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5월 1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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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주류마켓 지각변동 롯데의 새 먹거리 사업 스타트!

대만 ‘카발란’처럼… K - 위스키 도전장

한국 주류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한국 위스키 시장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당장은 그 변화가 뚜렷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애초에 기준판매비율을 적용받는 건 ‘국산 위스키’만 한정된다. 국내에서 위스키를 빚어내는 기업은 소수의 스타트업에 불과해 사실상 산업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한국에서 팔리는 대부분의 위스키는 전부 해외에서 들여온 것이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얼핏 주세 개편 혜택이 국산 위스키만 해당되는 탓에 사실상 국산 위스키 산업이 없는 상황에서는 별 영향이 없을 듯 보이지만, 유통 대기업 중에서는 위스키 생산에 꽤 적극적으로 나선 곳도 있어 주목할 만하다”면서 “특히 유통산업의 맞수인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 모두 위스키 생산 계획을 밝혔는데, 이중에서도 롯데가 꽤 적극적으로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점은 흥미롭게 봐야 할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롯데는 롯데칠성음료를 통해 제주 서귀포 지역에 위스키 증류소를 짓고자 준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초 기업설명회(IR) 자료를 통해 위스키 제조 본격화를 선언했다. 위스키 증류소 장소는 제주감귤공장이 될 전망이다. 롯데 칠성음료가 보유한 주스 제품을 만들어온 공장에 위스키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 롯데가 새롭게 지을 위스키 증류소를 관광 명소로도
흥미로운 것 중 하나는 롯데가 위스키 생산 사업에 매우 조심스럽게 시동을 걸고 있다는 점이다. 일반 대중이 고객인 유통업계는 통상 새 먹거리 사업을 발굴하면 꽤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나서는데, 롯데는 위스키 생산과 관련한 홍보 자료를 배포한 적이 없다.

주류업계 관계자는“증류소가 본격 가동에 들어가더라도 위스키 숙성까지 적어도 3년의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당장 화려하게 이목을 끌 필요는 없지만, 롯데가 조용히 움직이는 데에는 다른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롯데그룹이 국산 위스키 사업을 침체에 빠진 그룹 유통 사업의 중장기 미래를 결정할 상당히 중요한 프로젝트로 보고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는 얘길 들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유통업계에서는 롯데가 새롭게 지을 위스키 증류소를 관광 명소로도 활용한다는 계획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미 롤모델로 점찍은 기업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로 대만의 ‘카발란’이다. 카발란은 수백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유럽의 저명한 증류소와의 경쟁을 뚫고 세계적인 위스키로 우뚝 성장했다.

2005년 양조장이 만들어진 이후로 세계 유수의 주류 품평회에서 500여 개가 넘는 상을 받았으며, 2017년에는 위스키 신생국 중 최초로 런던 국제주류품평회(IWSC)에서 올해의 디스틸러(양조장)를 수상했다.

◇ 위스키에서 느낄 수 없는 독특한 향미, 주류마켓서도 큰 관심
국내에서도 인기가 상당하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에서도 소품으로 등장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카발란의 수입사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이 술의 면세 판매량이 전년 대비 약 7배 가량 증가했다. 무엇보다 카발란은‘아열대 지방은 위스키 생산이 어렵다’는 편견을 깨고 탄생했다는 점에서 제주도를 위스키 생산기지로 점찍은 롯데그룹의 전략과 맞아 떨어진다.

국내 위스키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위스키에 탄산수 등을 섞어 마시는 ‘하이볼’이 인기를 끌면서 위스키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대만의 고온 다습한 기후는 캐스크(위스키 등을 숙성시키는 나무통)의 풍미가 원액에 더 빨리 스며들게 하는 특징이 있다. 카발란은 이러한 숙성 방식을 통해 다른 싱글몰트 위스키에서 느낄 수 없는 독특한 향미를 갖춰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사실 카발란이 처음 증류소를 세웠을 때, 이 술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이들은 없었다.기본적으로 까다로운 물과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위스키는 서양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완제품 제조가 가능한 나라도 소수에 불과하다. 그나마 아시아에선 일본 위스키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데, 이는 일본이 위스키 생산 사업에 일찍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1923년에 설립된 야마자키 증류소가 산업의 기반이다. 역사적으로 기술력과 제품력을 갖추는데 충분한 시간을 가졌다.

반면 이런 증류소들에 비하면 카발란 증류소는 그 역사가 무척 짧은 편이었다. 더욱이 아열대 기후에선 숙성 작업이 불리했다. 기후가 워낙 고온다습할수록 증발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카발란 증류소는 위스키 생산을 밀어붙였다. 증발 속도가 빠르다는 단점을 감수하고도 그만큼 숙성이 빨리 된다는 점을 이용해 다른 위스키에서 느낄 수 없는 독특한 향미를 만들어 낸 것이다.

◇ 제주도에서 꽃 피울 롯데의 위스키biz 포트폴리오는?

스코틀랜드 맥칼란(사진 위)과 대만의 카발란은 롯데 위스키 사업이 성장에 참고할 만한 브랜드로 꼽힌다.

대만은 카발란 덕분에 위스키를 생산한지 얼마 안된 국가임에도 위스키 강국으로 자리매김했다. 카발란 역시 양조장과 증류소를 대만의 관광 포인트이자 랜드마크로 내세우고 있는데, 관광객들로부터 하나의 산업 아이콘으로 각인하겠다는 전략 때문이다.

이제 막 증류소 설치를 준비 중인 롯데그룹 입장에선 카발란 만한 롤모델이 없다. 제주도 역시 물이 깨끗하고 좋기로 유명하고, 기후도 아열대성을 띠고 있다. 주류 플랫폼 스타트업 대표는 “예전부터 한국 대기업이 위스키를 만든다면 어느 지역이 좋을까를 두고 국내 주류업계에서 치열한 논쟁을 벌였는데, 그때마다 마지막 결론은 제주도였다”면서 “물도 맑고 공기도 깨끗한 데다 관광하기 좋은 섬이라는 점에서 한국 위스키를 생산하는 데에는 제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는 그룹 계열 주류 수입업체인 롯데아사히 주류를 보유하고 있다. 일본 맥주 점유율 1위인 아사히 맥주를 포함, 세계 각국 300여종의 와인, 청주, 위스키 등을 수입 판매한다. 한국 위스키 시장은 전에 없는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 젊은층 취향 적중, 인스타그램 등 위스키 수요 확산
젊은층 사이에서 ‘취향껏 술을 즐기는 문화’가 확산한 덕분이다. 소주·맥주 일변도이던 시장이 달라지고 있다. 위스키에 탄산수 등을 섞어 마시는 ‘하이볼’이 인기를 끌면서 위스키 수입량이 급증한 점이 대표적 사례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위스키 수입액은 1억3329만 달러로 2021년 상반기 대비 74.5% 급증했다. 위스키 수입액은 2019년 1억9836만 달러에서, 2020년 1억3246만 달러, 2021년 1억 7534만 달러, 2022년 2억6630달러로 급성장 중이다. 최근 3년 새 2배가량 성장했다.

발베니, 맥켈란 등 인기 위스키는 품귀 현상을 빚은 지 오래고, 매장에선 ‘위스키런’(위스키 오픈런을 합한 신조어)도 일상이 됐다. 일본 위스키 야마자키, 히비키 등을 구하기 위해 일본 여행길에 오르는 모습 역시 익숙해졌다.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다양한 위스키 제품과 어떻게 마시는지, 어떤 안주와 페어링하는지에 관한 정보가 쏟아진다.

롯데그룹의 유통 사업은 전반적으로 실적 부진에 빠져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이번에 주세를 개편하면 국산 위스키의 가격 문턱이 그만큼 낮아지기 때문에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면서 “최종적으로 수출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인정 받으면 롯데의 새로운 먹거리 사업이 되기에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롯데그룹의 핵심 사업인 유통은 위기에 몰려 있다. 백화점, 면세점, 홈쇼핑 등이 모두 지난해보다 매출이 줄면서 이익이 큰 폭으로 줄거나 아예 적자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롯데백화점의 올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한 7530억원, 영업이익은 31% 줄어든 740억원에 그쳤다. 롯데홈쇼핑은 3분기 매출 219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4.3% 감소한 수치다. 매출 부진으로 76억원의 영업 손실을 내 적자 전환했다.

롯데는 유통 사업에서 주류 부문의 역량을 꾸준히 강화해왔다.

롯데면세점은 3분기 98억원의 적자를 냈다. 매출은 7404억원으로 같은 기간 42% 감소했다.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인 롯데온(롯데쇼핑 이커머스 사업부문) 역시 적자 폭을 줄이곤 있지만 여전히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 중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은 과거 주류 회사를 통해 여러 위스키를 수입해온 경험이 있고 스코틀랜드, 아일랜드, 미국, 캐나다와 더불어 세계 5대 위스키 생산국 중 하나로 꼽히는 일본과도 관계가 친밀해 여러모로 위스키 생산 사업에 적합해 보인다”면서 “롯데가 위스키를 통해 주류 문화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다고 가정하면 지금과 같은 중장기 전략을 세우는 건 상당히 현명한 전략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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