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빅사이트에서 지난 9월 열린 패션 전시회 ‘인터내셔날 패션페어 매직재팬(International Fashion Fair MAGIC JAPAN 이하 매직재팬)’이 성료됐다.
매직재팬은 글로벌 전시 전문 주최사인 UBM의 일본지사 ‘UBM JAPAN’과 일본의 패션 전시회인 JFW 인터내셔널 패션페어(IFF) 주최사인 ‘센켄’ 신문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전시회로 미국 라스베가스 매직쇼를 아시아 시장에 맞게 특화시킨 패션 전시회다.

2017년 4월에 첫 선을 보인 매직재팬은 이번이 4회째로 지난 9월 26일부터 28일까지 3일간 개최됐다. 이번 전시회에는 패션의류, 잡화, 액세서리 업체를 비롯해 OEM, ODM 업체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참가업체 17개사를 포함해 500 여 개의 업체가 참가해 비즈니스 상담을 펼쳤다. 전시회 3일간 참관객 수는 세계 각국 바이어를 비롯해, 생산 업체, 미디어 등 전체 1만5000명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번 매직재팬은 새롭게 컨셉별로 존을 세분화한 점이 눈의 띈다. 기존에 있던 여성존과 남성&데님존, 소싱존(ODM&OEM), 풋웨어& 패션액세서리존, 크리에이터존, 에디트존을 비롯해 이번에 새롭게 핑키도쿄존, 컨셔스존, 키즈존 등을 별도의 카테고리로 만들어 특화시킨 점이 특징이다.
이 가운데 컨셔스존은 공정무역, 친환경 기업들을 별도로 구성한 단체관으로 이번 4회때 첫 선을 보여 관심을 모았다. 이번에 첫 구성된 컨셔서존에는 주로 일본과 아프리카 지역의 관련 업체들이 참가했다. 의류 아이템을 갖고 참가한 피플트리는 전시 기간 내내 상담하느라 바쁜 일정을 보낼 정도로 인기를 끌었으며 국내 LF의 자회사인 파스텔세상이 전개하는 ‘피터젠슨’과 데님 전문 브랜드 ‘리(LEE)’와 함께 협업한 티셔츠와 데님 스커트를 전시해 주목을 받았다. 컨셔스존의 아프리카로즈 부스는 아프리카 장미를 수입해 공급하는 업체로 장미를 수입해 귀걸이를 만들기도 하고, 다양한 곳에 장식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제안해 시선을 모았다. 장미는 케냐에서 수입하고, 케냐에서는 장미 수출로 번 수익을 사람들의 일자리를 만들고, 아이들에게 학교를 보내는 비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시장 참가 등록대가 있는 입구 쪽에 자리잡은 핑키도쿄존 또한 이번 전시회 때 관심이 높았던 영역이다. 두번째인 핑키도쿄존은 도쿄에서 활동하는 유명 스타일리스트 미키아이자와(일명 미키티)가 픽(PICK)한 업체들로만 구성했다. 감각적이고 트렌디한 업체들을 한 데 모았다는 것을 단박에 알 수 있을 정도로 화려하면서 유니크한 제품들이 돋보였다. 한국의 캐주얼 브랜드 ‘로이로이서울(royroy seoul)’과 파리에서 참가한 남성정장 브랜드 ‘콘니바스 파리(Connivences Paris)’가 이곳에서 주목을 끌었다.
스타일리스트 미키티가 픽한 업체가 핑키도쿄존이면 주최사인 유비엠재팬이 픽한 업체들이 모인 곳은 에디트존이다. 에디트존의 커워드는 럭셔리와 컨템포러리, 아방가드르다. 한국의 ‘마레디마리’, ‘우신’, ‘메종미네드’ 등이 이곳에서 부스를 운영했다. ‘마레디마리’는 지난 3회에 이어 두번째 참가한 고급 니트전문 업체로 차별화된 프리미엄 니트웨어로 주목을 끌었다. ‘메종미네드’는 데님을 메인으로 하는 업체로 차별화된 캐주얼 데님으로, 우신은 여성복 니트의 강점을 살린 대표 아이템들을 앞세워 참가해 비즈니스 상담을 펼쳤다.
매직재팬은 이번에 키즈존도 처음으로 구성했다. 눈에 띄는 장소인 입구 맨 앞에 위치시킨 키즈존에는 의류와 용품, 그리고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애니메이션 업체 등 다양한 업체들이 참가해 3일간의 전시 일정 내내 바쁜 일정을 보냈다. 그리고 소싱존에는 글로벌 생산기지로 부상한 중국을 비롯해 아시아 국가의 ODM, OEM 업체들이 대거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매직재팬에 참가한 각국 바이어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일본 바이어는 다른 전시회보다 새로운 업체, 새로운 브랜드를 만날 수 있어 좋았다라는 의견을 보였고, 중국 바이어는 실제 그 자리에서 오더를 하거나 샘플을 구매하는 적극성을 보여 눈에 띄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원더플레이스 등 한국에서 방문한 바이어들은 해외 업체뿐만 아니라, 서울에서도 만날 수 있는 한국 업체들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서 상담하는 색다른 모습을 보였다.
이번에도 일본 현지는 물론 세계 여러 국가의 바이어들이 도쿄 빅사이트 전시장을 찾았다. 일본에서는 이세탄, 소고, 긴자식스 등의 대형 유통회사부터 쉽스, 토쿄핸즈, 저널스탠다드 등의 편집숍 브랜드, 월드, 프랑프랑, 클로젯 등의 여러 기업에서 바이어로 방문했다. 글로벌에서는 미국의 ‘KAI SHOW ROO M’, ‘BARNEYS NEWYORK’, 영국의 ‘BROWN’, 독일의 ‘ANDREAS MURKUDIS’ 등과 함께 한국, 홍콩, 중국, 태국, 대만 등 각국의 패션관련 기업들이 바이어로 방문해 상담을 진행했다.
매직재팬, 타 전시회와 다른 우리만의 색깔 만들겠다.”

유끼오구라 매직재팬 세일즈 총괄은 부스의 규모나 방문객의 숫자보다 매직재팬만의 독특한 색깔을 지니고, 내실이 탄탄한 전시회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만의 전시회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타 전시회와 비슷한 전시회가 아니라, 우리만의 색깔을 지닌 전시회를 만들어야 미래가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패션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 참가업체와 바이어가 모두 이것을 알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차별화된 전시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매직재팬 주최사인 유비엠재팬의 유끼오구라(이하 유끼) 세일즈 총괄은 전시 비즈니스가 앞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주변의 비슷비슷한 전시회와 다른 매직재팬만이 지닌 차별화된 요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끼 총괄은 이번 4회 매직재팬을 통해 새로운 카테고리를 선보여 차별화를 위한 노력에 힘을 쏟았다고 밝혔다. 공정무역, 친환경, 리사이클관련 업체들을 위한 컨셔스존이 대표적이고, 어린이관련 업체를 모은 키즈존을 처음으로 구성했고, 유명 스타일리스트 미키아이자와가 선정한 업체만을 모은 핑키도쿄존도 이번에 두번째 구성으로 새롭게 진화한 모습을 선보였다.
“컨셔스존은 타 전시회에서도 볼 수 있는 구성이다. 하지만 매직재팬에 참가한 업체들은 아무 곳에서나 만날 수 있는 업체가 아니다, 해당 분야에서 대표적인 업체이면서 전문 업체로만 구성하기 위해 힘썼다. 부스 숫자보다 참가업체의 진정성과 수준 등 내실을 더 중요하게 판단하고 있다.”
유끼 총괄은 전시회 일정 내내 일본을 비롯해 미국, 영국, 중국 등에서 찾은 바이어와 참가 업체를 매칭하는 데에 힘을 쏟았다. 바이어 리스트를 미리 공유하고 매칭 신청이 있을 경우 시간을 정해 바이어가 부스를 찾도록 해 부스에서 상담을 진행하는 ‘일대일 바이어 매칭 프로그램’을 지난 행사에 이어 이번에도 크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 것이다.
“매직재팬이 중국만큼 트래픽이 많은 전시회가 아니다. 세계적인 전시회와 비교시 사람 수는 적을 수 있지만 실제 바잉하고, 비즈니스가 이뤄지는 전시회를 목표로 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의 문화, 음악, 패션의 인기가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바이어들이 한국의 컨텐츠를 많이 찾고 있다. 이에 2019년 봄 전시회에 한국 업체들을 위한 공간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대만 바이어와 룩북과 명함 건내고 거래위해 이메일 주고 받았죠”

“한 대만 바이어는 저희 코엣의 옷들에 상당한 관심을 보였어요. 가격이나 소재, 컬러까지 디테일한 부분을 물어봐 코엣 룩북을 건내고, 명함을 교환했어요. 한국에 돌아와 이 바이어에게 이메일로 연락해 간단한 답변을 받은 상태입니다. 앞으로 좋은 거래가 일어날 수 있도록 하려고 합니다.”
세련된 페미닌함을 추구하며 시크한 실루엣에 핸드 크래프트적인 요소로 포인트를 주는 것이 특징인 여성 디자이너 브랜드 코엣(COETT)의 조수현 대표는 이번 매직재팬 전시회에서 여러 바이어 중에 소재, 컬러, 가격대 등 꼼꼼하게 하나하나 물어본 대만에서 방문한 바이어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이 대만 바이어에게 서울로 돌아 오자마자 이메일을 통해 브랜드 소개 자료를 보냈고, 조만간 2019년 S/S 디자인을 진행하면서 추가 스타일이 나오면 이 부분도 함께 보내 커뮤니케이션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 대표는 ‘Coett’이라는 브랜드명은 불어로 ‘영원공존성’을 뜻하는 ‘coeternite’의 약자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30대의 현대 여성들을 타깃으로 한다면서 2018년 8월 런칭해 3주만에 만든 제품으로 9월 미국 코트리 전시회에 참가해 일부 오더를 받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고, 이때 자신감을 얻고 곧바로 매직재팬 전시회에 참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패션 기업에서 근무하는 바이어와 일본문화복장학원 출신이라고 소개한 패션전문가도 부스를 찾았어요. 이들이 디자인과 소재, 디테일에 대해 높은 점수를 주는 등 제품에 대해 알아보는 게 너무 반가웠어요. 3주만에 급하기 만든 측면이 없지않아 있는데 앞으로는 더욱 정성을 들여 만들면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있어요. 조만간 보다 완성도 있는 제대로 된 코엣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뉴욕 바이어 ‘MOTT-NYC’ 상담 신청해 미팅했죠.”

“바이어 리스트에 올라 있어 뉴욕에서 온 MOTT-NYC’와 상담을 진행했어요. 매우 흥미롭게 여기고 입어 보기까지 하더라고요. 서울로 돌아와 서로 메일을 주고받기로 해 메일을 보냈어요. 앞으로 잘 진행해야죠.”
국내에서도 여러 전시회에 참가해 점차 인지도가 오르고 있고, 이미 해외 바이어가 확보돼 여러 나라와 거래하고 있는 립언더포인트의 김희원 이사는 국내와 함께 해외에서의 호응이 높아 일본 시장을 확인하기 위해 매직재팬에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매직재팬 전시회에서 바이어 매칭 프로그램을 통해 만난 뉴욕에서 온 ‘MOTT-NYC’’ 바이어에 기대를 걸고 있다면서 추가 상담을 위한 메일을 보낸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회에 립언더포인트의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아이템 위주로 갖고 나왔어요. 뒷면에 메쉬소재가 있는 후드를 비롯해 반팔티셔츠, 후드 짚업, 맨투맨 등의 논(NON)시즌 아이템을 선보여 시선을 끌었죠. 부스를 찾은 뉴욕의 ‘MOTT-NYC’’뿐만 아니라, 다른 바이어들도 이들 아이템에 높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김 이사는 스테디셀러 아이템과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브랜드명을 레터링한 아이템을 대표 시그니처 아이템으로 선보여 바이어들로부터 호응을 이끌어 냈다면서 홍콩, 중국에 이어 일본 바이어를 더욱 두텁게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자 서울로 돌아와 후속조치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