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한큐백화점 본점이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글로벌 브랜드 확대에 나선다. 글로벌 명품 브랜드 대부분이 입점할 정도로 높은 명성을 지닌 일본의 대표 백화점 중 하나인 한큐백화점 본점이 최근에 젊고 신선한 MZ 세대를 타깃으로 하는 브랜드를 확대하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일본 오사카 우메다에 자리한 한큐백화점 본점은 지난 1929년에 첫 문을 연 오랜 전통을 지닌 일본을 대표하는 백화점으로 지하 2층부터 13층까지 전체 15개층에 영업 면적은 8만㎡에 이른다.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구찌는 물론 프라다, 페라가모, 입생로랑까지 글로벌 명품 브랜드 대부분이 입점해 있을 정도로 높은 인기 속에 전세계 주요 브랜드들이 일본 시장 진출 시 가장 먼저 입점을 염두에 두고 있는 백화점 중 하나이다. 이러한 명성에 맞게 한큐백화점 본점은 매출 역시 글로벌 톱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일본 내에서는 전체 백화점 매출 순위 2위, 글로벌 전체에서는 5위를 줄 곧 달성할 정도로 높은 매출을 보이고 있다.

업계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백화점 가운데 지난해 기준 일본 이세탄 신주쿠점이 3조 853억원으로 1위, 우리나라 신세계 강남점이 2조 8400억원으로 2위, 롯데 잠실점이 2조 6000억원으로 3위, 영국 런던 해롯이 2조 5548억원 4위, 일본 한큐백화점 본점(한큐 우메다와 한큐 멘즈 오사카)이 2조 4581억원으로 5위를 기록했다. 다음 6위는 1조 4162억원 이상을 달성한 프랑스 갤러리 라파예트가 차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큐백화점 본점은 매출뿐만 아니라, 트렌드를 이끄는 백화점으로도 유명하다. 스텔라 메카트니 카페, 마르니플라워 카페, 톰 브라운의 초콜릿 매장 등 세계 최초로 패션과 카페를 접목한 새로운 형태의 카페 공간을 선보여 글로벌 고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또한 뷰티 트렌드를 앞서 내다보고 메인 플로어인 2층을 비롯해 나아가 3층, 7층, 8층, 10층에 각각 별도로 뷰티 조닝을 구성하는 등 과감한 MD변화를 시도해 눈길을 끌고 있다.
한큐백화점 본점은 이전부터 각 층마다 특색 있는 카페, 뷰티, 팝업스토어 등을 구성해 새롭고 신선한 분위기 조성을 적극 추진해 왔다. 대표적으로 각 층의 가장 트래픽이 높은 곳에 COTOCOTO STAGE이라는 팝업 공간을 만들어 이곳에 수시로 감각적이고, 새로운 트렌드를 보여주는 팝업을 운영해 사람들을 집객시키고, 매출까지 높이는 효과를 이끌어 내고 있다.
이처럼 전 세계 최고 백화점 매출 수준을 기록하면서 트렌드 면에서도 앞서고 있는 한큐백화점 본점이 최근 들어 전체 MD구성에 대한 획기적인 변화를 시도해 귀추가 주목받고 있다. 일본 시장에서 이미 검증된 안정한 브랜드나 오랜 헤리티지를 지닌 글로벌 브랜드 위주의 전통적 MD방향에서 탈피해 신선하고 감각적인 뉴(NEW) 브랜드, 젊은 MZ세대들이 열광하는 뷰티와 패션 브랜드 등을 강화하는 MD 전략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이다.

◇ 3층 특별 공간서 무신사 팝업 성료, 젠틀몬스터 매출 대박
지난 11월 8일부터 14일까지는 3층에서 미러링서울(MIRRORING SEOUL)이라는 주제로 무신사 글로벌 팝업스토어가 열렸다. 참가 브랜드는 2000아카이브스, 글로니, 기준, 더뮤지엄 비지터, 레스트앤레크레이션, 무신사 스탠다드, 시엔느, 타입서비스, 튜드먼트, 스탠드오일, 필인더블랭크까지 11개이다.
이들은 서울의 모습을 담은 사진과 그림으로 팝업 공간을 랩핑하고, 서울에서 넘어온 각 브랜드별 대표 아이템을 앞세워 서울 현지를 느낄 수 있는 공간 구현과 서울의 핫한 패션 아이템을 함께 제시해 큰 호응을 이끌어 냈다. 총 7일간 2만여명이 다녀갈 정도로 K패션에 대한 높은 관심을 엿볼 수 있는 성공적인 행사로 평가되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한큐백화점 본점은 뷰티 매장과 프래그런스 매장에 남성들이 부쩍 늘고 있는 흐름에 맞춰 젠더리스 및 카테고리 믹스의 MD 강화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한큐백화점 본점이 젊은층을 타깃으로 한 MD추진과 특별 공간 조성 등 과감한 MD변화를 시도하게 된 계기는 바로 올해 봄에 유치한 한국의 젠틀몬스터가 보여준 일본 내 폭발적 반응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젠틀몬스터는 올해 4월 한큐 우메다 본점 3층에 23평규모로 일본 리테일 1호점을 열어, 오픈과 동시에 기대 이상의 높은 매출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또한 패셔너블한 20~30대 고객이 연일 몰리는 등 새로운 젊은 고객 창출까지 눈에 뛰게 증가했다.
젠틀몬스터의 높은 인기는 전속 모델 블랙핑크 제니 효과, 몽클레어·마르지엘라 등의 글로벌 브랜드 협업 제품 구성, 그리고 시선을 압도하는 ‘자이언트 헤드’ 오브제 등의 각 요소들이 서로 어우러져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 세계 최초 원콘셉트 MD 조성, 지속가능공간 ‘그린에이지’ 주목
한큐 본점 8층의 40%의 공간을 그린에이지로 이름을 칭하고 구찌와 노스페이스 등 유명 브랜드들의 친환경 공간을 선보이고 있다.한큐백화점 본점은 글로벌 백화점 가운데 처음으로 시도한 새로운 MD전략을 통해서도 젊은 고객들을 적극 유입시키고 있다. 이전에는 브랜드가 가진 의류, 핸드백, 플래그런스 등 다양한 카테고리를 각 층별 콘셉트에 맞게 나눠 매장을 구성했다면 최근에는 한 장소에 모든 카테고리 매장을 한데 구성하는 ‘원콘셉트’ MD를 진행해 고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한큐백화점 본점의 또 하나의 특징적인 MD변화는 사람과 자연의 공생을 콘셉트로 한 조닝의 구성이다. 8층의 40%의 공간을 그린에이지로 이름을 정하고, 이곳에는 자연과 공생하는 삶을 테마로 구찌, 프라다, 로에베, 스텔라메카트니, 노스페이스 등 명품 브랜드부터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특별한 공간과 매장을 구성해 선보이고 있다.
구찌는 빈티지 의류 매장을 만들었고, 로에베는 공방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또한 프라다는 리나일론 프로젝트 공간을 이곳에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스텔라메카트니는 업사이클 소재를 사용한 인테리어 디자인에 서스테이너블한 소재로 만든 옷과 가방 등을 한정 상품으로 판매하는 카페겸 스토어를 오픈해 화제를 낳고 있다. 과일과 채소로 만든 음료와 오래 전의 팝음악을 레코드로 들을 수 있도록 해 정감 있는 장소로도 인기를 얻고 있다.
이처럼 한큐백화점 본점은 신선하고, 트렌디한 MD 변화에 과감하게 도전장을 내밀어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잘 계승하면서도 젊고 감각적이면서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새롭게 만들어 MZ세대들이 몰리는 젊은 백화점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한편 최근 한큐의 독자적인 콘텐츠 개발, MD전략, 그리고 변화와 혁신의 결과는 패션부분 수장인 모리이 전무의 업계를 리드하는 경영 마인드와 사업 수완이 바탕이 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한큐의 강세구 패션콘텐츠개발 팀장이 현장을 발로 뛰며 노력한 부분도 한몫하고 있다는 평가다.
“K패션 등 젊고 신선한 글로벌 브랜드 유치에 적극나설 계획입니다”

“올해 4월 3층에 입점한 한국의 젠틀몬스터가 한큐백화점 본점에 젊은 MZ세대를 위한 공간 확대를 검토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습니다. 지금껏 보기 드문 20~30대 신규 고객이 나타났고, 매출 또한 폭발적인 수준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강세구 한큐백화점 패션콘텐츠 개발팀 팀장은 최근에 한큐백화점 본점이 시도하고있는 젊은 세대를 위한 과감한 팝업스토어 운영, 신선하고 감각적인 해외 브랜드 유치 검토 등이 모두 올해 4월 일본 내에 첫 매장으로 입점시킨 젠틀몬스터의 성공적 운영이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젠틀몬스터는 다른 나라에 비해 선글라스의 인기가 덜한 일본 시장에 조심스레 접근한다는 판단을 갖고 있었던 터라 가까운 거리의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다소 늦은 지난 4월에 오픈했다. 하지만 애초 걱정과 달리 오픈과 동시에 젊은 세대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높은 매출 달성은 물론 신규 고객까지 대거 창출시키는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
젠틀몬스터 입점을 주도한 강 팀장은 젠틀몬스터를 통해 한국의 K패션이 실제 일본 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는 점을 확인한 만큼 앞으로 해외 브랜드 가운데 특히 한국의 신선하고 감각적인 브랜드를 더욱 적극적으로 테스트를 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 브랜드의 테스트 마켓 차원에서 지난 11월 8일부터 14일까지 1주일간 무신사 팝업스토어를 열었습니다. 젊은 고객들이 몰려 연일 북새통을 이루는 등 한국 브랜드의 높은 인기를 재차 실감하는 자리였습니다. 앞으로 자주 한국을 찾아 입점 브랜드를 발굴하고, 브랜드와 협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강 팀장은 국내 갤러리아 명품관 바이어 출신으로 지난 2016년에 일본 한큐백화점으로 이직해 지금까지 패션 분야 바이어(MD)역할을 줄곧 해오고 있다. 앞으로 한큐백화점 오사카 본점을 비롯해 전체 지점을 염두에 두고 백화점과 입점 브랜드 모두 윈윈할 수 있는 뉴(NEW) 브랜드 개발에 적극나설 계획이다. 나아가 패션 뿐만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의 한일 간의 교두보 역할을 하는 신규 사업도 구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