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 자이너 편집숍 ‘에이랜드’가 런칭 10주년과 함께 첫 미국 1호점인 브루클린점 오픈을 기념하는 전시회를 지난 12월 5일부터 21일까지 개최했다. 전시회는 브루클린점의 준비 과정부터 오픈까지의 기록을 담은 사진, 도구, 소품, 도면 등을 전시소재로 활용해 그 과정을 돌아보고 함께 공유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열렸다.
그동안 브루클린 매장에 대한 궁금증을 갖고 있던 마니아들에게 일정 부분 그들의 갈증을 해소시켜주는 행사로써 진행돼 의미를 더했다. 이번 전시회는 서울 종로구 경복궁 옆 자하문로에 위치한 갤러리 팩토리에서 열렸다.
2017년과 2018년에 걸쳐 진행된 ‘에이랜드’ 뉴욕 1호점의 준비부터 오픈까지 모든 기록을 작은 전시 공간에 함축시켜 표현한 것이다. 또한 브루클린 매장을 직접 가지 않고 각 요소를 작게 나마 경험할 수 있도록 고객을 위한 배려 차원에서 진행한 행사였다.
그래픽디자이너 김영나가 아트디렉팅을 맡았고, 양민영, 전산, 나하나, 김경태, 올림피아 섀넌, 권의현 등의 젊은 디자이너와 작가들이 과정에 참여했다. 본 전시는 일 년여 동안 에이랜드 브루클린의
오픈 과정과 디자인 프로세스를 기록한다는 의미와 함께 상업 매장 공간의 새로운 가능성과 해석을
모색하는데 그 목적을 둔 것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편집숍 중 하나로 다양한 창작자들과 협업 프로젝트를 통해 브랜드의 젊고 신선한
이미지를 선보여 온 ‘에이랜드’는 지난해 여름 뉴욕 브루클린에 플래그십스토어를 오픈하고 그곳에서도 한국의 젊은 디자이너들을 소개하고 상품판매와 인지도를 높이는 데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있다.

전시회 아트디렉터 김영나,펀딩 프로젝트 ‘그래피커’ 대미 장식
또한 ‘에이랜드’는 이번 전시회의 아트디렉팅을 맡았던 김영나 디자이너와 함께 ‘에이랜드’의 한 해
의 클라우드 펀딩 프로젝트 ‘그래피커’의 마지막 차수를 진행했다.
3월에 김형진 디자이너를 시작으로 2018년 그래픽 디자이너가 제안하는 대중적이면서 동시에 개인적인 아이템들을 선보인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 ‘그래피커’는 김영나 디자이너의 가젯(GADGET) 머플러를 마지막으로 종료됐다. 기간은 12월 17일부터 31일까지로 성공적으로 펀딩이 완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그래피커에서는 패션 아이템을 개인이 사용하는 방식에 따라 몸에 걸치는 기능적인 도구나 부품으로 재해석하는 가젯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머플러를 선보였다. 사람의 키에 따라 머플러의 길이가 달라지면 어떨까 하는 우연한 발상을 감각적으로 풀어냈다. 더 나아가 그날의 기분, 취향, 혹은 아웃핏에 따라 머플러의 패턴 조각들을 조합하여 다른 연출을 할 수 있게 해 관심을 모았다.
가젯 머플러는 총 다섯 개의 유닛에 각기 다른 패턴이 인쇄되어 있고 서로 연결할 수 있는 지퍼를 양끝에 달았다.

하나의 유닛으로는 넥워머나 스누드처럼 사용할 수 있고 세 개 이상의 유닛을 연결하면 오버 사이즈 머플러로 연출이 가능하다. 그래픽을 잘 녹여낸 이 머플러의 소재는 네오프렌으로 보온성이 뛰어나고 구김이 적어 패션 아이템으로도 많이 사용된다. 김영나 디자이너는 ‘그래피커를 위해 친숙한 아이템을 고려했었다’며, ‘다양한 컬러와 텍스타일의 머플러는 겨울에 방한용뿐 아니라 패션 악세서리로 활용되는데 착안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사용자가 직접 원하는 길이와 디자인의 머플러를 만들고, 다양한 표현을 위해 각자 전혀 다른 용도의 아이템으로도 사용하는 것을 제안했다.
특히 이번 가젯 머플러 제작에 패션 디자이너 브랜드 ‘포트스디셈버’가 참여했다. 포스트디셈버는 12월의 다음으로 삶의 범위를 확장한다는 의미를 갖으며, 유행에 민감하기 보다,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패션, 자신을 표현하는 삶의 양식으로써 패션을 만들어가자는 철학적 지향점을 담고 있다. 김영나 디자이너가 그리는 상상과 창의력을 다듬고 제품화시켜 가젯 머플러를 완성했다.
한편 현재 김영나 그래픽 디자이너는 서울과 베를린에서 ‘테이블유니온’의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KAIST에서 제품 디자인, 홍익대학교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했다. 이후 네덜란드 타이포그래피
공방을 졸업하고 암스테르담에서 디자인사무실을 운영한 바 있다.
2014년 문광부에서 선정하는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을 수상하며 국제 갤러리, 국립현대미술관, V&A 런던, MoMA 뉴욕, 밀라노 트리엔날레 뮤지엄 등의 다양한 전시에 초대됐다. 그리고 지난해 8월에 오
픈한 ‘에이랜드’ 브루클린 플래그십스토어의 공간 디자인 아트디렉팅을 맡으면서 ‘에이랜드’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