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5월 14, 2025
No menu items!
spot_img

직원들과 소통하고, 그간 쌓은 경험 살려 불경기 비켜가요

“직원들과 소통하고 그간 쌓은 경험 살려 불경기 비켜가요.”

대전 둔산 갤러리아 타임월드 건너편 건물 1층에 자리잡은 ‘썸씽’은 대전 지역은 물론 멀리 조치원, 공주, 세종시 등지에서도 멋쟁이 남성들이 자주 찾는 인기 의류 편집숍이다.

패션 리테일 비즈니스가 힘들다고 모두가 아우성인 요즘, 이곳은 최근 몇 년간 매출이 전혀 줄지 않고 오히려 성장했다. 지난해 10월에는 그간 매출 기록을 단번에 갈아치우는 월간 기준 최고 매출을 보이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잘 되는 이유요? 글쎄요. 특별한 게 없는 것 같은데요. 음.! 정말 뭐가 있을까? 아 이런 건 있네요. 직원들과 소통을 잘 합니다. 대화를 자주 한다고 할까요. 어제 밤에 늦게 들어간 직원이 있으면 ‘좀 일찍 들어가라’는 말을 합니다. 그리고 담배를 피우는 직원들한테는 담배를 줄이라고 말하죠. 근데 그냥 형식적인 게 아니고 진심으로 하는 말들입니다.”

남성 편집숍 ‘썸씽’의 김주대 사장은 모두가 힘들다고 하는 요즘 ‘특별히 잘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직원들과 자주 대화하고, 잘 소통하다 보니 서로에 대한 믿음에 생겼고, 그러다 보니 각자 자기 일처럼 열심히 하게 된 것 같다고 대답했다.

김 사장은 지금까지 22년간 패션 숍(Shop)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1993년 겨울 그간 다니던 건설회사를 그만 두고 고향 상주로 내려 가던 중에 우연히 들른 대전 중앙로 옷가게를 보고, 그때 자신도 패션 매장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됐다고 한다. 바로 이듬해 1994년 1월 1일 아내와 여성복 매장으로 첫 패션 숍 비즈니스를 시작했고, 이 매장이 크게 성장하자 김 사장은 1996년 남성복 편집숍 ‘썸씽’을 열면서 독립해 각자 남성복과 여성복 숍을 운영하게 됐다.

“아내가 패션 감각이 뛰어났어요. 아내가 입고 일을 하면 그게 유행이 되더라고요. 지금 와서 곰곰이 생각해보면 아내의 패션 감각은 장인어른 때문인 것 같아요. 장인어른께서 재단사이시면서 양복점을 운영하셨거든요. 저는 패션 감각이 있기 보다는 아내의 영향으로 조금 나아진 것뿐이죠. 저는 노력형입니다. 결국 남들보다 더 많이 뛰고, 땀을 흘리고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다 보니 감각이 조금씩 자란 것 같습니다.”

김 사장은 처음에는 서울서 상품을 떼어 대전 중앙로 상가에서 판매하는 일로 시작했다. 서울과 대전을 하루가 멀다 하고 자주 오가며 상품을 떼다 판 것이다. 그 때 당시 시간을 쪼개 남들보다 더 많은 도매 상가를 찾았고, 더 좋은 상품을 만나기 위해 구석구석을 열심히 다녔다고 한다. 대전 상인들이 가지 않는 곳에서 뜻밖의 좋은 상품을 발굴하기도 하고, 더 낮은 가격에 더 좋은 상품을 만나기도 한 것이다. 이처럼 김 사장은 ‘썸씽’ 매장에 남들과 다른 자신만의 상품을 구성하기 위해 땀을 흘리며 많은 에너지를 쏟은 것이다. 결국 다른 매장보다 다양하고 차별화된 상품 구성이 경쟁력이 되었고, 이는 단골 고객 증가와 매출 상승으로 이어져 사업은 갈수록 번창했다.

“‘썸씽’ 매장은 차별화된 상품으로 빠르게 성장했어요. 어느새 한 개로 시작한 패션 매장이 여섯 개까지 늘었죠. 대전 중앙로 상가의 핵심 매장을 하나·둘씩 계약하다 보니 길게 한 줄이 만들어질 정도로 사업이 크게 번창했어요. 처음엔 동대문 상품을 주로 판매했지만, 차츰 남들과 다른 해외 유명 상품을 바잉해 판매했습니다. 어떤 날은 아침에 문을 열기도 전에 고객들이 길게 줄까지 서며 기다리기도 했어요. 또 6개 매장 쇼핑백을 모두 통일했더니, 쇼핑백이 하도 많이 돌아다니자, 신기하게 여긴 주변 상인들이 쇼핑백을 따라 매장을 찾아 올 정도였으니까요.”

김 사장은 이 같은 사업 성장은 늘 함께하는 직원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가족처럼, 형제처럼 지내는 직원들이 사업을 받쳐주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또 오랜 기간 운영하면서 쌓인 김 사장의 매장 운영 노하우도 회사 성장에 한 몫 톡톡히 했다. 한 예로 봄에 판매하던 긴 팔 상의나 긴 바지를 여름철이 되자, 과감하게 가위로 잘라 반팔 상의와 반바지를 만들어 판매해 재고를 하나도 남김없이 모두 소진하는 실적을 거둔 것이다.

이렇게 승승장구하던 사업은 한때 위기를 맞았다. 2009년 교통 사고로 진행하던 사업을 모두 중단하게 된 것이다. 처음 3개를 줄였고, 그 이후 차츰 매장을 모두 접게 됐다. 대신 김 사장은 대전 둔산동 신도시 상권으로 진출해 의류 매장 운영보다는 편할 것이라고 판단해 카페베네 프랜차이즈 매장을 하나 오픈했다. 이 매장은 1~2층에 660㎡(200평) 규모로 전국에서 몇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큰 매출을 보였다.

“처음 뛰어든 카베베네 매장은 너무 잘 됐어요. 전국에서 매출 톱을 연속해서 찍기도 했었으니까요. 하지만 패션 매장과 다른 어려움이 또 있더라고요. 그리고 패션 매장에 대한 미련이 계속 남아있었고요. 그래서 카페베네 1층 매장 한 켠에 따로 공간을 확보해 패션 매장을 다시 열었어요. 예전 직원들을 다시 불러 모아 남성 편집숍 ‘썸씽’에 재도전 한 겁니다. 하지만 전과 다르게 했어요. 제가 직접 하기보다 직원들이 중심이 돼 운영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나갔죠.”

결국 우여곡절 끝에 ‘카페베네’ 매장은 중단하게 됐다. 이와 달리 남성 편집숍 ‘썸씽’은 사업의 비전을 봤기 때문에 오히려 더 집중했다고 한다. 이에 2015년 지금의 자리로 옮겨 대전 지역을 대표하는 남성 편집숍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김 사장은 다수의 매장 운영이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어 패션 사업을 확대했다. 현재 대전 둔산동 남성 편집숍 ‘썸씽’ 매장과 청주와 세종시에 각각 여성 편집숍 매장을 하나씩 운영하고 있다.

또한 패션 사업을 전개하면서 이와 병행해 최근 몇 년간 부동산 개발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가깝게 지내는 부동산 개발전문가들과 함께 세종시를 비롯해 몇 개의 개발 프로젝트를 성공시켜 큰 수익을 창출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직원들과 한 마음, 한 가족 같은 친밀함이 가장 큰 경쟁력인 것 같습니다. 직원들과 오전에 커피나 차를 마시면서 대화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이렇게 소통하고, 자신과 주변의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쌓인 신뢰가 매장 운영에 큰 활력이 되는 것 같아요. 어려움이 닥쳐도 서로 믿고 의지하는 마음이 생기고. 직원들과 함께 고민하면 하나씩 모두 해결되더라고요. 한 직원은 지금까지 20년간 함께했어요. 이 친구는 든든한 파트너이자, 사업을 계속하게끔 하는 버팀목이죠.”

향후 김 사장은 매장에서 함께 고생하고 있는 직원들을 위해 ‘썸씽’ 매장을 확대하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신규 매장의 경우 김 사장이 투자하고, 직원이 그 매장의 주인이 돼 운영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요즘 김 사장은 핵심 상권에 목 좋은 매장을 찾기 위해 바쁜 일정을 쪼개 시간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RELATED ARTICLES

LEAVE A REPLY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

Popular News

HOT NEWS

- Advertisment -
Google search eng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