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유통 채널들이 문화와 엔터테인먼트 교감이 숨쉬는 체험형매장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모바일 및 온라인 쇼핑에 나서는 소비자가 늘면서 이들의 발길을 오프라인으로 되돌리기위한 전략이다. 실제로 체험형 매장은 고객의 체류시간 증대와 집객에도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객 경험과 라이프 스타일을 자극할 수 있는 매장 구성은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체험형매장 구성이 업계 트렌드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본다”고 입을 모은다.
백화점과 쇼핑센터는 넓은 공간을 활용하여 오프라인 매장의 장점을 살린 체험형‘앵커 테넌트(Anchor Tenant)’로 소비자를 위한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형 앵커 테넌트 확보가 집객효과를 일으키고 상권의 활성화를 유도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앵커 테넌트는 사람들을 쇼핑몰로 유인하는 대표 점포를 의미한다.
대형서점, 대규모 할인점, 유명브랜드 F&B, 멀티플렉스, 키즈카페, 패밀리 테마파크, 대형병원, 아쿠아리움 등이 앵커테넌트에속한다. 앵커 테넌트가 자리잡은 쇼핑몰은 하나의 복합문화공간이자, 가족들이 함께 하는 공간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짧은 동선으로 즐길거리가 많기 때문이다.
앞으로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공통점은 친구들과 어울리고, 같은 생각을 가진 고객과 만나며 독특한 쇼핑 경험을 추구하는 것이다. 여기서 일어나는 모든 상업활동은 고객과의 소통 혹은 참여로 생긴 결과물로 이어질 전망이다.
지역 커뮤니티로 변신한 ‘무인양품’… 무지북스 자수공방 등 국내 첫 도입
취향을 사로잡는 심플함으로 미니멀리즘 트렌드를 이끄는 ‘무인양품’이 지난 봄 신촌에 지역민과 소통하는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 신촌 플래그십스토어는 젊은층 밀집지역인 신촌을 연결하는 창구 역할을 자처하며 지역 소개 프로그램, 커뮤니티 공간을 운영한다. 지역 특색을 담은 스탬프와 자수로 나만의 무인양품 아이템을 만드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도심의 앵커 테넌트라 불리는 ‘무인양품 신촌점’은 1~5층 총 1686㎡(500평) 규모다. 의류와 리빙 소품뿐 아니라 커피 카운터와 서재 공간을 마련해 체험형 공간으로 꾸민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이번 플래그십 스토어는 ‘지역에 도움이 되는 매장’을 콘셉트로 지역과의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무인양품 신촌점을 통해 신촌지역의 학생·소비자들과 지역상권과의 연결고리를 만들고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곳이 되고자 ‘신촌투고’ ‘오픈무지’ ‘다목적홀’ 등을 배치했다.
1층에 마련되는 신촌투고는 신촌지역 정보 교환의 장으로, 고객들이 직접 자신이 알고 있는 명소나 상점, 식당 등을 추천하고, 이렇게 확보된 지역 정보를 무인양품 매장에 들러서 습득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수행한다.
4층에 마련되는 오픈무지와 5층의 다목적홀은 인근 대학가 학생들이나 직장인, 지역사회 주민들이 공간을 필요로 하는 경우 이벤트, 전시회, 워크숍 등을 진행항 수 있도록 제공할 예정이다.
아울러 무인양품 신촌점은 사람들이 마음 편하게 들를 수 있는 장소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무지북스’와 ‘커피스탠드’를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도입한다. 4층의 무지북스는 무인양품의 철학에 부합하는 내용의 책들을 선별, 전시하고 판매한다. 1층의 커피스탠드는 연남동에서 유명한 스페셜티 전문점인 커피 리브레의 원두를 사용해 아메리카노 커피를 제공한다.
2층에 마련된 자수공방은 신촌점에서만 체험할수 있는 신규 ‘커스터마이즈’ 서비스다. 자수공방에서는 수건이나 에코백 등의 아이템에 직접 고른 자수를 놓아 자신만의 개성을 담아 스타일링 할 수 있다. 3층에 마련된 ‘스탬프존’에는 ‘신촌로’ ‘연세로’ 지역명을 담은 스탬프와 ‘취업성공’ ‘솔로탈출’ 등 학생들의 염원을 담은 문구를새긴 스탬프들이 마련돼 개성 있는 노트나 카드등 문구류에 연출이 가능하다. “지역주민과 함께 하는 유통채널이 되는 것이 최종 목표”라는 관계자의 설명이다.
‘코엑스몰’ ‘별마당도서관’ 효과 만점… 문화 마케팅에 성공한 대표 사례로
별마당도서관이 스타필드 코엑스몰의 상징으로 자리 잡으며 고객을 불러 모으고 있다.문화 마케팅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다.코엑스몰 내에 위치한 ‘별마당 도서관’은 문화체험과 휴식이 가능한 공간이라는 주제로 문을 연 이후 코엑스몰 상권을 변화시켰다는 평가를받고 있다. 도서관과 쇼핑몰의 만남이라는 어색함이 오히려 시민들의 관심을 받은 것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는 별마당도서관을 주제로 한 콘텐츠가 하루 평균 300개 가까이 올라오고, 관련 콘텐츠 수가 7만5천 건을 넘어설 정도로 입소문을 타자 자연스럽게 코엑스몰을 찾는 고객이 늘었다. 도서 기부 캠페인을 통해 시민들로부터 기부받은 책만 4만5000권이 넘을 정도로 높은 참여율과 집객효과를 보이고 있다.
별마당도서관은 코엑스몰 센트럴플라자에 총면적 2천800㎡, 2개 층으로 들어선 무료도서관이다. 13m 높이의 대형 서가, 6만권이 넘는 책, 600여 종의 최신잡지 코너 등으로 화제가됐다.
책과 함께 각종 강연과 공연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도 제공해 호응을 얻었다. 별마당도서관이 랜드마크 기능을 하면서 미로처럼 복잡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코엑스몰에서 길을 찾기 쉬워지고 죽어 있던 공간이 살아났다는 평가도 나온다.
별마당도서관을 둘러싼 인근 매장들의 매출도 전체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운영을 맡고 있는 신세계프라퍼티측은 지난해 6월 ‘별마당도서관’ 개관 이후 지난달 25일까지 1년 가까운 기간 동안 약 2,050만 명이 스타필드 코엑스몰을 찾았다고 밝혔다.
스타필드 차별화 ‘스포츠 몬스터’… ‘세상에 없는 스포츠놀이터’ 대박
복합쇼핑몰 스타필드는 차별적 엔터테인먼트시설을 통해 쇼핑은 물론 다양한 여가활동, 휴식까지 누릴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세상에 없는 스포츠 놀이터’를 표방한 스포츠 몬스터는 “다양한 재미와 즐거움이 있다”는 입소문을 타고 젊은이들의 ‘핫플레이스’로 올라섰다. 가족·친구·직장동료·연인끼리 온 사람들은 30가지에 달하는 콘텐트를 경험하며 땀을 흠뻑 흘린다.
농구·축구(풋살)·야구(타격연습)는 오프라인으로 즐길 수 있고, 디지털 존에서는 야구(투수), 축구(키커), 핸드볼(골키퍼)을 체험할 수있다. 레이저 사격, 다트 게임, 사이클, 인공암벽 등도 인기다. 지상 6.5m 높이에서 6개의 장애물을 건너가는 ‘로프 코스’는 연인들의 필수코스로 자리 잡았다. 고객들은 아찔하고 짜릿한 장면과 표정을 찍어 SNS에 올린다.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64m짜리 실내 집코스터, 8m 높이의 드롭슬라이더, 디지털 미식축구, 양궁 등 30여 종의 다양한 스포츠 콘텐츠를 만날 수 있다. 2020년 도쿄올림픽에 정식 종목으로 확정된 `3on3 농구 전용 경기장`도 국내 최초로 선보이고 있다.
아이파크몰, 영풍문고 & ‘팝콘D 스퀘어’… 인문적 가치와 휴식, 오감체험 공간 제공
현대아이파크몰은 지난 4월 리빙파크 3층 총 580여평 공간에 영풍문고를 열었다. ‘영풍문고 용산아이파크몰’에는 총 7만여점의 도서와 대형서가, 북카페, 원형 극장형 독서 공간, 독서 테이블 등이 조성됐다. 독서는 물론 다양한 문화 체험과 휴식의 장으로 꾸며져 도심 쇼핑몰속 도서관의 역할을 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로써 아이파크몰 리빙파크에는 3층 영풍문고를 기점으로 4층 홈퍼니싱과 5층의 한샘 디자인파크, 6층 키덜트편집숍 ‘토이앤하비’, 7층 리바트스타일샵이 자리잡게 되어, 서적과생활용품과 가구, 취미를 아우르는 라이프스타일 MD가 총집결했다. 아이파크몰은 영풍문고와 연계해 어린이 글짓기대회와 인문학 순수예술 전시를 여는 등 라이프스타일의 수준을 한 차원 높이는 각종 문화 행사를 개최해나갈 예정이다.
아이파크몰 영풍문고는 용산역 광장에서 쇼핑몰로 이어지는 대계단과 역사로 들어서는 입구부분에 들어서 있다. 전면 증축을 통해 리뉴얼을 단행하고 있는 아이파크몰이 유동고객이 가장 많으며, 쇼핑몰의 간판이라 할 수 있는 주요공간에 서점을 전진 배치 한 것이다.
영풍문고가 자리잡은 3층 입구는 사실상 백화점의 1층과 마찬가지인 공간으로, 아이파크몰을 찾는 고객이 가장 먼저 맞딱드리는 쇼핑몰의 얼굴과도 같은 장소다. 이 곳은 대형 SPA브랜드(2013년)에서 키덜트(2015년), 서점(2018년)으로 바뀌어 왔다. 현대아이파크몰측은 “이번 영풍문고 입점은 ‘상품 구매(패션)’에서 ‘자신에 투자(키덜트)’, ‘문화적 가치(서점)’로 이어지는 유통 트렌드의 지향점을 보여주는 상징적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서점은 도심에서 가장 비싼 땅덩어리인 복합쇼핑몰에서 도심 속의 오아시스 같은 휴식 공간을 제공하기도 한다. 또, 쇼핑몰들이 물건을 파는 곳에서 문화와 여가를 소비하는 공간으로 진화해 가며, 인문학적 가치를 지닌 서점이 한차원 수준 높은 문화공간 구현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한편, 현대아이파크몰은 대원미디어와 손잡고 서울용산아이파크몰 6층 리빙파크에 애니메이션 테마파크 ‘팝콘D 스퀘어’를 올해 초 오픈 했다.
현대아이파크몰은 해당 테마파크를 통해 ‘키덜트족’을 사로잡을 방침이다. 키덜트란 어린이를 뜻하는 ‘키드(Kid)’와 어른을 의미하는 ‘어덜트(Adult)’의합성어다. 유년시절 즐기던 장난감이나 만화, 과자, 의복 등에 향수를 느껴 다시 찾는 성인계층을 이같이 부른다. 협업을 하는 대원미디어는 일본의 ‘스튜디오지브리’와 ‘도라에몽’, ‘원피스’ 등 유명 애니메이션의 라이선싱사업권을 보유하고있다. ‘달려라하니’와 ‘영심이’등을 자체 제작한 국내최고(最古)의 애니메이션 전문 미디어 기업이기도 하다.
팝콘D스퀘어는 3,300㎡(1,000평) 규모로 꾸며졌다, ‘만화속마을’을 모티브로 전시장을 비롯해 소극장, 캐릭터MD샵, 만화 테마거리 등이 조성됐다. 특히 ‘만화테마거리’의 경우 동화속 마을 같은 이색적 분위기를 조성해 카페와먹거리 등 시청각과 미각이 어울러진 ‘오감체험’ 공간을 연출한다.
앞서 아이파크몰은 지난해 12월 국내 최대 키덜트 편집샵 ‘토이앤하비’를 리뉴얼 오픈했다. 해당 매장에는 건담과 드래곤볼 등 초합금 피규어로 유명한 ‘타마시이네이션스’를 비롯해 일본 최대 캐릭터 유통사 ‘애니메이트’, 게임기업체 ‘닌텐도’ 등 18개 브랜드로 채웠다.
이마트, ‘일렉트로마트’ 2030 북적…이달 펀 스토어 ‘삐에로쇼핑’ 오픈
일렉트로마트는 체험형 가전매장이다. 매장 안에는 드론, 블루투스 스피커, 로봇, 스마트폰 액세서리, 노트북PC 등 젊은층이 관심을 가질 만한 제품이 가득 진열돼 있다. 여행가방처럼 생긴 스피커 ‘붐박스’ 앞에는 20, 30대 남성 고객들이 구경을 이루고 드론을 날려볼 수 있는 ‘드론존’에는 초중학생으로 북적인다. 2015년 6월 일산 이마트타운에 1호점을 선보인 이후 3년 만에 20개 점포망을 구축한 데 이어 이마트는 올해 말까지 30개 점포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2016년 5월 판교점에 첫선을 보인 단독매장도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열기로 했다.
일렉트로마트의 경우 그동안 대형마트 쇼핑에서 소외됐던 남성고객을 끌어들여 새로운 소비시장을 형성한 만큼 전문점으로 기존 마트 고객 외에 새로운 소비층으로 신성장 동력을 얻겠다는 목표다.
이마트에 따르면 일렉트로마트 운영으로 높은 집객 효과를 보고 있다. 작년 한해 기준 이마트 방문 고객 수는 전체 이마트 매장이 증가율 0%로 현상 유지만 한 반면 일렉트로마트 입점점포는 4.8%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마트 관계자는 “일렉트로마트가 점포로소비자를 불러 모으는 매장인 ‘앵커 테넌트(Anchor Tenant)’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일렉트로마트에 방문한 김에 장도 보는 것”이라고분석했다.
아울러 이마트는 재미를 더한 신개념 매장이란의미의 펀(Fun) 스토어인 ‘삐에로쇼핑’을 오는6월 말 코엑스 영풍문고 자리에 선보인다.
삐에로쇼핑은 일본 대표 유통브랜드인 ‘돈키호테’ 매장을 롤 모델로 삼았다. 돈키호테는 식품부터 의약품, 장난감, 화장품, 가전제품 등 최대6만개에 달하는 상품을 취급하는 매장이다. 현재 일본 전역에 40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일본을 찾은 관광객들도 찾는 명소로 알려졌다. 삐에로쇼핑은 정용진 부회장이 직접 1년 간 준비했다고 밝힐 만큼 공을 들이는 매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