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스, 애플, 스타벅스, 아디다스, 더 뉴요커 등의 대형 브랜드와의 컬래버레이션, 특히 에르메스와 많은 작업을 했던 이탈리아 컨템포러리 아티스트 ‘아고스티노 이아쿠르치’. 특히 밀라노 호텔 전체를 에르메스와 함께 꾸미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큰 화제를 모았던 그의 한국 첫 방문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강남구 논현동 220-3 복합문화예술공간 아티 비스트 앳 맷(Artivist at MAT)에서 열린 이번 전시는 올해 1월 27일까지 진행될 예정으로 전시 기간 동안 그를 아는 수많은 팬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1986년 생인 아고스티노 이아쿠르치는 20여년 동안 세계 곳곳의 대형 벽화, 회화, 조각, 공공 설치물 등을 통해 자연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있다. 또한 그의 작품은 도시적이고 기하학적이며 창의적이라는 호평을 받고 있다.
로마종합예술 아카데미에서 시각 예술을 전공한 아고스티노 이아쿠르치는 식물과 도자기를 주제로 한 그림을 그리며 한국을 접했고, 이러한 가운데 한옥과 직조 기술, 단청 등에 매료됐다고 한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한국 전통 예술 양식을 현대적 틀 안에서 새로운 관점으로 해석해 내 더욱 기대가 크다. 현재 아고스티노의 작품들은 Centro per l’Arte Contemporanea Luigi Pecci, Prato, Collezione Farnesina, Roma, Musei Civici, Pesaro 등에 소장돼 있다.
아고스티노 이아쿠르치는 “이번에 레지던시를 기회로 한국에 오게 됐고 전시를 열게 됐습니다. 저는 레지던시를 진행하면서 어디서 진행하는지가 저에게 중요한 요소입니다.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그 장소의 영감을 제 작품에 더하는 게 저의 도전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는 정자나 진한 색깔 등에서 영감을 받았고, 여러 나라에서 겪었던 저의 여정들의 경험을 함께 추가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패션과 먼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제 작품을 어떻게 패션에 녹여낼 수 있을까 고민 했었던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에르메스 경우, 저에게 자유로움을 줬죠. ‘이것을 그려달라’와 같은 요청은 전혀 하지 않고 저의 색깔을 충분히 낼 수 있도록 독려를 많이 해 주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러시아 방문했을 당시, 벽화를 진행할 때 사람들이 ‘공감이 되고 위로를 받았다’고 할 때가 가장 인상적인 순간이었다고 기억했다. 이어 가장 큰 영감의 포인트는 ‘이탈리아 장식의 역사’라고 설명했다. 인간이 어떤 공간을 꾸미려는 노력, 전통 건축에서 보여지는 기둥이나 벽화 등 원초적인 미술적 동기는 그에게 흥미로운 포인트가 됐다고 강조한다.
그는 “인류는 처음 순간부터 계속 벽화를 그려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어떤 패턴이 반복돼오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왜 그런 반복적인 패턴이 생겼는지 현재 연구 중입니다. 예를 들어, 폼페이 섬같은 곳에서 식물 분석을 하면 왜 그런 경치가 생겼는지 알 수도 있습니다. 저 또한 청년시절부터 그래피티로 예술을 시작하면서 벽화에 대한 관심을 많이 갖게 됐습니다”고 설명했다.
그가 아트웍 작가로 처음 꿈꿨던 시기는 언제였을까. 이에 대한 그의 대답은 “저는 스무 살부터 예술가가 되기로 결정했는데, 어렸을 때 어머니의 일기장에도 항상 그림이 있었고, 어렸을 때부터 그런 것 들을 보고 자라면서 저에게 그림은 언어와 같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예술가가 되겠다고 생각하게 된 결정적인 경험이 있었는데요. 그것은 아디다스의 디자이너로 일을 할 때였습니다. 그 때 ‘나는 전업 작가가 되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들었죠”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작가 활동을 하면서 다른 나라들의 문화를 느끼고 그의 일기처럼 작업을 계속 해나간다는 아고스티노 이아쿠르치는 그의 아트 작업을 ‘노마드’의 일기와 같은 것이라고 비유했다. 모든 나라의 이야기가 모든 작품에 묻어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지난 날들부터 한국까지 온 여정이 한국에서 만든 작품 안에서 응축되어 보여지는 것이고, 그 전의 경험들이 겹겹이 쌓인 것이라는 것이다.
“저는 공간과 만질 수 있는 작품을 다루는 것을 즐기지만, 다른 종류의 작품도 즐깁니다. 디지털 트렌드 역시 저와 아주 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섞어서 작업을 합니다. 작품을 먼저 디지털로 만들어서 렌더링한 후 시작하곤 하죠”라며 작업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공간과 스토리를 입체적으로 구현해내며 고객들과 소통하고 있는 아고스티노 이아쿠르치는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에 대한 아름다움을 전달했다. 이어 ‘앞으로도 계속해서 여러 브랜드와 다양한 아트웍 을 할 것’이라며 올 2024년에도 그의 활동이 더욱 활발해질 것을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