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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닫는 백화점, 활용 대안은 없나?

우리나라의 백화점들이 일본과 미국과는 다르게 대형 유통업체 3개사가 상권을 적절히 나눠 제한된 경쟁을 해온 덕분에, 영업부진으로 인한 전면적 폐업 등의 극단적 상황까지 치닫지는 않을 전망이다.

글: 신지혜 에스티에스도시개발 상무.

올해 들어 국내외 백화점들이 매출 감소로 폐점한다는 소식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의 ‘시어스’와 ‘메이시스’ 백화점, 일본의 40년 전통의 나고야마루에이 백화점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는 롯데가 처음으로 일부 점포의 영업 중단을 계획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백화점인 ‘시어스’는 작년 한 해에만 250여개 매장을 폐쇄했다. 올해도 ‘시어스’는 백화점과 마트 포함 100여 개 매장의 문을 닫을 계획이다. ‘시어스’와 함께 미국의 대표적인 백화점인 ‘메이시스’도 마찬가지다. 작년 한해 동안 100여 개 매장을 폐쇄했고, 올해도 폐점하는 점포가 있다고 밝혔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작년 미츠코시와 한큐에서 6개 점포의 문을 닫았고 올해는 세이부, 이세탄, 마루에이 등에서 일부 점포를 폐쇄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국내 최다 점포를 보유 한 롯데백화점은 전체 34개 점포 중 6개점의 문을 닫는다는 계획이다. 이중 안양점, 부평점, 인천점은 확실시 됐고, 나머지 3개는 매각을 놓고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안양점은 현재 엔터식스에 매각 협상이 추진되고 있고, 부평 점과 인천점은 2013년 롯데가 인천시로부터 신세계가 운영하던 인천터미널점을 사들여 독과점 문제로 공정거래위원회가 매각을 지시했던 점포다. 롯데는 이들을 경쟁 백화점보다는 쇼핑몰과 아웃렛 전문 업체에 영업권 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한때 쇼핑공간의 대명사였던 백화점은 고객들의 쇼핑 패턴이 변화하고, 온라인 쇼핑이 대세를 이루면서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영원할 것 같던 백화점의 위상도 다양한 플랫폼과 경쟁 업태의 등장, 온라인 쇼핑의 급성장으로 인해 짧은 기간에 급격한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우리나라의 백화점들이 일본과 미국과는 다르게 대형 유통업체 3개 사가 상권을 적절히 나눠 제한된 경쟁을 해온 덕분에, 영업부진으로 인한 전면적 폐업 등의 극단적 상황까지 치닫지는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최근 부진 백화점의 매각, 임대차 종료 등의 소식 이 전해지는 가운데, 백화점 업계에서도 폐점에 대한 대비를 서두르고 있다.

◇ 일본, 폐점 백화점 활용해 라이프스타일 센터로 변신

향후 시내 중심가나 지하철역 인근에 위치한 백화점들이 폐점한다면 그 건물 혹은 부지들은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까. 백화점 대 부분은 도심에서도 교통이 편리한 상권의 중심지에 위치하고 있어 해외의 경우 이를 활용한 주거시설이나 다른 형태의 쇼핑시설로 개발되는 사례가 많다.

일본의 경우 1975년 개장해 약 40년간 자리를 지켜온 백화점 이 서점을 중심으로 한 라이프스타일센터로 변신한 예가 대표적 이다.

‘히라카타 T-사이트’ 내부의 츠타야 서점.
‘히라카타 T-사이트’는 감도 있는 건축 디자인과 조경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끈다.
. ‘히라카타 T-사이트’ 내부의 츠타야 서점.
. ‘히라카타 T-사이트’ 내부의 츠타야 서점.

일본 오사카부의 중소도시인 히라카타시 히라카타역에 1975 년 오픈한 마루부츠백화점(시설면적 1만2807㎡)은 1977년 킨 테츠백화점이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지역의 중심 쇼핑시설 역할을 해왔다. 1997년 분기매출이 199억엔에 달하는 등 사상 최고 매출을 기록한 이후로, 2010년 연매출 81억엔을 기록하는 등 2000년대 후반부터 매출이 절반 이하로 떨어지면서 급격히 쇠락의 길로 들어섰다. 결국 킨테츠백화점은 히라카타점의 폐점을 결정하고 2012년 2월에 문을 닫았다. 직전 10년간의 실적 부진과 경영 개선에 대한 불확실성이 계속됐던 것이다.

2011년 킨테츠백화점은 츠타야를 운영하는 CCC의 관계사인 (주)SO-TWO계열사 스파이럴스타글로벌파트너스에 매각됐다. 그리고 2014년부터 철거공사를 시작해, 2016년 5월 ‘히라 카타 T-사이트(HIRAKATA T-SITE)’가 그 자리에 오픈한 것이다. 연면적 5314 m, 점포 수 43개로, 지하에는 슈퍼마켓 및 델리, 1층에는 와인숍과 레스토랑 및 요리 관련 도서, 2~5층에는 츠타야 히라카타역점, 상층부에는 금융기관 등을 입점시켰다. 최상층에는 테라스를 갖춘 트렌디한 식당가가 들어서 사람들을 끌어 당겼다.

히라카타 T-사이트는 기존 백화점들의 지하 식품관, 1층 명품잡 화, 2층 여성패션. 상층부 식당가 등 전형적인 구성을 벗어나, 책, 카페, 음식, 문화, 경험을 바탕으로 생활을 제안하는 진정한 라이 프스타일센터를 선보인 것이다.

특히 히라카타역과 직접 연결되는 3층의 ‘북앤드까페’는 ‘커피를 마시며 독서를 한다’ 라는 원칙하에 책을 통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히라카타 T-사이트의 대표적 장소가 됐다. 메인 입구 에는 ‘스타벅스’가 위치하고 있고, 책의 내용과 연계되는 다양한 상품을 전시 및 판매하고 있다.

◇ NC백화점 평촌점 매각, 피데스개발서 ‘힐스테이트 범계’로 개발

이렇듯 수 십 년간 지역의 중심상권 한가운데, 백화점이 차지하고 있던 자리에 ‘상품’보다는 ‘경험’을 판매하는 라이프스타일센 터가 들어섰고, 빠른 기간 자리 잡았다는 사실은 수년간 변화해 온 유통과 소비의 미래에 대한 해답을 어느 정도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판단이 가능하다.

우리나라에서도 백화점이 폐점한 자리에 완전히 새로운 용도로 개발하는 사례가 있다. 안양시 범계역 사거리에 위치한 NC백화 점 평촌점은 1994년 뉴코아백화점에서 2005년 NC백화점으로 재개장하면서 인근 지역의 대표 백화점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2012년 롯데백화점 평촌점이 오픈하는 등 경쟁점이 등장하면 서 어려움을 겪다가 결국 이랜드그룹은 매각을 결정했다.

이를 매수한 피데스개발에서는 백화점 철거 후 이 부지에 주거형 오피스텔인 힐스테이트 범계역 모비우스 622실을 개발하고 있 다. 우리나라 백화점들은 대부분 교통의 중심지, 상업용지에 위 치하고 있다. 이렇듯 부지의 범용성이 뛰어난 곳이다보니, 디벨 로퍼를 통해 부지에 가장 적합한 용도를 찾아낸다면, 부동산의 최유효 활용은 물론 지역의 랜드마크가 될 가능성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하겠다.

피데스개발은 NC백화점 평촌점을 매입해 주거형 오피스텔인 힐스테이트 범계역 모비우스로 개발하고 있다.
피데스개발은 NC백화점 평촌점을 매입해 주거형 오피스텔인 힐스테이트 범계역 모비우스로 개발하고 있다.

글: 신지혜 에스티에스도시개발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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