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5월 15,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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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침몰하는 타이타닉이다.

‘침몰하는 타이타닉, 무엇으로 채워 재부상시킬 것인가?’ 백화점의 위기를 대변한 표현이다. 백화점이 현 상태가 계속된다면 몰락할 수 있다는 전망에 유통업계 대다수가 고개를 끄덕일 정도로 이들의 어려움이 코앞 현실로 다가와 있다.

올해 들어 국내외 백화점들이 매출 감소로 폐점한다는 소식이 연일 전해지고 있다. 미국과 일본, 영국은 물론 신흥 국가인 중국도 백화점들의 실적이 참담하기는 마찬가지다. 국내는 롯데가 처음으로 일부 점포를 중단하거나, 매각을 결정해 어두운 시장 상황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백화점인 ‘시어스’는 2017년 한 해에만 250여개 매장을 폐쇄했다. 올해도 ‘시어스’는 백화점과 마트 포함 100여 개 매장의 문을 닫을 계획이다. ‘시어스’와 함께 미국의 대표적인 백화점인 ‘메이시스’도 마찬가지다. 작년 한해 동안 100여 개 매장을 폐쇄했고, 올해도 폐점하는 점포가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유명 백화점 체인 중 하나인 ‘카슨스’도 지난 4월 164년 역사를 마감한다고 밝혔다.

시카고에 본사를 둔 카슨스 백화점의 모기업 ‘본톤’ 미 전역에 남아있는 카슨스 매장 50여 곳은 오는 8월 말 부로, 카슨스 외 ‘보스턴 스토어, ‘영커스’ 등 267개 백화점도 순차적으로 모두 폐쇄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에는 뉴욕의 고급 백화점 중 하나인 로드앤테일러(Lord & Taylor)가 지난 1914년 오픈한 맨해튼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105년 만인 2019년에 문을 닫는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유통 전문가들은 현재부터 멀지 않은 5년 내 1000곳 이상의 백화점이 문을 닫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백화점 시대는 확실히 저물었다는 표현을 아끼지 않고 있다.

롯데 동대문 피트인도 대표적인 비효율 점포로 내부 공실이 잦아 고민에 빠져 있다

백화점 폐쇄, 미국, 영국은 물론 일본, 중국에서도 연일 나타나
일본 백화점도 쇠락의 길로 접어든지 오래다. 2017년 미츠코시와 한큐에서 6개 점포의 문을 닫았고 미쓰코시는 올해도 지바, 다마, 마쓰도 지역 점포 문을 닫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올해는 세이부, 이세탄, 마루에이 등에서도 일부 점포를 폐쇄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도 마찬가지다. 최근 국내 한 일간지는 영국 런던의 최대 쇼핑 거리로 손꼽히는 옥스퍼드 스트리트에 존 루이스, 하우스 오브 프레이저, 데번햄 등 나란히 들어선 대형 백화점들이 경영 악화로 최악의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 중 169년의 역사를 지닌 하우스 오브 프레이저 백화점은 최근 영국 내 59개 점포 중 31개를 폐쇄하기로 결정했다는 것.

또한 존 루이스는 자사 슈퍼마켓 체인인 웨이트로스와 연계해 온라인 판매 강화, 획기적 물류 시스템 구축 등에 투자하고 나섰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흑자에서 올 상반기에는 이익이 제로 수준으로 오히려 더 악화됐다고 발표했다.

중국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백화점과 슈퍼마켓을 비롯한 소매점 120곳이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완다백화점이 10개, 톈훙상창 3개 등 백화점 25곳이 폐쇄됐다. 완다그룹은 광저우시 쩡청구, 둥관시, 포산시, 장먼시 점포 폐쇄에 이어 최근 판위구 지점도 폐쇄했다. 광둥성에서만 네 번째다. 완다그룹은 앞으로도 채산성이 낮은 점포 를 추가로 폐쇄하고, 실적이 부진한 일부 점포는 영업 면적을 축소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너지는 백화점, 가장 많은 점포를 소유한 롯데가 가장 먼저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롯데, 신세계, 현대 실적 악화 가속, 롯데 지점 폐쇄 및 매각 나서
우리나라도 이제 예외는 아니다.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모두 전체 실적이 부진의 늪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가운데 롯데가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결국 국내 최다 점포를 보유 한 롯데백화점은 전체 34개 점포 중 6개점의 문을 닫기로 한 것이다. 이중 안양점, 부평점, 인천점은 확실시 됐고, 나머지 3개는 매각을 놓고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안양점은 현재 엔터식스에 매각 협상이 추진되고 있고, 부평점과 인천점은 2013년 롯데가 인천시로부터 신세계가 운영하던 인천터미널점을 사들여 독과점 문제로 공정거래위원회가 매각을 지시했던 점포다. 롯데는 이들을 경쟁 백화점보다는 쇼핑몰과 아웃렛 전문 업체에 영업권 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의 청주와 대구 영플라자 또한 대표적인 골치거리다. 청주 영플라자는 한 때 평당 월 매출을 말하는 평효율이 400만원까지 기록했던 전국 수위권에 드는 지점이었다. 하지만 현대백화점과 롯데아울렛이 들어서면서 백화점 고객들이 새로운 상권으로 이동했다. 지금은 전국 최하위권에 머물며 대표적인 비효율 지점으로 전락했다.

롯데는 지난해 청주 영플라자가 4억원대 적자를 보여 현재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 영플라자 또한 롯데는 직접 운영을 포기한 상태다. 롯데는 자진 철수하고 전체를 타 운영사에 넘기는 것으로 결정하고, 통임대를 받을 업체를 찾고 있다. 하지만 2억원대 초반 임대가를 제시했지만 쉽게 임차인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롯데가 2016년 야심차게 선보인 유통 전문점 ‘엘큐브’의 향방을 놓고도 고민이 깊다. 미니백화점이라는 콘셉트로 상권과 고객에게 맞는 MD를 통해 지역 깊숙이 파고든다는 엘큐브의 사업전략이 최근 실패한 모델로 치부되는 분위기다. 1호점이었던 홍대점의 경우 지난 4월 실적 부진으로 넷마블스토어를 입점시키면서 게임전문관으로 전환시켰다.

애초 지향한 패션전문점을 접고, 게임전문관으로 바꾼 것이다. 이 마저도 만족스런 결과에 도달하지 못해 현재 통임대를 받을 업체를 찾아 나섰다. 나머지 서울 이대와 가로수길점, 세종과 부산점도 실적 부진은 마찬가지다. 롯데는 엘큐브 사업권을 인수할 수 있는 기업을 찾고 있으며, 대형 매장을 운영하는 SPA 브랜드를 가장 적합한 것으로 보고 여러 업체와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내 백화점 지난해 실적 낙제점, 역신장과 요율 하락 이어져

국내 백화점의 지난해 전 지점 실적을 보면 한창 성장기와 비교하면 참담한 수준이다. 업계 자료에 따르면 롯데는 역신장, 현대백화점은 성장이 멈춘 상태인 신장률 제로를 기록했다. 신세계만이 유일하게 두 자릿수 신장률을 보였지만, 이마저도 강남점 증축과 신규 점포인 경남 김해점이 아니었다면 결과가 좋지 않긴 마찬가지였다는 의견이다.

자료에 따르면 롯데는 34개 점포 중 4개만이 신장하고 나머지 모두 전멸하는 역신장을 기록했다. 신세계는 13개 점포가 연중 내내 역신장과 신장을 오가며 반복하다 전체적으로는 15% 신장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증축한 강남점과 신규 점포인 김해점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보고 있다. 현대는 15개 점포 가운데 7개 신장, 8개 역신장을 기록해 신장률이 제로다. 매년 신장하던 현대가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고 멈추게 된 것이다. 나머지 갤러리아백화점과 AK플라자도 마찬가지 1%대라는 매우 낮은 신장률을 기록했다.

백화점의 평효율은 수년 전부터 감소했다.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3사 평효율 평균이 2012년 319만대에서 2014년 302만원대로 떨어진 것이다. 이는 현재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한때 쇼핑공간의 대명사였던 백화점은 고객들의 쇼핑 패턴이 변화하고, 온라인 쇼핑이 대세를 이루면서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영원할 것 같던 백화점의 위상도 다양한 플랫폼과 경쟁 업태의 등장, 온라인 쇼핑의 급성장으로 인해 짧은 기간에 급격한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모바일과 GPS의 발달로 골목골목 찾아다니며 쇼핑을 즐기는 인구가 늘고 있고, 답답한 백화점이 아닌 상대적으로 탁 트인 복합쇼핑몰이나, 그리고 자연을 느낄 수 있는 넓고 쾌적한 공간을 지난 라이프스타일 쇼핑센터를 찾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에서는 우리나라의 백화점들이 일본과 미국 등 해외와 달리 대형 백화점 3사가 전국 상권을 여전히 탄탄하게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전면적 폐쇄 등의 극단적 상황까지 치닫지는 않을 것이란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부진 백화점의 매각, 운영권 포기로 인한 통임대 제안 등 일부 점포를 전면 폐쇄하는 방법으로 대안을 찾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백화점,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 소비를 유도하라
백화점의 쇠락은 예견된 결과다. 백화점이 시대적 트렌드와 소비자 패러다임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고 과거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업계 다수는 백화점이 기존 유통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전체를 보지 못하고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떤 트렌드가 뜨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따라서 백화점이 다시 성장하려면 백화점이라는 단어의 의미인 ‘백(百)가지 재화를 판매하는 곳’처럼 요즘 사람들이 좋아하는 상품 정보, 생각, 문화 등 사람들의 백가지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볼 수 있는 시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즉 한가지 분야가 아닌 금융, 경제, 교육, 산업, 유통, 학문, 의학, 트렌드를 종합적으로 변화를 읽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

백화점에게 라이프스타일 MD를 실현해야 한다고 하면 일부 백화점 바이어는 리빙 브랜드나 생활 용품 아이템을 구성하는 것으로 착각한다. 사람들이 백화점에서 진정 라이프스타일을 소비할 수 있도록 즉, 사람들의 인생과 삶을 즐길 수 있도록 큐레이팅하는 것을 의미한다는 이해가 필요하다.

라이프스타일 컨설팅 전문가 비앤오마인드의 김지한 대표는 사람들이 60~70년대에는 상품을 소비했고, 80~90년대는 서비스를 소비했다. 그리고 90~2000년대에는 체험과 시간을 소비하다,  2010년부터 현재는 사람들이 자신의 의식과 취향을 소비하고 있다고 말한다.

김 대표는 “현재 중장년층 소비자는 노후 준비에 생각이 포커스돼 있다. 이들은 인생을 건강한 삶으로 채우려고 한다. 또한 인간적, 윤리적, 친환경적, 도덕적인 것을 소비하기를 원한다”면서 “백화점이 이러한 트렌드를 캐치해 휴머니즘과 친환경 테넌트, 건강관련 콘텐츠를 통해 조화롭게 MD하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백화점에는 이미 병원과 건강검진 센터가 입주해 있다. 100세 시대에 삶의 여유가 있는 중·장년층은 백화점에 가서 건강을 체크하고, 쉬고, 먹고, 즐기고자 하는 니즈가 있는 것이다. 여성들도 마찬가지다. 피부와 건강에 대해 고민이 깊다. 그리고 아이를 둔 주부의 경우 교육관련 컨텐츠에 관심이 크다. 백화점은 이러한 고객의 생각과 취향을 읽고 이를 소비할 수 있도록 MD와 운영안을 반영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롯데는 백화점과 롯데 엘큐브, 영플라자 등 일부 비효율 점포를 매각이나 통임대 방식을 통해 정리 절차에 돌입한 상태다.

고객의 의식과 취향에 맞는 MD, 연령대별 MD로 전환 필요
20~30대는 밀레니엄 세대이면서 하이테크 세대다. 또 이들은 스낵컬쳐 세대라고 말한다. 이들에게 매출을 올리기 위해 단순 옷과 생활 용품을 제시하는 하나의 관점만을 보여준다면 이들을 통한 매출을 일으키기는 쉽지 않다. 이들의 문화와 관심을 이해하고, 이를 반영한 의식과 취향을 판매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처럼 소비자의 의식은 과거와 판이하게 다르다.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에 식상하고, 여기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것 만을 봐도 알 수 있다. 백화점이 이러한 트렌드와 예측을 누구보다 앞서 해야 하고, 이를 빠르게 반영해 트렌드를 리드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게 현실이다. 예측을 못하면 대응을 못하고, 대응을 못하면 창조를 할 수 없다는 것. 새롭고 신선한 창조가 없는 한 소비자들은 백화점에 다시 몰려 가지 않을 것이다.

그럼 해결점은 없는 것인가?. 트렌드 전문가들은 백화점이 지금까지처럼 복종별 MD가 아닌, 생애주기별, 연령별 MD를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한 예로 50대 남성 고객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이 남성은 요즘 트렌드에 맞게 수제 크래프트 맥주를 좋아한다. 이를 위해 백화점이 수제맥주 코너를 구성하는 것은 어떨까?. 수제 맥주 종류 중에는 최근에 가장 핫한 브랜드로 떠오른 노홍철의 ‘긍정신 레드에일’과 홍석천의 ‘허니비어’ 등을 함께 구성하면 ‘50대 남성들이 몰리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한 같은 층에 50대 남성들을 위한 옷과 음식, 친환경 화장품과 카페를 구성한다면 오래 체류하는 결과를 낳고, 결국 매출을 일으키게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한편에선 왜 화장품은 1층에만 있어야 하나를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백화점의 한 층을 20대를 위한 공간으로 구성한다면 새로운 MD와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요즘 핫한 패션 트렌드인 스트리트 존을 구성하고, 젊은층을 위한 소형가전, 인테리어 소품, 이들을 위한 먹거리, 펫관련 상품을 함께 구성하는 것이다. 요즘 20대들은 자신들이 진정 좋아하는 브랜드와 상품이 한데 몰려 있다면 분명 몰입하게 된다고 말한다. 결국 체류하는 시간이 늘면서 소비와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몇 년 전에 한창 사회적으로 인문학, 심리학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람의 심리나 의식, 취향이 중요함을 다루는 학문들이다. 최신 트렌드 비즈니스는 여기에 테크(TECH)가 붙으면 된다.

우버와 에어비앤비가 대표적이고, 배달의민족도 이에 해당되는 생활밀착형 온디멘드 서비스로 사람들의 심리와 취향을 읽고, 런칭한 서비스 기반 비즈니스다.

김지한 대표는 “지금까지 백화점이 MD를 위해 브랜드를 유치한 것이지, MD 개발을 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MD는 없는 것을 그냥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창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냥 옮겨 오는 경우 결국 정보가 다 오픈돼 있기 때문에 차별화된 MD가 될 수 없다. 아니면 에디팅과 큐레이팅을 통해 기존 것을 전혀 새로운 것으로 창조하는 방법도 필요하다. 여기서 에디팅은 MD믹스 능력을 말한다”면서 백화점의 획기적인 MD변화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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