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현대 등 빅3 유통기업들이 급상승하고 있는 간편식 시장에 진출해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이들이 간편가정식(HMR: Home Meal Replacement) 시장에 연달아 발을 들이고 있는 것은 1인가구와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는 등 집밥에 대한 인식과 소비 트렌드가 변화하면서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미 전국 상권에 유통망을 확보해 둔 이들 빅3는 시장 진출에 더욱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간편가정식 시장 규모는 지난 2010년 7700억원에서 2016년 2조3000억원으로 급상승했으며, 올해는 3조원 규모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는 국내 최초 냉동식품 전문점이라는 타이틀을 내건 매장을 선보이며 간편식 시장에 적극 뛰어들었다. 지난달 17일 서초구 반포동에 165㎡(약 50평) 규모의 ‘롯데 프리지아’를 오픈한 것.
‘프리지아(freesia)’는 영어로 냉동(Freeze)과 매장을 뜻하는 ia(=shop)를 합성한 신조어로, 간편하고 맛있는 냉동식품을 한층 품격있는 나만의 푸드스타일로 즐길 수 있는 매장이라는 뜻을 담았다. 프랑스 냉동식품 유통업체인 삐까르와 띠리에의 운영 방식을 일부 차용하면서 여기에 신선식품과 즉석조리식품을 강화해 다양한 구색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매장에는 탕·찌개류, 반찬류, 김치 등 1인용으로 구성된 다양한 상품을 진열했으며, 각종 야채를 잘게 썰어놓은 계란말이용 채소, 된장찌개용 채소 등 차별화된 소분화 상품 구성이 돋보였다. 또 달팽이 요리, 콩으로 만든 스테이크 등 고급요리 제품들도 구성해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혔다.

매장 한 켠에는 구매한 도시락을 즉석에서 먹을 수 있는 테이블도 마련됐다. 기존의 특색이 부족한 편의점 도시락과는 달리 매장에서 직접 만드는 다양한 종류의 수제 도시락과 따뜻한 밥을 제공해 차별성을 더했다.
‘프리지아’는 주변 일대 아파트 주민들부터 오피스텔에 거주하는 혼밥족들, 주변 직장인들의 발길을 모으며 일평균 600여 명 가량이 방문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롯데는 반포매장에서의 테스트를 거쳐 향후 매장 수를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최준석 롯데슈퍼 대표는 “‘프리지아’ 1호점의 고객 반응을 보면서 소비자의 요구에 맞는 구색 확대와 서비스 개선을 통해 나만의 푸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는 신개념 매장으로 성장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맞서 신세계는 가정간편식 전용매장인 ‘올반키친샵’을 이달 1일 신세계사이먼 프리미엄 아울렛 시흥점에 오픈했다. ‘올반키친샵’은 신세계푸드의 통합 식품 브랜드인 ‘올반’의 가정간편식 100여종을 선보이는 매장으로, ‘올반’ 육개장, 육즙가득 왕교자, 국물떡볶이, 카레우동 등 간편식뿐만 아니라 신세계푸드의 푸딩, 음료 등 다양한 제품을 시식해보고 구입할 수 있다.

신세계는 이미 이마트의 PB인 ‘피코크’를 통해 국내 간편식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조선호텔 등 특급호텔 셰프들을 채용해 맛은 물론 자체 디자인팀을 꾸려 패키지에도 신경을 썼다. 또한 순희네 빈대떡, 홍대 초마짬뽕 등 유명 맛집들과 손을 잡고 상품을 개발하거나 지자체와 협력해 지역 특산물을 상품화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펼치고 있다.
‘피코크’의 성장은 매출액으로 증명되고 있다. 지난 2013년 340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1900억원으로 5배 이상 뛰었으며, 올해는 25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상품 개수도 2013년 200종에서 지난해 1000종으로 대폭 확대됐다.
뿐만 아니라 신세계는 편의점 브랜드 ‘위드미’를 ‘이마트24’로 교체하고, 프리미엄 버전인 리저브 매장을 선보여 혼밥족들을 공략하고 있다. 이 곳에서는 ‘피코크’와 ‘노브랜드’ 제품을 판매하고, 셀프계산대, 휴게공간을 마련해 쇼핑의 편의성을 높였다. 코엑스몰에 구성된 ‘이마트24’ 리저브 매장 2호점에는 김밥 프랜차이즈 ‘바르다김선생’이 입점해 시너지 효과를 보고 있다.
현대는 수산물 가정간편식 전문코너 ‘어부의 밥상’을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과 무역센터점에 선보였다. 조리하기 번거로운 생선, 해조류 등을 바로 맛보거나 전자레인지로 데워먹을 수 있으며, 소포장 및 멸균처리로 간편하고 오래 보관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추석을 앞두고 백화점 업계 최초로 한우갈비찜을 간편식으로 예약 판매 중이다. 데우기만 하면 바로 먹을 있는 RTH(Ready to Heat)상품으로, 준비된 물량 1000세트 중 70% 가량이 소진되는 등 인기가 높아 당초 예상 물량보다 2배 이상 제작해 물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