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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품질 논란’ 대응 제각각…무신사만 판매 중단 조치 등 앞장!

최근 패션 업계를 강타하고 있는 소재 혼용률 정보와 허위광고 이슈가 국내 굴지의 대기업으로까지 확산되며 패션 브랜드에 대한 고객 불신이 퍼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이어진 소비 심리 위축과 이상 기온 등으로 실적이 부진했던 상황에서 패션 시장 전체를 강타할 만한 고객 불신까지 불거져 엎친데 겹친격이다.

문제는 패션 유통 가운데 주류 채널로 떠오른 온라인 쇼핑 분야에서 플랫폼별로 대응이 제각각이라 추가 피해까지 우려되고 있다. 하지만 최다 회원을 보유한 무신사가 업계 1위답게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서 문제 상품 판매 중단을 비롯해 후속 논란 차단을 위한 전수 조사 등 강력한 예방책을 내놓고 있어 귀감이 되고 있다. 반면 대부분의 플랫폼들은 소극적인 대처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중소 패션 브랜드 인템포무드와 굿라이프웍스는 각각 이날부터 30일간 무신사 스토어에서 전체 상품 판매 중지라는 제재 조치를 받았다. 인템포무드의 경우에는 ‘팝 다운 패딩 재킷’과 ‘커브패널 다운 재킷’ 혼용률을 오기재한 것이 적발돼 각각 1회씩의 안전 거래 정책 위반으로 누적 벌점 80점에 해당돼 전체 상품을 한 달간 판매 중지 처분을 받은 것이다.

굿라이프웍스는 ‘오버사이즈 덕다운 포켓 아노락 패딩’과 ‘오버핏 덕다운 하이넥 레이어드 패딩’ 2가지 상품에 대해 각각 다운 혼용률을 오기재한 사실이 드러나 전체 상품에 대해 30일간 판매가 중단된다. 이에 앞서 라퍼지스토어, 페플 등에서도 혼용률 오기재 문제를 발생시킨 바 있다.

심지어 국내에서 매출 규모로 최대로 손꼽히는 이랜드그룹의 이랜드월드에서 전개하는 캐주얼 브랜드 ‘후아유’에서도 최근 구스 다운 패딩 혼용률 문제가 불거졌다. 최초 상품 정보 제공 고시에서는 거위털 80%라고 발표했으나 실제로는 오리털이 70%였던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오리털은 거위털 보다 무거우며 보온성도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후아유 이랜드월드는 조동주 대표 명의의 사과문을 통해 “해외 현지 파트너사의 품질 보증만을 신뢰하고 자체적인 검증 절차를 소홀히 한 것이 근본적 원인”이라며 “현재 유통 중인 제품 전량에 대해 회수 조치를 진행 중이며 회수되는 즉시 전량 폐기하겠다”고 밝혔다.

후아유는 2000년에 론칭되어 24년간 이어진 장수 캐주얼 브랜드로 올해 연 매출은 1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랜드 측이 혼용률 오기재 문제를 인정한 가운데, 패션 커뮤니티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터져나오고 있다.

패션 업계 한 관계자는 “처음에 문제가 발생했던 브랜드의 경우 규모도 작고 시스템적인 미흡함이 있어서 논란이 커지지 않았나라는 분석이 많았는데 대기업 브랜드조차 동일한 문제가 발생한 것을 보면 패션 업계에 대한 고객 불신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어 보여 안타깝다”고 말했다.

패션 시장에서는 현재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자체적인 생산 공장 시스템을 갖추고 않고 외부에 생산 외주를 맡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라서 100% 완벽한 품질관리(QC)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항변한다. 수만 혹은 수십만장 단위로 생산되는 제품을 사람이 모두 일일이 검수할 경우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지고 생산 일정에 차질이 생기고, 시스템 자체가 복잡해질 수 있어서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최근 패션 소비가 온라인 쇼핑 중심으로 확산되며 다양한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동일 상품이 판매 중인 가운데, 플랫폼별 대응이 적극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실제로 후아유의 문제가 된 구스 다운 패딩에 대해 판매 중단 조치를 내리며 가장 발빠르게 대응한 곳은 패션 플랫폼 무신사다.

게다가 후아유 패딩을 구입한 고객을 위한 리콜 및 환불 방법 등도 온라인을 통해 상세하게 공개하며 투명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무신사를 제외하고 후아유가 입점된 다른 이커머스 플랫폼에서는 별다른 안내 없이 판매만 중단한 상태로 알려졌다.

유사 문제 재발을 막기 위한 후속대책 측면에서도 업체간 온도차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우선 무신사의 경우 다운과 캐시미어 등 겨울철 인기 아우터 소재를 활용한 상품을 판매하는 브랜드를 상대로 시험성적서 의무제출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1월 말까지 시험성적서를 제출하지 않은 브랜드 상품에 대해서는 판매가 중단된다.

무신사의 이와 같은 강력한 조치와 달리 W컨셉, 에이블리, 지그재그 등 다른 곳들은 별도로 입점사를 상대로 시험성적서 의무 제출 등의 조치에 소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에이블리, 지그재그 등 보세 쇼핑몰이 입점한 업체는 택갈이 상품들이 대다수라서 시험성적서 발급이 익숙지 않은 브랜드도 많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심지어 에이블리에서 ‘구스 다운’을 검색하기만 해도 충전재 혼용률 자체를 표기하지 않은 상품이 다수 발견되고 있다.

또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11번가, 지마켓 등 오픈마켓 중심의 온라인 쇼핑 플랫폼들의 대응도 크게 다르지 않다. 브랜드가 아닌 개인 사업자 혹은 병행수입 업체 등에서 판매하는 제품에 대해서는 품질 보증을 100% 담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이들 플랫폼은 “통신판매중개업체이기 때문에 중개 의뢰인이 판매하는 상품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는 법적 의무만을 강조하고 별다른 조치도 취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커머스 업계 한 관계자는 “현행 전자상거래법상 통신판매중개업자인 쇼핑 플랫폼들은 대부분 판매 상품에 대한 책임이 없다는 내용을 고지하기만 하면 잘못된 상품 판매에 대한 연대 책임을 지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라면서 “패션 업계가 불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 불신이 퍼지고 있는 상황에서 무신사를 제외한 다른 플랫폼들의 늦장 대응으로 추가 피해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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