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며 사업권 확보에 치열한 경쟁을 불러왔던 면세점 사업이 중국 관광객 감소와 매출 축소로 인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내 1위 면세점 기업인 롯데면세점은 인천국제공항에 임대료 인하를 요구하면서 임대료 인하가 이뤄지지 않을 시 철수까지도 고려하겠다며 압박 카드를 꺼내들었다. 롯데면세점은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3기 면세점 사업권 입찰에서 다른 업체들과 비교해 높은 금액을 제시했지만, 이 같은 결정은 얼마되지 않아 수익성 악화의 결정적인 요인이 되어 돌아왔다.
롯데는 5년 동안 총 4조원 가량을 임대료로 납부, 그중 3~5년차(2017년 9월~2020년 8월)에 전체 임대료의 75% 가량을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롯데는 내년 8월까지 연 임차료 7700억원 가량을 공항공사에 납부해야 한다. 4년차인 내년 9월 이후에는 1조 1600억원을, 마지막해인 2019년 9월 이후에는 1조 1800억을 납부해야 하는 상황으로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이에 비해 롯데면세점의 매출액은 크게 감소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2분기에 90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올 2분기에는 298억원을 적자를 기록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에서만 연간 2000억원 가량의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그런가하면 제주국제공항 면세점을 운영하는 한화갤러리아는 올해 말부로 영업을 종료한다. 당초 사업권 포기를 결정하면서 지난 8월까지 운영을 종료하기로 했지만 차기 면세점 운영자 선정이 지연되면서 12월 31일까지 영업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동시에 한화는 면세사업부 조직을 대폭 축소하며 인력을 40% 가량 줄였다.
시내면세점 사업자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두산이 운영하는 두타면세점은 기존 9개층, 오전 2시까지였던 영업면적과 영업시간을 각각 7개층, 오후 11시로 줄였다. 하나투어의 SM면세점도 초기 지하 1층부터 지상 5층까지 운영하던 것을 지상 1~4층으로 줄이는 등 면세점 사업의 진통이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