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명동 상권이 새로운 세력의 부상으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코로나팬데믹 이전에 서울 명동 상권 최고의 인기는 코스메틱 부문이 누렸다면 코로나팬데믹 이후에는 패션 업종과 올리브영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여기에 명동역과 연결된 대형 건물인 밀레오레의 저층부가 새로운 상업시설로 개발이 추진되면서 일대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명동 상권의 코스메틱 매장들은 코로나팬데믹 이후 빠른 회복세를 보였지만, 지금까지 그 이전의 최고 수준까지 올라오진 못했다. 로드숍 화장품 브랜드의 인기가 예전같지 않은 점도 있고, 해외 관광객이 더 이상 늘고 있지 않는 점도 이유지만 무엇보다 H&B 브랜드인 올리브영의 초강세가 코스메틱 매장의 매출 부진을 만든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올리브영은 뷰티, 헬스&푸드, 라이프스타일 등이 메인 카테고리인 H&B(Health&Beauty) 브랜드로 이 가운데 뷰티 비중이 가장 크다.
현재 올리브영은 명동 상권에서 6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인 매장인 명동성당 인근의 명동타운점으로 이곳은 매월 80~90억원대라는 상상을 초월하는 매출을 보이고 있다. 최고 한달에 매출 100억원을 달성한 적도 있었다는 후문이다.
명동 상권 관계자에 따르면 “명동 상권에 있는 올리브영은 막강한 파워를 지니고 있다. 명동성당 인근 매장이 가장 매출이 높은 곳으로 요즘 월 매출 80억원대를 달성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명동 상권에 있는 올리브영 6개 매장의 연간 매출을 모두 합하면 2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올리브영 6개 매장 연간 2천억원,이미스 월 16억 매출
이처럼 올리브영은 명동에서만 매출 2000억원대를 달성하면서 명동 상권의 전체 코스메틱 매장 매출을 빨아들이고 있다. 코스메틱 브랜드들이 제때 경쟁력을 강화하지 못한 점도 있지만 올리브영의 파워가 워낙 강하다 보니 한없이 밀리고 있는 게 실제 상황이다.
또 하나 코로나팬데믹 이전과 이후에 달라진 점은 패션 매장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패션 매장 전체가 모두 매출이 잘 나오는 게 아닌, 신선하고, 감각적이면서 해외 고객에게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는 브랜드들이 매출을 주도하고 있다.

패션 매장 가운데 가장 매출이 높은 브랜드는 잡화 아이템이 강한 이미스(EMIS)이다. 지난해 12월 명동 중앙로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한 이미스는 월 매출 16억원대를 보이고 있다. 하루에 1억원을 달성하는 날도 있다. 이미스의 명동 플래그십 스토어는 복층 구조로 1층에는 볼캡과 에코백 등의 베스트셀러 잡화류로 구성했고, 2층 공간에는 다양한 어패럴 제품과 펫 라인을 구성해 다양성을 한층 강화해 문을 열었다.
이미스가 기록적인 매출 달성이 가능한 이유는 해외 관광객이 대량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부피(크기)가 작은 모자와 가방 아이템을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패션 매출이 높은 브랜드 매장은 마리떼프랑스와저버(이하 마리떼)와 MLB이다. 마리떼는 지난 3월 8일 오픈해 첫 금토일 3일간 1억 2000만원이라는 매출을 기록했다. 이후에도 매출 고공행진이 이어져 한 달간 매출 12억원대를 달성한 것으로 파악됐다. MLB 역시 월 14억원대 매출을 보이고 있다. 여전히 모자가 매출을 주도하면서 고유의 모노그램 재킷, 그래픽 티셔츠 등이 매출을 이끌고 있다.

앞서 언급한 브랜드들 보다 먼저 오픈한 패션 편집숍 ‘에이랜드’는 월 매출 8~9억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에이랜드’는 코로나 엔데믹 직후인 2022년 5월에 동 중앙로에 아디다스가 사용하던 4층짜리 400평 규모의 건물을 계약해 문을 열었다. 당시 명동 상권에 국내외 고객 유동이 많지 않았지만 공실이 많고 문을 연 매장이 많지 않아 오히려 높은 희소성에 고객들이 몰려 첫 달부터 높은 매출을 보였다.
최근 ‘에이랜드’는 미국, 일본, 태국 등 해외 오프라인 비즈니스를 강화해 외국인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에 속한다.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은 해외의 ‘에이랜드’ 매장보다 한국의 문화를 느낄 수 있는 국내 매장을 자연스레 찾게 되면서 구매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캐주얼 편집숍 브랜드 ‘엠플레이그라운드’가 명동 엠플라자 건물 지하 1층에서 월 5억원대 매출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1일 오픈한 엠플레이그라운드는 300평 크기의 매장에 자체 생산과 국내외 소싱을 병행해 패션과 잡화, 액세서리, 라이프스타일 제품까지 폭넓은 제품력을 갖춰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여기에 저렴한 가격이 도 하나의 강점으로 작용해 오픈 첫달부터 기대 이상의 높은 매출을 달성하고 있다.
◇ 슈마커플러스 연간 65~70억원, 탑텐 월 12억원 매출
여기에 명동 상권에서 신발 비중이 높은 브랜드들도 높은 매출을 기록해 주목받고 있다. 먼저 신발편집숍 ‘슈마커플러스’는 지난해 한해 동안 65~70억원대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슈마커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슈마커플러스’는 나이키, 아디다스, 뉴발란스 등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와 반스, 컨버스 등 캐주얼 브랜드는 물론 온라인 전문 브랜드, 해외 직소싱 브랜드 등 기존의 마켓에서 볼 수 없었던 다양한 브랜드의 상품을 구성한 점이 특징이다.

슈마커플러스의 맞은편에 자리한 스포츠 브랜드 뉴발란스 매장도 신발이 매출을 주도하면서 월 10억원대의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명동에 5개의 매장을 갖고 있는 ABC마트도 전체 매장이 모두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명동 중앙로 매장은 월 12억원 가까운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이 밖에 신성통상의 SPA 브랜드 탑텐도 명동에서 월 12억원대라는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명동 상권에서 코스메틱 분야가 약해지는 사이 패션 분야가 빠르게 부상해 보완하는 역할을 통해 전체 상권 분위기를 주도하는 모습이다.
최근 명동 상권이 또 하나의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일면서 유통 업계의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바로 서울 지하철 4호선 명동역과 연결된 옛 밀레오레 건물 하층부가 새로운 쇼핑시설로 거듭나기 때문이다. 오는 8월경 새로운 쇼핑 시설로 옷을 갈아입는 이곳의 이름은 씨티오브드림즈 명동점이다.

씨티오브드림즈는 이랜드 출신의 정주현 대표가 동료들과 만든 기업으로 서울 건대 스타시티를 비롯해 제주 칠성로, 서울 홍대 와이즈파크에 각각 지점을 두고 있다. 씨티오브드림즈는 500평에서 2000평대 규모의 콤팩트한 쇼핑 시설로 도심에 주로 오픈해 최신 트렌드를 이끄는 패션, 뷰티, 라이프스타일, F&B브랜드를 앵커 테넌트로 구성해 성공적인 운영을 펼치고 있다.

◇ 씨티오브드림즈 명동점 오는 8월 오픈, 명동 상권 중심축 이동 전망
씨티오브드림즈의 4번째 지점인 명동점은 밀레오레 건물 저층부의 전체 1200평 규모이다. 전용 면적은 층당 350평 크기이다.
최근 이곳은 전면 리뉴얼 공사에 돌입해 오는 8월 그랜드 오픈을 계획하고 있다. 4월 중순 현재 각 층별 핵심 자리는 이미 발빠르게 움직인 브랜드들이 입점 계약을 완료한 상태이다. 대표적으로 1층의 200평 공간에는 국내 1등 H&B 브랜드가 일찌감치 계약을 완료했다.
씨티오브드림즈 명동점은 현재 명동 상권에서 패션이 주도하고 있는 만큼 전체 테넌트의 중심은 패션으로 정했다. H&B 브랜드 한 개, 카페 브랜드 한 개 외에 나머지 공간 전부는 패션 브랜드로 구성한다는 전략이다.

이처럼 세계 최고의 상권 중에 하나인 서울 명동 상권에 대형 쇼핑시설이 들어선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다양한 브랜드들이 씨티오브드림즈 명동점에 노크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상위권에 속하는 패션 스트리트 브랜드, 신발편집숍 브랜드, SPA 브랜드, 패션 편집숍 브랜드, 카페 브랜드 등이 입점 조건을 높고 구체적인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명동 상권에 대해 관계자들은 향후 씨티오브드림즈 명동점 오픈을 계기로 다시한번 상권의 중심축이 예전처럼 4호선 명동역 방면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처럼 씨티오브드림즈 명동점은 국내외 고객들이 모두 선호하는 앵커 테넌트를 성공적으로 유치한다면 명동 상권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쇼핑시설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