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기존 패션 기업들이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글로벌 SPA의 공략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온라인 편집숍과 모바일 유통 파워가 커지고 있지만, 이 부분에 대해 발 빠른 대처가 부족한 게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스트리트 문화를 기반으로 톡톡 튀는 신선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영(Young)디자이너 패션시장은 기존 기업들과 달리 고속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유스컬쳐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면서 차별화된 전략으로 온오프라인 유통 시장 파이를 넓혀가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전통적인 패션 기업들이 경험하지 못한 해외 기업들의 러브콜과 시즌별 상품 수주, 쇄도하는 파트너십 요청 등으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향후 젊은 디자이너들의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홍콩의 패션 편집숍 ‘IT’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호주 등에서 매 시즌 수주하고 있어요. 요즘은 미국과 유럽에서 많이 연락합니다. 특히 영국의 파페치, 브라운스와는 지속적인 거래를 이어가고 있고요. 이들의 반응이 좋아 영국 시장에 보다 에너지를 집중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올 가을 런던 컬렉션 무대도 계획하고 있어요.”
디자이너 브랜드 ‘참스(CHAMS)’의 강요한 디자이너겸 대표는 국내외 기업들의 수주와 콜라보레이션 제안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동남아시아를 넘어 패션의 종주국인 유럽에서의 반응이 최근 상승해 고무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영국에서는 ‘파페치’, ‘브라운스’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데 ‘파페치’는 영국의 대표적인 온라인 편집숍으로 럭셔리 브랜드 ‘버버리’가 파트너십을 맺을 정도로 명성을 얻고 있다. ‘브라운스’는 오프라인 숍으로 1970년 문을 연 런던 최고의 패션 편집숍이다. 수많은 영국 디자이너 발굴로 런던의 대표 패션 리테일 숍이 됐고, 최근에는 영국뿐만 아니라, 해외 디자이너 발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브라운스가 저희 ‘참스’에 관심을 무척 보이고 있어요. 매 시즌 오더 수량도 올라가고 있고, 영국의 여러 패션관련 행사에 저희를 소개하고 있어요. 올 가을 런던 컬렉션 무대에 오르는데 필요한 업무도 ‘브라운스’가 중간에서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이처럼 ‘참스’는 해외 시장의 높은 호응에 맞춰 적극적인 대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러브콜을 다 소화하기보다는 ‘참스’의 브랜드 이미지에 맞는 제안만을 선벌하기 위해 고심한다. 해외의 반응뿐만 아니라, 참스의 국내 반응 또한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 3월 서울컬렉션 때에는 비매품인 컬렉션 티켓이 10만원에서 30만원대에 거래되는 것이 포착됐다. 그만큼 브랜드와 디자이너에 대한 팬덤이 강하다는 증거인 셈이다.
“저의 옷을 좋아하는 마니아 층이 늘고 있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처음부터 지금까지 디자인한 전체 옷을 모은 고객도 있더라고요. 또다른 한 명의 해외 고객은 아예 행거에 걸린 옷 전체를 사서 가기도 합니다. 정말 감사한 일이죠. 연차가 6년이 됐지만, 요즘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습니다. 저를 좋아하는 고객을 위해서라도 실력을 향상시켜야겠다는 생각입니다. 요즘 원단과 소재를 바꾸는 것을 통해서도 배우고, 새로운 디자인에 도전했을 때 나오는 결과물을 통해서도 많이 배우게 되더라고요.”
‘참스’에 기업들의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 최근 두 번의 서울컬렉션을 무대를 스포츠 브랜드 ‘카파’ 와 콜라보레이션 형태로 함께했다. 또한 그간 편의점 ‘GS25’와 카드 지갑을, 슈즈 SPA 브랜드 ‘슈펜’과 신발을, 행텐과는 의류를, ABC마트와는 또다시 신발을, 그리고 앱솔루트와 버드와이저와는 신제품을 콜러보레이션했다.
또 지난 6월 열린 젊은층이 열광하는 EDM페스티발 ‘UMF’와도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해 이때 발매한 UMF 특별 기획 상품이 인기 속에 빠르게 소진되기도 했다.
“’코오롱스포츠’ 45주년 콜라보레이션에 4명의 디자이너와 함께 참여했습니다. 아웃도어에 맞는 부드럽고 가벼운 소재의 후리스 재킷과 땀을 발산하는 스웨트 셔츠의 디자인에 참여해 관련 제품이 하반기 출시될 에정입니다. 팬들로부터 너무 콜라보레이션을 자주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죠. 그래서 앞으로는 ‘참스’ 이미지에 도움되는 협업만 하려고 합니다. 금전적인 도움이 없더라도 ‘참스’ 브랜드에 필요하다고 하면 적극적으로 참여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거절할 생각입니다.”
강 대표는 ‘참스’의 이미지를 한층 끌어올리기 위해 그간 야심차게 준비했던 콜라보레이션 상품을 핫 썸머 시즌에 맞춰 출시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바로 디즈니의 개구리 캐릭터인 ‘커밋’을 젊은층에 맞게 귀엽고 반항기 가득한 캐릭터로 재해석해 ‘참스’ 디자인에 반영한 것이다.
‘커밋’ 콜라보레이션은 지난 2017년 3월 서울컬렉션 무대에서 일부 선보였던 캐릭터로 그때 반응이 뜨거워 이번 시즌 캡슐컬렉션 형태로 재런칭한 것이다.
“’참스’하면 ‘핑크팬더’라고 말할 정도죠. 2015년 핑크팬더 콜라보레이션 상품이 브랜드 인지도 상승에 큰 역할을 했던 겁니다. 수 십차례 리오더를 진행했고, 한 달 내내 제품 포장만하는 데 시간을 다 보냈던 것 같아요. 이 ‘핑크팬더’ 파워를 이번 ‘커밋’으로 이어가려고 합니다. 마침 현재까지 반응이 좋아 이번 가을겨울 시즌에 보다 공격적인 상품 출시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강 대표는 자신의 가진 일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고, 사람들과의 관계 또한 원만한 사람으로 알려졌다. 회사가 커지자, 다른 일은 직원들과 분담을 하지만, 디자인과 패턴, 원단관련 업무는 절대 다른 사람에게 맡기지 않고 있다. 브랜드 ‘참스’와 자신의 일에 대한 애착과 열정이 늘 넘치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강 대표는 스타와 스타일리스트, 동료와 선후배 디자이너는 물론, 협력 업체와 미디어 관련 사람들까지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가 뛰어나다. 강 디자이너겸 대표의 서울컬렉션 티켓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인 이유가 여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