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가 유통 시장을 활성화시키는 모습이 역력하다. 대형 쇼핑시설인 백화점과 복합쇼핑몰에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콘텐츠 역할을 하고, 패션과 뷰티,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의 영역에서는 마케팅과 제품 곳곳에 활용돼 매출을 끌어 올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최근 아트 시장에 젊은 MZ 세대가 봇물 터지듯 참여하면서 자체 아트 시장의 활성화는 물론 이러한 흐름을 활용한 유통 업계에도 젊은층이 신규 고객으로 유입되는 등 고객층이 확대되는 효과를 톡톡히 얻고 있다.
이처럼 예전엔 일부 계층의 전유물처럼 느껴졌던 아트 시장이 젊은층의 참여로 폭넓은 고객층 형성은 물론 보다 더 대중적인 경향을 띠면서 이를 활용하려는 유통 업계의 다양한 행사와 제품 출시가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먼저 아트 시장에 젊은층이 대거 유입되고 있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행사가 얼마전 열렸었다. 바로 지난 7월에 열린 어반 스트리트 아트페어 ‘어반브레이크’이다. 어반브레이크는 2020년 시작돼 올해 3회째까지 성공적으로 마친 아트 전시회로 코로나가 한창이던 지난해에만 4만명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올해는 어반·스트리트 예술계에서 주목받는 작가 450명의 작품 약 3000여점이 120개 부스를 통해 선보여 관람객 약 5만명 이상이 다녀가는 성황을 이뤘다. 이에 어반브레이크는 3년 만에 국내를 대표하는 아트페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 어반브레이크, 힙한 스트리트 아트페어로 MZ 세대 호응


올해 어반브레이크에도 마찬가지 젊은층이 대거 방문했다. 다른 아트페어에 비해 30대 전후의 젊은 관람객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고, 현장에서 예술품을 구매하는 콜렉터의 연령층도 한층 젊어진 모습이 역력했다. 또한 올해도 유명 작가들의 작품이 모두 완판되는 기록을 보였다.
세계적인 팝 아티스트 멧 곤덱이 공개한 어반브레이크 단독 협업 아트웍은 한정판으로 제작한 국내 에디션이 모두 판매됐다. 미국의 천재 소년 작가로, 아시아 지역에서는 최초로 ‘어반브레이크 2022’에서 개인전을 연 니콜라스 블레이크 역시 전시한 회화 작품 18점이 모두 팔려 나갔다.
‘세계 스트리트 아티스트 20인전’에 나온 작가들의 작품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국내에서 쉽게 접할 수 없었던 해외 스트리트 예술 작가 디페이스, 인베이더, 로낙, 오쿠다 산 미구엘, 로비 드위 안토노, 수안자야 켄컷, 안드레 사라이바 등의 회화 작품도 마찬가지로 대부분이 판매됐다. 특히 올해 전시에서는 아트토이, 타투, 웹툰, 극사실주의 팝아트 등을 폭넓게 선보이며 이목을 끌었다.
‘어반 브레이크 아트페어2022’ 오픈콜 공모 초대작가로 참가한 극사실주의 팝아트 작가 큐록은 “‘어반브레이크’는 힙한 스트리트 아트, 팝아트 작가들이 대중과 만나는 인기 전시회인 만큼 치열할 공모전을 거쳐 개인전으로 참가했는데, 부스를 직접 찾아준 많은 고객들과 현장에서 직접 만나 저의 작품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는 시간을 갖게 돼 너무 소중하고, 의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큐록 작가도 현장에서 젊은 콜렉터들을 포함해 다양한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으며 상당수의 작품이 인기리에 판매됐다.

◇ 키아프, 지난해 650억원 매출 기염, 30대가 29.9%로 가장 많아
국내 대표 아트페어하면 당연히 ‘키아프’를 떠올린다. 한국화랑협회가 개최하는 키아프 서울은 매해 몰려든 콜렉터와 관람객으로 장사진을 이루는 국내 대표 아트페어이다.
지난해 코엑스에서 열린 키아프 서울은 5일만에 650억원이라는 매출 기염을 토해 단순히 호응만이 나이라, 실제 큰손들이 전시회 현장에 참가한다는 점을 증명해 보였다. 650억원은 2019년 310억원 대비 두배 증가한 매출이다. 여기에 관람객도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키아프 서울은 2019년 대비 7% 증가한 8만8000명이 다녀갔다.
또한 지난해 키아프 서울에는 BTS의 뷔와 RM, 소유진, 성유리, 전지현, 소지섭 등 유명 연예인들이 관람객으로 참석해 이목을 집중시켰고, 인기 작가들의 작품은 빠르게 판매되는 기록을 보였다. 이화익갤러리의 차영석 작가 작품은 매일 새로운 작품을 보충해야 했고, 가나아트도 김구림 작가 등 대부분의 작품이 판매됐다.
국제 갤러리도 첫날 걸려있던 칸디다회퍼(Candida Hofer) 작품이 다른 작품으로 교체되었고, 일본에서 참가한 갤러리 에델(Gallery Edel)은 설치한 작품과 창고에 보관 중인 작품까지 모두 완판됐다. 조각가인 김선영 작가도 리서울갤러리(LEESEOUL GALLERY)와 참여해 좋은 결과를 받았다.
‘키아프 서울’ 역시 최근 미술시장의 호황은 새로운 젊은층의 참여가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했다. 미술 시장 고객이 이전 6070세대의 안정적 자산가 중심에서 3040세대의 젊은 자산가로 급속하게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키아프 관람객 통계를 보면 더욱 분명해 보인다.

전체 관람객의 연령대 비율은 30대(31~40세)가 29.9%로 제일 높았고, 30-40대가 전체 작품 구매의 60.7%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29.9%, 40대 24.2%, 20대 21.0%, 50대 16.4%의 순으로 집계됐다. 60세 이상은 5.8%로 가장 낮았다.
첫 방문객의 연령 분포를 보면 MZ세대인 21~40세가 60.4%로 반 이상을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는 40~50대가 33.8%, 60대 이상이 3.1%를 기록했다.
온·오프라인을 통해 작품을 산 구매자 가운데 21~30세는 9.1%, 31~40세는 30.2%를 차지했다. 41~50세가 31.1%로 가장 많았다. 이밖에 51~60세가 20.7%, 61~70세가 8.0%, 70대 이상 0.9%로 집계됐다.
◇ 9월 2~6일 열리는 키아프, 세계 3대 아트페어인 ‘프리즈’와 공동 개최
올해 9월 2~6일, 5일간 개최되는 제21회 키아프 서울은 세계 3대 아트페어로 꼽히는 ‘프리즈(Frieze)’와 공동 개최되면서 아시아 최대 규모로 변모했다. 나아가 키아프 서울은 이번에 젊은 미디어아트 작품 중심의 ‘키아프 플러스’를 처음으로 만들어 세텍 전시장에서 별도로 개최한다.
올해 키아프 서울은 17개의 국가와 지역에 소재한 164개 갤러리가 참가한다. 처음 개최되는 키아프 플러스는 5년 이하의 젊고 도전적인 갤러리의 참가 비율을 높이고, 현대미술은 물론 미디어(디지털) 아트와 NFT 등 다양한 장르를 선보이게 된다. 키아프 플러스는 11개 국가와 지역에 자리한 73개 갤러리가 참가한다.
키아프 서울은 올해도 최고의 작가 라인업으로 주목을 끈다. 아시아에서 최대 규모로 개최되는 국제아트페어인 만큼 전세계 갤러리의 아시아 작가들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가나아트는 김구림 작가 작품, 국제갤러리는 장-미셸 오토니엘 작품, 갤러리현대는 한국 아방가르드 전위예술가 이건용 작가 작품, 동산 방화랑은 자개를 캔버스에 한 조각씩 붙여 고목의 풍경을 그려내는 박희섭 작가의 작품을 공개한다.
이외에도 이화익갤러리는 김미영 작품을, 웅갤러리는 장광범, 주영갤러리에서는 채색화의 대가 박생광 작가의 작품을 통해 관람객과 마주하게 된다.
이처럼 국내외 내로라하는 갤러리가 참가하는 아트페어인 ‘키아프 서울’과 또 하나의 힙한 스트리트 아트페어인 ‘어반브레이크’가 모두 성황 속에 개최되는 것을 통해서 알 수 있듯이 최근 아트 업계에 새로운 활력이 불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나아가 아트는 자체 예술 산업뿐만이 아니라, 전자, 유통, 패션& 뷰티 등의 다른 산업으로까지 그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산업 전반에 걸쳐 변화를 주고 있다.
또한 기존 60~70세의 기성세대가 주를 이루던 아트 시장에 젊은 MZ세대의 참여가 증가하면서 각 분야에서는 젊은층을 비즈니스 고객으로 참여시키기 위한 기회로 아트를 활용하려는 노력이 커지고 있다.
아트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제품 생산, 전시회 개최, 팝업스토어 운영 등을 비롯해 아예 아트 정보를 제공하고, 직접 작품을 거래하는 아트 전문 온라인 플랫폼까지 시장에 런칭되는 등 아트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되고 있는 비즈니스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 스킨케어 브랜드 연작, 팀보타 특별전 성황으로 매출 상승세

최근 기존 비즈니스에 아트를 접목해 큰 호응을 얻은 대표적인 브랜드로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의 고기능 스킨케어 브랜드 연작(YUNJAC)이 있다. 연작은 지난 3월 말부터 8월 20일까지 마케팅기업 키스코, 아티스트그룹 팀보타(TEAMBOTTA)와 공동으로 ‘연작x팀보타’ 특별전을 서울숲 갤러리아포레에서 개최했다.
팀보타는 자연을 소재로 한 설치 미술로 유명한 아티스트그룹으로 이들의 전시는 매년 약 40만명의 관람객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연작이 아트 전시회를 이들과 공동기획한 것은 예술적 가치를 쫓는 아트 슈머(Art+Consumer)를 고객으로 참여시키기 위한 전략 차원이다.
또한 연작x팀보타 특별전을 통해 ‘자연의 작품’이라는 뜻을 지닌 연작이 대중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브랜드 철학인 동식물 에너지를 자연스럽게 소비자에게 인식시키기 위한 목적도 있다. 해당 전시는 3월 말부터 5월 말까지 두 달여 만에 유료 관람객수가 5만명을 돌파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특히 관람객의 80% 이상이 연작의 주타겟층인 20~30대 여성이었고, 같은 기간 브랜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하는 등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린 것으로 분석했다.
‘도심 속 숲’을 주제로 총 650평 규모, 7개 전시관에 걸쳐 일상에서 접하기 어려운 꽃과 식물의 향기를 관람객들이 오감으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전시회에 동원된 나무만 100그루, 생화는 40여t에 달한다. 여기에 매주 교체하는 생화의 양만 10t 이상으로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만나기 힘든 대규모 전시로 개최돼 큰 호응을 얻은 것이다.
연작x팀보타 전시회는 시작과 함께 문화적 만족감을 추구하는 20~30대 여성들 사이에서 인증샷 성지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인터파크 전시회 티켓 판매 순위 1위와 월간 전시회 티켓 판매 3위를 차지할 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 이는 브랜드 인지도 확산은 물론 매출로도 직결됐다. 전시 기간 동안 연작의 매출은 전년 대비 36% 신장했으며, 특히 신규 구매 고객은 기존 대비 2배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특별전은 전체 관람객 수 총 10만명을 기록하면서 성황리에 종료됐다.
◇ 루이 비통 철학 ‘여행 예술(Art of Travel)’ 재해석한 ‘오브제 노마드’ 전시



루이 비통은 지난 6월 개최한 오브제 노마드(Objets Nomades) 전시를 통해 여행 예술을 가구 컬렉션에 접목해 선보였다. 이번 오브제 노마드 전시는 루이 비통이 국내 최초로 선보인 디자인 가구 단독 전시로, 디자인 애호가 및 컬렉터, 일반인까지 다수가 방문해 호응을 얻었다.
2012년 디자인 마이애미 기간 처음 공개된 루이 비통 ‘오브제 노마드 컬렉션’은 당대 최고의 디자이너들이 160년 넘게 이어온 브랜드의 철학 ‘여행 예술(Art of Travel)’을 재해석해 탄생시킨 컬렉션이다.
세계 유수 산업 디자이너들이 루이 비통의 오랜 철학이자 핵심 가치인 여행에서 받은 영감으로 오브제를 상상해내면 루이 비통이 이를 완성하는 방식으로 꾸준한 협업을 진행해 왔다. 섬세한 소재의 아름다움과 유연성, 형태의 가능성과 균형미, 장인정신이 빚어낸 정교함, 디테일을 향한 무한한 열정을 극대화하는 것이 컬렉션의 특징이다.
루이 비통 오브제 노마드 컬렉션은 런칭 이래 꾸준히 전개되어, 지난 10년간 60여 점 이상의 제품을 선보여왔다. ‘노마드’ 가죽으로 제작한 해먹을 비롯해 접이식 스툴에 이르기까지 고급 소재와 독특한 디자인으로 이루어진 작품들은 모두 한정판 혹은 실험적 시제품으로 제작됐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2021 디자인 마이애미에서 최초로 공개되고 한국에서 처음인 오브제 노마드 신작도 대거 선보였다. 오브제 노마드 컬렉션의 디자이너로는 다수가 활동한다. 그 중 캄파냐 형제는 세 가지 강렬한 색감을 지녀 어떤 공간에 놓아도 경쾌한 생동감을 불어넣는 ‘메렝게(Merengue)’ 푸프(pouffe)를 이번에 선보였고, 마르셀 반더스 스튜디오는 만개한 꽃을 닮은 유기적 구조의 ‘페탈 체어(Petal Chair)’을 선보였다.
전시 공간에는 기존 오브제 노마드 작품의 새로운 버전도 소개됐었다. 캄파냐 형제의 대표작인 ‘코쿤(Cocoon)’ 체어와 봄보카(Bomboca) 소파 한정판 에디션부터, 마르셀 반더스 스튜디오의다이아몬드 소파와 암체어(Diamond sofa and armchair) 역시 포함됐다.
◇ 알렉산더 맥퀸, 창의적 교감 위해 아티스트에게 컬렉션 재해석 요청

올해 알렉산더 맥퀸은 2022 가을/겨울 여성 프리 컬렉션을 아티스트 12명과 창의적 교감을 나누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단행해 주목받고 있다. 알렉산더 맥퀸은 다양한 관점에서 창의력이 나온다는 믿음 아래, 아티스트 12명에게 AW22 여성 프리 컬렉션을 각자의 방식으로 새롭게 표현하게 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아티스트들은 이번 PRE AW22 컬렉션에서 원하는 룩을 선택하고 자기만의 관점으로 해석하면서 영국 소재의 맥퀸 하우스와 창의적인 교감을 나누는가 하면, 온전한 창작의 자유를 보장받으며 각자 선택한 룩에 자신의 작품 세계를 풍부하게 녹여내 새로운 작품들을 선보여 시선을 끌었다.
맥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사라 버튼은 12명 의 아티스트와 이번 협업을 통해 “이번 시즌에는 컬렉션을 통해 새로운 창의적 교감을 나누면서, 우리가 스튜디오에서 만든 디자인을 아티스트들이 어떻게 해석하는지 보고 싶었다. 얼마나 다양한 관점에서 창의력이 발휘될 수 있는지, 그렇게 나온 결과물이 얼마나 다채롭고 아름다울 수 있는지 지켜보는 것은 굉장히 흥미로웠다. 아티스트들은 어떠한 제약 없이 맥퀸의 룩에 반응하면서, 깊은 생각을 끌어내는 대담한방식으로 각자의 작업 방식을 접목시켰다.”라고 설명했다.
칠레의 아티스트이자 조각가인 ‘Marcela Correa’는 이번 협업에서 맥퀸의 본 디테일이 특징인 팝 옐로우 색상 폴리파유 오프숄더 코르셋 드레스에서 영감 받아 3D 콜라주 방식을 적용시킨 얼굴을 한 모델에게 드레스를 입히는가 하면,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 작가 ‘Jennie Jieun Lee’는 레드 컬러가 진하게 물든 가죽 드레스의 도취적인 매력을 세라믹 작업으로 표현해 여성들이 삶의 특별한 순간을 위해 이 드레스를 입는 순간 느끼는 감정을 표현하고자 했다.

또한, 노르웨이의 아티스트이자 조각가인 ‘Ann Cathrin November Høibo’는 보우 드레이프와 드레이프 소매가 특징인 크러시드 애프리콧 색상 폴리파유 소재 드레스에서 영감 받아 온화함과 여성스러움을 간직한 태피스트리 작품으로 맥퀸만의 따뜻한 분위기를 전했다.
청량한 일렉트릭 블루 색상의 수트를 선택한 런던의 아티스트 ‘Judas Companion’는 블루 컬러의 실과 세라믹, 자수장식, 콘크리트로 재치 있게 결합시킨 그녀의 영감을 실제 착용 가능한 모자로 탄생시켜 예술과 패션의 결합을 추구했다.
영국 아티스트 ‘Marcia Michael’는 흑옥 자수 스트랩, 시퀸 디테일이 매력적인 드레스의 자수 장식에서 여성들의 삶의 흔적과 그들이 살았던 삶에 대한 헌신을 느끼며 작품을 통해 드레스를 착용했을 때 전달되는 자부심과 힘을 보여주며 강인한 여성의 모습을 표현했다.
◇ 백화점·온라인 등 대형 유통사,아트와 협업해 차별화 제시

신세계프라퍼티의 스타필드 코엑스몰은 지난 5월 별마당 도서관의 개관 5주년 행사로 개최한 ‘ 유일한 경험’에 아트를 접목해 시선을 모았다. ‘제4회 열린 아트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김정환 작가의 ‘시간의 정원’을 통해 별마당 도서관은 더욱 빛났다.
거울과 필름에 반사되는 다채로운 빛을 통해 별마당 도서관을 찾는 이들의 다양한 순간과 시간을 초월한 지적 경험을 표현한 것. 우수상을 받은 김수석 작가의 ‘사유의 상자’와 김주환 작가의 ‘순수의 전조’도 각각 SK텔레콤 이프랜드(ifrand) ‘메타버스 별마당 도서관’과 제페토(ZEPETO) 내 운영 중인 ‘스타필드 제페토점’에서 선보여 호응을 이끌어 냈다.
보테니컬 아티스트 그룹 ‘팀보타’는 이번엔 별마당 도서관에 형형색색의 장미를 활용한 ‘꽃 구름(FLOWER CLOUD)’ 아트존을 전시해 포토존으로써 높은 인기를 끌었다.
아트와의 협업이 잦은 갤러리아백화점은 지난 5월에는 명품관에서 재독화가 ‘노은님’ 단독 전시 팝업을 진행했다. 노은님 작가는 ‘동양의 명상과 독일 표현주의가 만나는 다리’라는 평가를 받으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한국계 예술가이다.
해당 팝업은 ‘우주의 정원사’를 주제로 작가의 작품 총 58점을 선보였다. 대표 작품으로는 ‘낙엽 물고기들(2019)’이 있다. 해당 작품은 작가가 한국인 최초로 미헬슈타트 시립미술관에 영구 전시장이 헌정될 당시 전시했던 작품으로, 과감한 붓질과 힘찬 생명의 기운이 특징이다.

온라인 패션 편집숍 ‘무신사’ 또한 아트와의 콜라보레이션에 적극적이다. 무신사가 전개하는 한정판 마켓 ‘솔드아웃(soldout)’은 지난 5월 국내 아티스트 20인과 협업해 특별전을 열고 세상에 ‘단 하나뿐’인 커스텀 스니커즈 100여점을 판매했다. 이때 판매한 수익금 전액은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특별전은 ‘예술의 향연(The Feast of Art)’이란 주제로 서울 성수동에 자리잡은 오프라인 전시 공간이자 스토어인 ‘솔드아웃 성수’에서 열렸다. 일러스트레이션, 아트토이, 그래피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중인 국내 아티스트 20인이 각자의 개성과 취향을 담아 전 세계에 하나뿐인 특별한 스니커즈를 선보인 것이다.

솔드아웃이 협업한 아티스트는 스마일을 매개체로 긍정적이고 행복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스톤락(STONROK)’, 미국의 스케이트보드와 올드 펑크 기반으로 다양한 스트리트 아트워크를 선보이는 ‘오리지날펑크’, 콜라주 아티스트 ‘레지나킴’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전시회에서 아티스트 20인은 나이키 에어포스1, 반스 올드스쿨 등 대중적 인기가 높은 스니커즈 100여점을 비롯해 턴테이블, 피규어 등 다양한 아이템에 자신들의 개성과 메시지를 담은 제품들을 함께 선보여 마니아들로부터 큰 호응을 이끌어 냈다.
솔드아웃은 해당 특별전을 스니커즈를 매개체로 많은 사람들에게 예술과 패션문화의 가치를 전하기 위한 목적을 위해 기획했다. 앞으로도 한정판 마켓 솔드아웃은 스니커즈 기반의 멀티 공간인 ‘솔드아웃 성수’를 활용해 다양한 예술과 문화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
◇ 삼성물산 패션부문ㆍ코오롱Fnc, 젊은 아티스트와 협업 진행

국내 패션 대기업에 속하는 삼성물산 패션부문과 코오롱FNC 또한 패션과 아트의 만남이란 트렌드를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컨템포러리 멀티숍 브랜드인 비이커(BEAKER)는 지난 6월 회화부터 오브제까지 다양한 비주얼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는 ‘낭만파 비주얼 토탈 아티스트’ 275C 작가와 협업했다. 비이커는 협업 컬렉션의 콘셉트를 미국의 과거 보이스카우트 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보헤미안 버드 베이스캠프(Bohemian Bird Basecamp)’로 잡았다.
특히 비이커는 피그먼트 다잉, 피그먼트 워싱 등 빈티지한 컬러감을 중심으로, 275C 작가의 팝아트적이고 위트있는 그래픽을 더해 신선하고 즐거운 감성을 극대화해 주목받았다. 또한 귀여운 새 모양의 로고, 캠핑 로프 등 그래픽 자수와 프린트로 포인트를 줘 시선을 모았다.
해당 협업 컬렉션은 반팔 티셔츠, 원피스, 점프슈트, 카디건, 쇼트 팬츠 등 의류는 물론 캠프백, 볼캡, 스카프 등 액세서리 상품으로 구성해 인기를 끌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이하 코오롱FnC)이 전개하는 여성 핸드백 브랜드 ‘쿠론’은 지난 4월~6월까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롯데백화점 부산점, 스타필드 하남점에서 각각 ‘플로럴 원더랜드(Floral Wonderland)’ 프로젝트 팝업을 진행했다.

‘플로럴 원더랜드’는 쿠론이 올해 상반기 디자인 테마인 ‘플라워 가든’에서 영감을 받아 일러스트레이터 손정민 아티스트와 협업해 선보인 아트 & 문화 결합 프로젝트다. 5월 열린 롯데백화점부산점 팝업 장소에는 배우 신민아가 쿠론의 ‘베이 토트’ 백을 착용하고 등장해 많은 인파가 몰리기도 했다.
쿠론이 생겨난 4월의 탄생화 ‘프리뮬라(설앵초)’를 모티브로 한 프래그런스, 주얼리, 참 장식, 슈즈 등의 스타일 에디팅 아이템과 쿠론 x 손정민 협업의 ‘프리뮬라’ 컬렉션 가방도 전시해 호응을 얻었다.
◇ 신세계인터내셔날, 플랫폼 ‘아트빌리지’ 런칭해 아트시장 참여

최근 패션&뷰티 전문기업인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아트 작품을 거래하는 플랫폼을 런칭해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자사몰 에스아이빌리지(S.I.VILLAGE)에 빅데이터를 활용한 아티스트 큐레이션 플랫폼 ‘아트빌리지(ART VILLAGE)’를 지난달 8일 런칭했다고 밝혔다.
아트빌리지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글로벌 성장 잠재력이 높은 작가를 선정한 후 대중에게 작가의 세계관과 작품을 소개하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예술작품에 대한 관심은 있지만 어떤 작품을 구입하면 좋을지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획됐다.
아트빌리지의 가장 큰 장점은 수많은 예술품의 홍수 속에서 유망 작가를 콕 찍어 소개한다는데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는 오리지널 작품의 가격이 너무 고가이기 때문에 글로벌 성장 잠재력을 가진 국내 유망 작가를 빅데이터를 통해 선정한다. 빅데이터 분석은 아트큐레이션 전문 컨설팅 업체가 진행한다.
다양성을 위해 구상, 추상, 사진, 조각 등 분야별로 아티스트를 구성한 후 전시, 아트페어, 컬렉터, 아트콜라보 등 아트마켓에서의 성과와 미술관 초대전 이력, 해외 전시 이력, 국내외 전문 아트미디어 평가 등 미술사적 가치를 기반으로 유망 작가를 최종 선정한다.
앞으로 아트빌리지는 사람들이 작가의 세계관을 제대로 이해하고 작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아티스트에 대한 장기간 깊이 있는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컨텐츠를 축적해 제공한다. 단순한 판매 플랫폼이 아닌 작가와 대중을 연결하는 소통 창구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매월 1명의 작가를 선정해 작가의 세계관과 작품에 대한 여러 측면의 동영상을 2주 동안 선공개한 후 신작을 포함한 다수의 원화컬렉션을 발매한다. 작품은 동영상 공개 후 2주가 지나야만 구입할 수 있다. 동영상에는 작가에 대한 자세한 정보와 함께 작가의 작품철학, 작품에 대한 인상과 느낌, 표현기법, 변화와 실험에 대한 다양한 내용이 담겨있다. 기획전 종료 후에는 브랜드관에 작가의 작품과 컨텐츠를 노출해 작품에 대한 마케팅을 지원한다.
첫 번째로 진행한 기획전은 김덕기 작가다. 김덕기 작가는 25년여 간 작품활동을 이어온 우리 나라의 대표적인 중견작가로 그의 작품에는 가족의 행복, 인간과 자연의 공존에 대한 성찰이 담겨있다. 선공개된 20여 개의 동영상을 통해 김덕기 작가의 작품세계를 자세히 알아볼 수 있으며, 독점 공개된 신작 시리즈를 만나볼 수 있다.
아트빌리지는 김덕기 작가를 시작으로 매월 새로운 아티스트를 소개한다. 8월 중순에는 사진과 회화를 융합한 작품세계를 보여주는 고상우 작가, 9월에는 사진과 조각을 융합한 새로운 시도로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는 권오상 작가, 10월에는 드로잉과 애니메이션 영상을 기반으로 작품세계를 형성한 박광수 작가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아트는 디지털 시장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NFT 시장의 대두로 디지털 아트 시장은 더욱 뜨거워지는 분위기다. 이에 디지털 아트를 감상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 시장도 함께 꿈틀거리고 있다. 카카오의 블록체인 기술 계열사 그라운드X(대표 양주일)는 지난 5월 디지털 액자시장의 강자인 ㈜엘팩토리(대표 이경태)와 디지털 아트 및 NFT 감상 서비스 제공을 위한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다.

그라운드X는 이번 업무협약으로 디지털 아트 및 NFT 유통 서비스인 ‘클립 드롭스(Klip Drops)’에서 유저가 구입한 작품을 엘팩토리의 디지털 액자 ‘블루캔버스’와 ‘아티비아’로 감상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게 됐다.
기존의 디지털 액자가 USB를 통해 직접 연동되는 제품인데 반해 엘팩토리의 블루캔버스, 아티비아 디지털 액자는 모바일 앱을 통해 무선으로 구동돼 사용자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높여 양사간 서비스 성장에도 중요한 선순환을 유도한다.
유저들은 클립 드롭스와 블루캔버스를 연동시켜 본인이 소유한 디지털 아트와 NFT 콜렉터블스를 다양한 크기의 디지털 화면으로 감상할 수 있어 보다 풍부한 예술 경험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양사는 향후 오프라인 전시 디스플레이 협력 등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그라운드X는 엘팩토리와의 협약으로 디지털 아트를 기존의 미술 전시 작품처럼 일상 속에서 실물로 감상할 수 있게 됐다. 클립 드롭스 유저들이 NFT와 디지털 아트의 새로운 가치를 체감할 수 있도록 감상 경험을 확대하고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방침이다.
그라운드X는 ‘클립 드롭스’를 통해 누구나 손쉽게 디지털 아트를 감상하고 소유할 수 있는 건전한 환경을 조성하고, 아티스트들을 적극 지원하는 크리에이터 경제 기반을 만들어가고 있다. LG 스마트TV로 디지털 아트 감상이 가능한 ‘드롭스 갤러리’ 앱을 출시하고 유저들에게 새로운 아트 경험을 제공하는 한편, 아트페어 참가 등을 통해 디지털 아트 및 NFT 시장 저변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이처럼 최근 아트는 대형 유통기업은 물론, 패션, 뷰티 업계를 비롯해 온라인 플랫폼과 디지털 디스플레이 업계까지 협력하면서 산업 전반에 걸쳐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이로써 아트는 점차 그 영향력이 강화돼 사람들의 일상 생활 속 깊이 더욱더 파고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