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브랜드 밀레를 전개하는 ㈜밀레가 이탈리아 스포츠 브랜드 카파 브랜드 인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밀레는 지난해 자산 정리를 통해 부채 400억원을 떨쳐 내고, 재무 건전성을 확보했다. 이후 올해 들어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한 전략 차원에서 신규 런칭이나 인수를 통해 사업 확장을 추진해 왔다.
세계적인 경기 불황을 불러온 코로나19 속에서 모두가 움츠려들 때 밀레는 오히려 새로운 사업에 투자를 결정하는 등 공격적인 비즈니스 전개에 나선 것이다.
이런 가운데 스포츠 브랜드 카파는 오랜 기간 매출 하락과 비용 증대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난해부터 브랜드 매각을 위해 여러 업체를 대상으로 물밑작업을 진행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신규 사업을 추진해 온 밀레와 브랜드 매각을 추진해 온 카파코리아의 양사 접점이 맞아 떨어지면서 최근 카파 브랜드의 매입매각 추진이 급물살을 타게 된 것이다.
현재 밀레는 카파 인수를 위한 실사 작업이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조만간 실사 진행이 모두 마무리돼 올해 안이나 늦어도 내년 1월까지 ㈜밀레의 카파 브랜드 인수가 최종 결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탈리아 스포츠 브랜드 카파는 EXR의 런칭과 성공 신화를 쓴 민복기 대표가 2009년 서하네트웍스를 설립해 리런칭한 브랜드다. 당시 민복기 대표 또한 카파를 전개하던 기존 다른 회사로부터 인수를 단행한 것이다. 이후 2015년에 법인명을 서하 네트웍스에서 카파코리아로 변경했다.
서하네트웍스의 카파는 2009년 1월 첫 매장을 열었고, 곧바로 2월에는 13개 매장 확보, 5월에는 월 1억원대 매장 탄생 등 승승장구했다. 이후 사명을 카파코리아로 변경한 2015년에는 매출 1000억 원을 넘어서는 등 국내 대표 스포츠 브랜드 대열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잘 나가던 카파는 2015년을 기점으로 성장세가 꺾이더니 점차 영향력을 잃기 시작했다. 계속되는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의 시장 확대와 신규 브랜드의 공략에 밀려 매출 하락세가 계속 이어진 것이다.
급기야 지난해에는 카파를 매각하기 위해 인수 기업을 찾아 나섰다는 말이 돌았다. 결국 그 말은 사실로 밝혀졌고, 실제 매각을 추진하면서 만난 몇몇 기업은 카파 인수 제안을 거절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올해 상반기 만난 ㈜밀레가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하면서 현재 실사 단계까지 오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조만간 실사가 끝나고, 이후 최종 매입매각이 이뤄지면 밀레가 카파의 새 주인이 돼 향후 브랜드를 직접 운영하게 될 전망이다.
한편 ㈜밀레가 전개하는 아웃도어 브랜드 밀레는 지난해 1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달성했다. 2014년 매출 3000억원을 넘었던 밀레는 아웃도어 시장 전체가 축소되면서 함께 매출이 줄어 지난해에는 1016억원을 기록했다. 그래도 여전히 1000억 원이 넘는 매출로 아웃도어 브랜드 가운데 중상위권 위치를 계속해서 지키고 있다.
밀레는 지난해 부채를 과감하게 줄여 재무 건전성을 확보했다. 따라서 카파 브랜드를 인수하더라도 당분간 안정적인 브랜드 전개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