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텐은 2023년에 매출 9000억원을 달성해 올해는 1조원 달성이 확실시되는 한 해입니다. 한국 토종 브랜드로 1조원 달성은 탑텐이 처음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도전해야 할 것이 너무나 많죠. 글로벌 무대로 나가보면 탑텐보다 뛰어난 브랜드가 너무 많습니다. 따라서 이제 탑텐은 넘버원(Numebr One)이 아닌 온리원(Only One)을 새로운 목표로 정했습니다.”
강석균 ‘탑텐’ 사업본부장은 “탑텐이 올해 1조원 매출을 달성한다면 토종 한국 패션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1조 클럽에 진입하게 되는 역사적인 브랜드로 성장했지만 글로벌 브랜드들과 견주면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아 있다”면서 “올해는 누구도 따라오지 못하는 온리원(Only One) 브랜드로 발돋움하기 위한 첫 번째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석균 본부장은 2017년 5월에 탑텐 사업본부장을 맡기 시작해 지금까지 브랜드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쉬지 않고 매년 매출 성장을 이끌었고, 브랜드를 맡은 첫해 흑자를 달성한데 이어 최근 2022년과 2023년 2년 간은 두 자릿수 영업 이익을 연속으로 달성하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만들어 냈다.
이에 강 본부장은 “탑텐이 계속해서 가파른 성장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사업본부에 힘을 실어준 회장님과 회사의 전폭적인 지원, 그리고 사업본부 직원과 매장의 현장 직원이 하나돼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회사와 직원들에게 공을 돌렸다. 하지만 주변에서는 강 본부장만의 탁월한 리더십, 브랜드 운영 능력, 남다른 조직관리가 한몫 톡톡히 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 현장 중심 브랜드 운영 펼쳐 지속적인 업무 개선 나서
한 예로 실제 강 본부장은 현장(매장)에 답이 있다는 말을 평소에 자주 할 정도로 남다른 현장 중심의 브랜드 운영을 펼치고 있다. 강 본부장은 하나의 탑텐 매장이 오픈할 때까지 최소 5번 현장을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부지 선정 시에, 첫 외벽 공사 시에, 인테리어 마감 시에, 상품 투입 후 디스플레이 중에, 그리고 매장 오픈 날에 또다시 방문을 한다.
“매장 오픈 전에 현장에 가면 공사 책임자도 만나고, 오픈 후에는 판매 직원과 고객도 만납니다. 식사도 같이 하면서, 애로 사항도 듣고,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러면 사무실에서 해결되지 않던 답이 보일 때가 자주 있죠. 그래서 현장 중심의 브랜드 운영과 소통이 무척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올해부터는 모든 본사 직원이 1주일 동안 현장(매장)에서 근무하는 것을 의무화했습니다. 저를 포함한 모든 임직원이 그 대상이죠.”
탑텐은 지난 2012년에 론칭해 올해 13년 차다. 지금까지 탑텐이 오롯이 스피드와 매출에 집중해 달려왔다면 이제부터는 품질과 완성도를 높여 신뢰를 얻고, 가치를 판매하는 브랜드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따라서 강 본부장은 가치를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소재 업그레이드, 전문 생산 업체 협업, 판매전략 강화 등을 우선 정책으로 제시했다.

사실 탑텐은 톱(TOP) 글로벌 SPA 브랜드와 비교해 보면 아직 개선점이 많은 게 사실이다. 그동안 대량 생산에 바잉 파워를 높여 싸게 만드는 게 우선 전략이었기 때문이다. 탑텐보다 몇 십배 매출 규모가 큰 자라, 유니클로와 경쟁해 살아남기 위해서는 낮은 가격으로 승부를 보고, 차츰 안정된 구조를 만든 후 기회를 엿보는 전략이 필요했다. 어쩌면 탑텐이 지금까지는 두 글로벌 브랜드가 가진 바잉 파워로 생산한 제품과 가격대비 퀄리티를 따지는 것 자체가 맞지 않는 비교였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탑텐은 올해를 제품별로 최고급 수준의 소재를 사용하고, 전문 업체를 통한 생산 등을 통해 퀄리티와 완성도를 글로벌 브랜드 수준으로 끌어 올리는 원년으로 정했다. 올해 새롭게 투자되는 대부분의 자금을 제품의 퀄리티를 높이는데 집중하는 만큼 향후 출시되는 제품에 대한 퀄리티와 완성도에 대한 기대감은 크게 높아진 상태이다.
“메리노울, 쿨에어테크, 리사이클 코튼 등 탑텐이 사용하는 소재를 전면 개선해 올해부터 최고급 소재로 하나하나 업그레이드해 나갈 계획입니다. 그리고 어떤 공장에서 생산하느냐에 따라핏과 박음질, 실루엣 등이 전혀 다르게 나오는만큼 이미 사전에 계약해 둔 각 분야별 전문 업체들과 제품을 생산하게 됩니다. 따라서 앞으로 퀄리티를 대폭 개선한 가격이 아닌 가치를 전면 내세워 경쟁할 수 있는 제대로 된 탑텐스러운 탑텐 제품을 만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 자체 소재와 제품 개발로 독보적 시장 지위 확보에 집중
강 본부장은 궁극적으로는 탑텐 고유의 제품이 있을 때 독보적 시장 지위를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2022년 10월에 회사 차원에서 효성티앤씨와 업무 제휴를 통해 신소재, 친환경 제품 공동 개발에 나선 상태이다. 우선 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폴리에스터 섬유 ‘리젠(regen)’을 적용한 탑텐의 온에어, 쿨에어, 액티브웨어 ‘밸런스’의 신제품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또한, 최근 탑텐은 올해 FW 시즌에 출시될 상품에 대한 자체 품평회 결과 자신감을 갖게 됐다. 제품별로 책정한 판매가를 보고 굳이 할인하지 않고도 충분히 인기를 끌 것으로 확신을 갖게 됐다는 것. 강 본부장도 품평회에서 디자인실에 대한 칭찬의 말을 전하며 베이직 아이템을 코어 아이템으로 내세우기에 충분할 정도로 퀄리티와 가격, 여기에 마크업까지 확보한 상태에서 감각적인 디자인이 나온 것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그는 올해 탑텐의 매출 성장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새로운 유통 채널에 도전한다고 밝혔다. 현재 키즈 300여 개, 밸런스 50여 개를 포함해 전체 690개의 매장을 운영 중인 탑텐은 올해 콤팩트스토어라는 새로운 형태의 매장을 개설해 총 50여 개를 추가할 방침이다. 콤팩트스토어는 단어가 가진 뜻 그대로 최근에 기존 탑텐이 300평 전후의 대형 크기의 매장을 오픈했다면 이는 100평 전후의 비교적 작은 크기로 오픈하는 신규 매장을 말한다.
“콤팩트스토어는 핵심 도심 상권을 공략하기 위한 새로운 매장입니다. 최근 몇 년 동안 도심 외곽을 집중 공략해 현재 교외형 매장을 100여 개 확보한 상태입니다. 교외형은 대형 크기의 매장 오픈이 원활하지만 도심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50평부터 150평까지 계획하고 있습니다. 첫 매장은 지난달 서울 둔촌동에 오픈했고, 앞으로 상도동, 은평과 녹본에도 오픈이 잡혀 있습니다. 지방의 경우 부산, 대전 핵심 상권에도 진출할 계획입니다.”
◇ 1조원 넘어 지속 성장의 핵심은 직원들의 전문성과 역량 강화
최근 강 본부장은 직원들에게 특별한 내용을 주문했다. 바로 2023년에 부서별로 잘하고 못한 것을 파악해 제출하고, 2024년에 팀 역량 강화를 위해 필요한 부분도 함께 제출하라고 요청한 것이다. 이는 직원들의 전문성, 실력 향상,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특별히 주문한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커다란 목표였던 1조원의 매출을 넘어 계속해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쟁쟁한 글로벌 브랜드와의 경쟁이 불가피합니다. 따라서 이제 전문성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판단입니다. 그 중심엔 인적 자산이 중요한 요소이고요. 그래서 지난해에 잘하고 못한 것을 파악하라고 했고, 스스로 부족한 점을 깨닫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도 찾으라고 했습니다. 필요한 부분은 회사 차원에서 지원할 계획입니다. 또한 직원들에게 늘 간절함과 절실함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어느 순간 안주하면 그때가 성장이 멈추고, 실패의 길로 접어들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강 본부장은 직원들의 역량 강화와 전문성을 높여 우수한 인적자원을 확보하는 것이 앞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각자 자신의 장단점을 파악한 후 단점은 개선하고, 장점은 더욱 강화할 수 있도록 강조하고 있다.
나아가 강 본부장은 작은 차이가 쌓여 큰 초격차를 만들어 낸다고 생각하고, 산모와 장애인이 편리하게 피팅룸을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매장 운영을 하는 등 사회적 약자 지원, 애국심고취 등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캠페인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문화재청과 함께 해외에 반출된 문화재의 반환을 요구하는 ‘문화재환수캠페인’ 티셔츠를 출시하거나 최근에는 순천지역 할머니들이 그린 그림으로 티셔츠를 출시해 지원하는 ‘그랜드마스’ 캠페인을 펼쳤다. 올해 탑텐은 글로벌 브랜드와 진검 승부를 펼칠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기 위해 또다시 도전하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