한 준비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