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전 세계 1100명의 화장품 과학자가 참여한 가운데 진행된 ‘제33회 세계화장품학회(IFSCC Congress)’에서 언급된 뷰티 시장의 10대 키워드가 발표됐다.
당시 세계화장품학회는 ‘미용 분야에서 유행하는 것’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고 10개의 키워드를 선정해 내놓았다. 발표된 핵심 키워드는 마이크로바이옴, 마사지와 웰니스&촉감, 첨단 기술과 분석 디지털 도구, 감각적 체험, 약물 투여 체계, 생물학적 표적, 자연 유래 성분, 모발의 발전, 지속가능성, 자외선차단제 등 10개였다.
이들 키워드는 2023년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 유독 눈길을 끈 변화로, 전문가들은 해당 트렌드가 2024년에 더욱 완성도 높은 형태로 구현되고 발전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01 마이크로바이옴, 뷰티 업계에 가능성 제시
우선 첫 번째로 제시된 제2의 게놈(Genome)이라고 불리는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은 일반적으로 미생물(Microbe)과 생태계(Biome)를 합친 말로 정의된다. 화장품 업계에서는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을 미생물을 이용한 소재(의약품)와 마이크로바이옴을 조절하는 기술로 이해하고 있다.
지난 2010년 이후 유전제 분석 기술이 발달하면서 기존에 분석이 불가능했던 미생물 영역이 분석 가능해지면서부터 마이크로바이옴 소재가 주목받기 했다. 특히나 코로나 이후 건강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지속적인 연구개발이 이뤄진 분야이기도 하다.
2024년에도 이러한 마이크로바이옴 소재를 적용한 화장품 개발과 실제 효능 검증을 위한 연구개발이 계속될 전망이다. 이미 코스맥스, 한국콜마, 유씨엘 등 전문 제조사들은 물론, 아모레퍼시픽 등 대기업들도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지놈앤컴퍼니, 잇츠한불 등이 신소재 성분을 적용한 제품을 출시 중이다.
02 힐링 더해진 ‘홈케어 시장’ 성장세 가속화
두 번째로 제시한 마사지와 웰니스&촉감은 코로나 이후 성장한 홈케어 시장의 성장과 다양한 도구의 활용, 그리고 몸뿐 아니라 마음까지 케어 하는 감각적인 화장품의 영역으로 이해할 수 있다.
실제로 최근 민텔이 발표한 2024년 글로벌 뷰티 및 퍼스널 케어 시장에 영향을 미칠 세 가지 주요 트렌드 중 하나로 정신적인 웰빙과 외모가 서로 연결되는 ‘심신의 아름다움’을 트렌드로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심리적 웰빙과 피부 건강 사이의 관계를 탐구하는 심리 피부학, 마음과 피부의 연결에 초점을 맞춘 뉴로코스메틱과 같은 키워드가 주목받을 전망이며 뷰티 웨어러블 기기는 스트레스 수준과 피부 건강에 대한 실시간 피드백을 제공해 마음과 피부의 연결을 강화하는데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03 첨단 기술의 도입… 디바디스 등 폭발 성장 예고
세 번째로 제시된 첨단 기술의 도입도 2024년에는 더욱 구체화되고 강력하게 소비자들에게 어필될 전망이다. 이미 증강현실을 적용한 다양한 화장품 디바이스가 개발돼 시장에 안착하고 있고, 개인뿐 아니라 피부측정과 분석 등에 관련 디바이스가 활용되며 화장품 시장의 진일보한 미래를 예고하고 있다.
또한 AI의 적용으로 가상 모델과 이를 통한 화보와 영상, 더 나아가 홈페이지에 댓글과 고객 대응까지 AI가 대신해주는 시대가 열리면서 화장품 업계의 첨단 기술 도입은 대세가 되고 있다. 인공지능 분야는 민텔도 주목했다.
‘인공지능이 뷰티 산업에 혁신을 일으키고 제품 개발을 가속화해 더 다양한 타깃을 포용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될 것’이란 예측이다. 실제 최근 인공지능은 데이터를 분석하고 패턴을 학습하며 인사이트를 도출함으로써 윤리적 문제를 해결하고 신제품 개발 속도를 높이는 데 도움을 주는 방식으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04 향 관련 제품 & 더마코스메틱, MZ세대 열광
네 번째로 제시된 키워드인 ‘감각적인 체험’은 두 번째 제시된 키워드와 연결된다. 단순히 피부 상태의 변화에만 머물지 않고 힐링 영역으로도 활용 가능한 화장품의 변화가 찾아오고 있음을 의미한다. 스트레스로부터 한발 벗어난 힐링 영역에서 적용할 수 있는 향 등이 대표적인 예다. 코로나 상황 종료 이후 향 관련 제품들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스몰 럭셔리를 추구 하는 MZ세대들이 인디 향수에 열광하고, 관련 시장은 크게 성장했다.
또한 코로나 이후 홈케어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더마코스메틱이 스킨케어 시장에서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기도 했다. 실제로 더마코스메틱 시장은 코로나 이전 대비 10% 이상 성장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국내 화장품의 주요 수출 품목으로 등극해 이른바 ‘K-더마’라는 신종어를 만들어 냈다.
05 바이오 산업 결합… 피부 침투 통해 기능 업↑
다섯 번째 제시된 약물 투여 시스템의 화장품 도입은 최근 화장품 트렌드 중 가장 주목 받는 부분 중 하나로 꼽힌다. 약물의 투여 시스템은 유효 성분의 실제 효과로 구현되는 가장 중요한 기술에 속하고, 이러한 시스템이 화장품에도 적용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진피층까지 침투해 피부의 재생을 돕거나 노화를 예방하는 꿈의 화장품에 도달하기 위한 기술 노력이 이에 속한다.
대표적인 예로 국내 펩타이드 바이오 기업인 셀아이콘랩이 독자 개발한 진피전달기술인 ‘더미셔틀(DermiShuttle)’은 진피 도달 시간이 3시간 내 이뤄지는 등 시간대별 진피 전달률, 경피흡수경로 등 기존 진피흡수연구와 다른 새로운 결과들을 이미 해외 유명 박람회에서 소개하며 주목 받고 있다. 이러한 연구개발 노력과 실제 해당 기술이 적용된 화장품이 2024년에도 더욱 다양하게 출시돼 소비자들과 만날 전망이다.
06 효능 성분에 대한 신소재, 신성분 연구개발 활기
여섯 번째 키워드로 제시된 생물학적 표적은 화장품의 진화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예로 평가된다. 생물학적 표적(生物學的標的, 영어: biological target)이란 내인성 리간드 또는 약물 등 일부 다른 실체가 지시 및 결합해 그 행동 또는 기능의 변화를 초래하는 살아 있는 생물체 내의 모든을 것을 의미한다. 즉, 정확하게 원하는 효능을 구현할 수 있는 성분의 연구와 이를 피부에 침투시키는 과정을 의미한다.
피부 침투율을 높인 기술과 결합한 신성분이 피부에 정확하게 효능을 발휘하는 성분으로 실제 효과를 낼 수 있는 화장품 관련 연구개발 노력이 계속 이어지고 있고, 이를 구현하는 실제 증명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신소재, 신성분 연구개발이 활기를 띄고 있으며, 이를 실제 피부에 침투해 효능을 높이는 제품들이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07 가치소비 인식… 자연 친화적 제품 출시 확대
자연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가치소비가 중요한 소비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기업들의 사회적 책임이 확대되고, 이것이 화장품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친환경 성분은 물론, 패키지와 포장재까지 모두 친환경 소재로 변화되고 리필용 화장품이 등장했으며, 환경을 위한 다양한 화장품 기업들의 캠페인과 탄소배출량 감소, 플라스틱 제로화 추진 등 시대가 원하는 변화에 적극적으로 변모하고 있다.
특히 국내 자생 식물을 활용한 원료 개발이 화두가 되면서 한국콜마, 코스맥스, 유씨엘 등 국내 대표 화장품 전문제조사들은 앞 다퉈 관련 신성분 개발에 노력하고 있으며, 최근 다양한 성과들로 국내는 물론, 세계 시장에 상용화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2024년에도 계속 이어지면서 화장품이 가고자 하는 최종 종착지인 ‘진정한 아름다움’에 한 발 더 다가갈 전망이다.
08 다양한 기능의 니즈 반영…샴푸 시장 변화도
여덟 번째 키워드로 제시된 모발 발전은 샴푸시장의 변화로 설명 가능하다. 고령화 시대가 열리면서 탈모와 모발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커지고, 각종 스트레스 증가로 남성뿐 아니라 여성과 젊은 세대들까지 관련 고민이 깊어지면서 한단계 진화된 샴푸 제품들이 출시돼 관심을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2022년 국내 최초로 모다모다가 선보인 갈변 기능을 겸비한 새치 커버 샴푸를 꼽을 수 있다. 모다모다는 7년 동안 과일의 갈변 현상을 일으키는 폴리페놀 성분을 활용한 샴푸를 연구해 ‘새치 케어 갈변 샴푸’를 개발했다. 출시 2년 만에 4개 대륙에 진출하고, 누적 판매 380만개를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으며 다양한 경쟁 브랜드 탄생을 만들면서 새치 커버 샴푸라는 새로운 카테고리까지 탄생시켰다.
최근 모다모다는 새로운 폴리페놀 공법 ‘블랙 체인지 콤플렉스 EX’를 적용해 새치 커버는 물론, 두피, 손상모까지 멀티 케어가 가능한 2세대 새치 샴푸 ‘제로 그레이 블랙 샴푸’를 론칭해 또 한번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러한새로운 시도들은 2024년에도 더욱 진화된 형태로 샴푸 시장은 물론, 전체 헤어케어 시장에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
09 화장품 업계 ‘지속 가능’ ‘핵심 가치’로 자리매김
아홉 번째 키워드로 제시된 지속가능은 국내 화장품 업계는 물론, 전세계 화장품, 더 나아가 기업들이 추구하는 핵심 가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속가능이란 자연이 다양성과 생산성을 유지하고, 생태계를 균형 있게 유지하는 게 가능한지 연구하는 것을 뜻한다. 코로나 상황 이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면서 지속가능성이란 화두는 화장품 업계의 핵심 가치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국내 화장품 기업들은 화장품 효능 연구뿐 아니라 성분과 용기, 패키지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환경 친화적으로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다양한 폐기물을 줄이는 데에도 노력하고 있다. 또한 소비자들과 함께 인식 개선을 위한 다양한 캠페인을 전개하면서 환경의 중요성을 세상에 알리고 실제 일상에서 작은 실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대표적인 캠페인으로 화장품 업계가 전개 중인 공병 캠페인 등이 있다.
이와 함께 기업들은 1년간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노력들을 보고서 형태로 제작해 기업 가치를 높이는 활동도 확대되고 있다. 지속가능성은 앞으로도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최대 과제로 인식되며 2024년에도 더욱 많은 기업들의 참여 속에 화두가 될 전망이다.
10 자외선차단제 인기 지속…시장경쟁 치열
마지막 열 번째 키워드로 제시된 자외선 차단제는 진화된 선케어 시장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코로나 상황 종료와 함께 급성장한 자외선 차단제 시장은 외출 빈도가 높아지면서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가벼운 사용감과 간편한 사용을 위한 선스크린과 선스틱 등의 성장은 물론, 선팩트와 쿠션 등 사용감에 초점을 맞춘 제품들도 인기를 모으고 있다.
특히 한국의 자외선 차단제는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얻으면서 국내 화장품 전문제조사인 한국콜마의 시장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으며 현재는 세계 1위 자외선 차단제 제조사로 등극하기도 했다.
또한 관련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전문제조사들은 앞 다퉈 신성분, 신소재 개발에 나서고 있으며, 더 나아가 내부 시스템 개편을 통해 관련 시장 공략을 추진 중이다.
성분 역시 단순히 자외선을 차단할 뿐 아니라 다양한 전자기기의 전파 등을 차단하고 아이들도 사용할 수 있는 안전한 성분 적용으로 누구나 매일 사용하는 데일리 케어 품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24년에도 자외선 차단제 시장이 급성장 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에 따라 관련 제품 출시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