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점 최고 매출요? 고객들이 매장을 자주 찾도록 하면 되죠. 사람들을 친구처럼 대하고, 편하게 하면 매장에 자주 놀러 오더라고요. 장삿속으로 사람들을 대하지 말고, 그냥 친하게 지내는 게 중요합니다. 그러면 그 다음 매출은 자연스럽게 일어나게 되니까요.”
부산 광복동에서 패션 대리점 사업을 통해 사업 기반을 잡은 전선옥 사장은 그간 운영한 브랜드마다 전국 최고 매출 달성이 가능했던 비결에 대해 고객과 친구처럼, 가족처럼 지내는 것에 답이 있다고 말했다. 고객들은 매장의 사장, 직원과 친하게 되면 매장에 자주 오게 되고, 매장에 오면 자연스럽게 매장 내 상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전 사장은 20대에 액세서리 매장으로 처음 판매 사업을 시작했다. 상품 차별화를 위해 중국과 일본에서 상품을 공급받아 판매했고, 부산에만 있는 상품을 사기위해 부산 인근지역 고객뿐만 아니라, 멀리 서울에서도 자주 찾는 단골이 생길 정도로 첫 매장 운영은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했다. 이후 전 사장은 의류 대리점 사업으로 아이템을 전환했다.
“처음 시작한 의류 대리점이 논노패션의 ‘나인투나인’이었어요, 그리고 ‘인터크루’도 했고요. 그때 ‘인터크루’는 너무너무 잘 됐어요. 그리고 일경의 ‘게스’, 나산의 ‘예스비’ 브랜드도 대리점을 했고요. 모두 성공했어요. IMF때에는 워너브라더스의 ‘루니툰’이라는 브랜드 대리점을 했는데 다들 어렵다고 하던 그 시기에 저는 오히려 월 3~4억원대 매출을 일으키며 일명 대박을 터트렸죠.”
이후 전 사장은 우연히 스키장을 갔다가 ‘노스페이스’ 옷을 입은 사람들을 보고 이 브랜드의 대리점을 하기로 마음먹게 됐다고 말했다.
“스키장에서 결단해 시작한 ‘노스페이스’의 최고 매출은 2016년이었어요. 부산 광복동 대리점 하나로 연간 60억원이라는 매출을 달성했으니까요. 길 건너 자갈치시장 방향에 대리점을 하나 더 했었는데 그 곳은 40억원을 했어요. 두개 대리점으로 연간 100억원을 달성한 겁니다. 어떤 날은 하루 최고 1억5000만원이라는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죠. 지금 회상해보면 정말 엄청난 매출을 달성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전 사장은 이 때가 아웃도어가 한창이던 시기이기는 하지만 전국에 손꼽히는 기록적인 매출을 보인 것은 브랜드 인지도가 높고, 사입이라 물량을 충분히 준비할 수 있었던 유통 구조가 분명히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또한 본사의 적극적인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하나 더 바로 단골 고객이 있었기에 기록적인 매출이 가능했다고 다시한번 강조했다.
“처음 액세서리 매장을 했을 때 만난 고객과 지금까지 연락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제가 브래드를 바꿀 때마다 이들 고객들은 계속해서 단골 고객으로 남아준 고마운 분들이죠. 이런 분들이 아주 많아요. 광복동에 오면 반드시 들르는 곳이 저희 매장입니다. 안 들르면 뭔가 아쉽고, 허전하다고 서로 말할 정도입니다.”
전 사장은 얼마전 은행에 갔다가 20년 단골 고객과 마주쳤다고 말했다. 이 고객은 20대 처음 알게 된 사람으로 처녀 때 만나 지금은 결혼해서 애기도 있다면서 수산시장에서 일해 지금까지 돈도 벌고, 집도 샀다고 자신을 소개했다고 말했다.
전 사장은 단골 고객들의 성향까지 파악하고 있다고 한다. 어떤 사람은 깎아 주는 것을 좋아하고, 어떤 사람은 덤을 좋아해 끼워줘야 한다는 것이다. 고객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것을 맞춰주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 사장은 고객과 허물없이 지내고, 때론 가족처럼 믿고 지내는 것만큼 힘이 되는 것도 없다고 말했다.
“단골 고객 중에는 결재는 나중에 하고 옷을 먼저 가져가는 고객도 있어요. 그러면 나중에 통장으로 돈을 붙여줍니다. 한 고객은 ‘지금은 돈이 없다’면서 500만원 어치를 외상으로 가져간 사람도 있었어요.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라 믿고 옷을 먼저 주는 것이죠. 어떤 고객은 매장 앞 밖에서 열리는 플리마켓에 참여했더니 힘들어서 밖에 나와 장사한다며 티셔츠 200장을 사간 고객도 있어요.”
전 사장은 이 같은 단골고객이 경기가 좋을 때나 그렇지 않을 때나 매출을 유지하게 하는 가장 큰 뒷받침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 사장은 대리점 사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자신만의 노하우라면 다시한번 과감없이 바로 고객과 부담없이 편하고 친하게 지내는 것이 정답이라고 말했다. 원론적인 내용 같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것 밖에 설명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답헸다.
전 사장은 오랜 기간 매장을 운영했지만 따로 고객 DB를 갖고 있지 않다. 브랜드를 바꾸거나, 어떤 이벤트를 진행할 때도 고객들에게 전달할 연락처를 따로 관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고객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는 것. 스스로 편하게 매장을 찾아 주도록 할 때 언제든지 부담없이 찾아 온다는 것이다.
“고객이 재산이지만, 매출을 올리기 위해 따로 연락하지 않아요. 그래서 전화번호나 주소를 저장하지 않고 있어요.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알아서 오도록 하는 게 중요합니다.”
전 사장은 지금까지 35년간 대리점을 운영하면서 부산 광복동 핵심 위치에 건물 3개를 매입할 정도로 성공적인 사업을 진행했다. 더 이상 매장을 운영하지 않아도 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나름 재산을 모았지만, 돈만으로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생활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 사장은 “열심히 일할 때 보람을 느낀다”면서 “메장에서 고객과 만나고, 땀 흘리며 함께 보내는 게 가장 행복하다”고 강조했다.
전 사장은 2016년 가장 잘 될 때 의류 대리점 사업을 그만두고, 지금은 아들이 운영하는 식당을 맡아 경영하고 있다. 매달 적자이던 이 곳을 3개월만에 밀린 빚을 다 갚을 정도로 매출을 올렸고, 지금은 흑자로 전환될 정도로 성장율이 높아 본사로부터 전국을 대표하는 매장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한다.
전 사장은 최근에 매입한 광복동의 한 건물에 패션 브랜드를 선택해 다시한번 대리점 사장에 도전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