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5월 1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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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 백화점 3사…2024 FW 전략은?

롯데-해외, 신세계-효율화, 현대-AI로 무장

롯데·신세계·현대 백화점 3사의 2분기 실적은 희비가 엇갈렸다. 3사 모두 매출을 늘리면서 외형을 키우는 데엔 성공했지만, 수익성이 악화한 곳도 있었다.

롯데백화점(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의 지난 2분기 매출은 전년보다 0.7% 상승한 836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9%가량 하락한 589억원으로 집계됐다.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 인천점 리뉴얼과 잠실 월드몰 팝업 등으로 집객을 강화한 덕분에 매출은 늘어났다.

다만 물가 상승에 따른 고정비가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타격을 입었다. 불가피한 일회성비용 지출도 있었다. 지난 6월 말 영업을 종료한 롯데백화점 경남 마산점 관련 비용이 대표적이다.

롯데백화점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신세계백화점도 매출은 좋았다. 2분기 총매출액은 1조74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올랐다. 역대 2분기 중 매출이 가장 높았던 지난해 기록(1조7020억원)을 넘어섰다. 2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을 새로 썼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역신장을 했다. 신세계백화점의 2분기 영업이익은 8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2% 줄었다. 무엇보다 수익성이 좋은 명품 실적이 전년 동기와 거의 비슷했다는 점이 아쉬웠다. 아울러 강남점 식품관을 비롯한 주요 점포 리뉴얼에 따른 감가상각비 등 비용이 증가한 영향도 컸다.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에 국내외 최고의 디저트를 엄선해 모은 스위트파크에 이어 프리미엄 미식 콘텐츠에 호텔급 공간을 갖춘 하우스 오브 신세계를 차례로 개관하는 등 대체 불가능한 오프라인 공간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신세계 백화점은 올 2분기 실적에서 수익성이 악화했다.

덕분에 상반기 전국 12개 점포 중 대다수가 전년 대비 매출 성장을 이어가고 있으며, 서울·수도권, 광주·호남, 부산·경남, 대구·경북, 대전·충청 등 출점한 모든 지역에서 백화점 업계 매출 1위를 기록 중이다.

3사 중 유일하게 매출과 이익이 동반성장한 곳은 현대백화점이다. 현대백화점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한 6119억원을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과 마찬가지로 2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이익 성장률은 더 높았다. 현대백화점의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보다 15.8% 증가한 710억원을 기록했다. 영패션과 스포츠 상품군을 중심으로 매출이 늘어난 게 실적에 반영됐다.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재개점 효과도 반영됐다.

현대백화점은 백화점 3사 중 유일하게 매출과 이익이 동반성장했다.(본사 전경)

당장의 수익화 감수…중장기적 외형 확대 나선다
언뜻 유별나지 않은 실적 같지만, 유통업계에선 이번 백화점 3사의 실적을 ‘선방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고금리, 고물가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민간소비가 침체되는 내수 부진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매출을 늘리는 데는 성공했기 때문이다. 그간의 매출 견인차 역할을 하던 가전과 럭셔리 등의 판매가 줄었음에도 외형 성장이란 성과를 냈다.

백화점 업계는 현재 당장의 수익성 악화를 감수하면서 투자를 늘려 기존점 리뉴얼을 단행하고 있다. 콘텐츠 강화를 통해 고객을 모으고, 중장기적인 외형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이다.

백화점 3사의 주가는 올해 들어 모두 하락했다. 롯데쇼핑의 주가는 올해 초(1월 2일 시가~8월 16일 종가 기준)와 비교해 -20.80%(7만5000원→5만9400원) 하락했다. 2월엔 주당 주가가 9만원대까지 치솟았지만, 이후로는 꾸준히 내리막길을 걸었다.

내수가 침체한 상황에서도 더현대서울은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신세계의 주가 흐름도 비슷했다. 연초에는 17만 5000원으로 시작했다가, 2월에는 20만원대에 육박했다가, 꾸준히 우하향 그래프를 그리면서 14만5900원으로 떨어졌다. 16.63%의 하락률이다. 현대백화점 역시 두자릿수 넘게 하락했다. 올해 초 5만1800원이던 주가가 8월 16일엔 4만6200원에 마감했다.

이렇듯 백화점 3사에 투자자들이 등을 돌리는 이유는 시장의 기대치가 상당히 높아졌기 때문이다. 백화점 업계는 지난해 팬데믹 종료와 함께 엄청난 실적 향상을 기대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5월 1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해 코로나19 위기 경보를 ‘심각’에서 ‘경계’로 낮춘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억눌렸던 소비가 급속도로 살아나는 외출과 만남을 자제하며 쌓여왔던 소비 욕망이 폭발하는 ‘펜트업 효과(Pent-up Effect)’를 기대했다. 이미 조짐은 있었다. 산업통산자원부에 따르면 백화점 업계의 연간 매출 증가율은 2021년 24.1%에 달했고, 2022년에도 15.8%를 찍었다. 코로나19라는 긴 팬데믹 터널을 지나는 동안 중간중간 거리두기 규제가 풀릴 때마다 ‘보복 소비’ 현상이 높게 일어났기 때문이다.

팬데믹이 종식되는 완전한 단계인 ‘엔데믹’에서는 더 높은 매출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았다. 백화점 연간 매출 증가율이 지난해 2.2%로 뚝 떨어졌다. 올해는 이익 측면에서 역신장까지 우려해야 할 상황이다. 특히 핵심 전력인 명품의 힘이 빠지고 있다. 엔데믹으로 명품에 몰렸던 소비가 해외여행 등으로 분산됐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명품 열풍을 주도하던 MZ세대들이 고물가에 ‘짠테크’ 등으로 지갑을 닫고 있는 영향도 크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지난해 매출 2조원을 돌파했다.

무엇보다 엔데믹이 시행됐음에도 국민들이 여전히 온라인 쇼핑 비중이 높게 형성돼 있다는 것이 문제였다. 전염병 확산 여부와 상관없이 온라인 쇼핑 문화가 생활 속에 깊게 자리 잡은 것이다. 지난해 쿠팡이 설립 13년 만에 처음 연간 흑자를 기록한 건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쿠팡은 지난해 매출 31조8298억원(243억8300만달러), 영업이익 6174억원(4억7300만달러)을 기록했다.

흑자 규모는 국내 유통업체 중 가장 크다. 쿠팡은 2022년 3분기 첫 분기 영업흑자(1037억원)를 기록한 이후 6분기 연속 흑자를 내며 급기야 연간 흑자 전환에도 성공했다. 대한민국에 ‘로켓배송’ 유통혁명을 불러일으킨 쿠팡은 계획된 적자를 끝내고 국내 유통업계 절대강자로 부상했다.

쿠팡은 파페치 인수를 통해 럭셔리 시장에 진출했다.

거리두기가 해제됐음에도 쇼핑의 무게추는 여전히 온라인에 치우쳐 있다. 백화점 업태를 타깃으로 한 온라인의 공세는 계속되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 말 6500억원을 들여 세계 최대 럭셔리 온라인 플랫폼 ‘파페치(Farfetch)’를 인수하기로 했다. 파페치는 1400개 럭셔리 브랜드를 190개국에서 파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세계 3대 브랜드인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의 중고품과 세계 각국의 명품을 판매하고 있다. 명품 시장의 전통 강자인 백화점과의 경쟁도 본격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쿠팡은 그간 익일배송인 로켓배송과 함께 최저가를 판매 전략으로 삼아왔다. 엄밀히 따지면 백화점의 직접적인 경쟁 상대는 아니었다. 그런데 파페치를 인수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명품과 패션 사업 분야를 오히려 강점으로 만들면, 백화점의 명품 소비 점유율을 갉아먹을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쿠팡은 최근 ‘로켓 럭셔리’ 등을 선보이며 패션과 화장품 매출 확대에 힘쓰면서 백화점의 라이벌로 떠오르고 있다.

백화점 업계가 다양한 콘텐츠로 젊은 세대의 지갑을 열게 하고 있다

실적 개선 해법으로 ‘오프라인 강화’ 카드 꺼내
주요 백화점들은 실적 개선을 위한 해법으로 일제히 ‘오프라인 강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어차피 온라인에선 승부하기 힘든 상황이다. 쿠팡의 대항마 격으로 내놓은 롯데온과 SSG닷컴은 수년간 적자를 쌓은 끝에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반면 매장 경쟁력을 강화한 결과는 숫자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수익성은 악화했지만, 주력 점포는 호실적을 거둔 것이다. 대표적으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지난해 국내 유통업계 최초 단일 점포 거래액 3조원을 돌파했다. 신세계백화점 부산 센텀시티점도 지역 점포 최초로 2조원을 돌파했다. 점포 두 곳이 2조원 이상의 거래액을 기록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백화점 업계가 다양한 업체와의 협업을 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역시 본점(2조원)과 에비뉴엘 잠실점(1조원)이 매출에 크게 기여했다. 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은 유통업계 단일 점포 최단기 1조원 거래액을 달성했다. 업계는 주요 점포를 중심으로 패션관, 식품관 등에 MZ세대 겨냥 브랜드를 대거 입점시켜 고객층 변화에 힘썼다.

신진 브랜드나 컬래버레이션 상품, 지역 음식 등을 선보이는 ‘팝업스토어’가 늘어난 것도 눈에 띈다. 이커머스에는 없는 오프라인 공간과 온라인에서는 불가능한 체험의 조합은 소비자들을 백화점에 불러 들였고, 집객에 성공했다. 한정된 상품과 짧은 운영 기간의 팝업스토어는 단기간에 젊은 고객을 사로잡았고, 다른 브랜드 스토어까지도 매출 상승 효과를 볼 수 있었다.

백화점 업계가 매출을 늘리기 위해 팝업스토어를 적극적으로 열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 1분기 매출 성장을 견인한 점포들은 주로 팝업스토어나 체험형 콘텐츠를 유치한 대형 점포들”이라며 “올해도 업계가 대대적인 리뉴얼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만큼, 오프라인 콘텐츠를 강화해 적극적인 모객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백화점 3사 모두 지속적인 리뉴얼 등을 통해 점포 경쟁력을 강화해 외형 성장을 이어간다는 계획이지만, 세부 전략은 또 미묘하게 다르다. 롯데백화점의 성장 모멘텀은 해외다. 국내 백화점 업계에서 유일하게 글로벌시장에 진출해 있다. 베트남에서 3곳, 인도네시아 1곳의 백화점을 운영 중이다. 이중 베트남 사업의 성장이 꽤 가파르다.

롯데백화점은 베트남 하노이에 지난해 7월 말 사전 개장(프리 오픈)에 이어 9월 22일 전면 개장한 초대형 상업복합단지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지난 6월 누적 매출 2000억원을 달성했다. 지난 1월 초단기로 매출 1000억원을 기록한 이후 5개월 만에 20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누적 방문객은 800만명을 넘어섰다.

롯데백화점은 베트남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베트남은 40대 이하 인구 비중이 60%를 차지한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젊은층이 선호하는 브랜드가 대거 입점해 25~35세 젊은 고객을 사로잡았다. 침체 장기화에 대비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한편 해외로 눈을 돌려 시장을 개척하는 것은 근본적인 처방이 될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신규 백화점인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베트남)의 경우 당초 계획보다 빠른 연내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면서 이익 기여가 본격화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해외사업 이익 기여가 점차 확대되면 백화점 전체 성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백화점의 베트남 시장은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직접 챙길 만큼 중요한 경영 사안이다.

신세계의 하반기 경영 전략 키워드는 ‘효율화’다. 침체 탓에 유통업계가 전반적으로 비용 줄이기에 나서고 있지만, 신세계의 움직임은 그중에서도 두드러진다. 백화점이 아닌 다른 계열사인 이마트는 창립 31년 만에 처음으로 근속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전사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이마트에브리데이도 이마트 합병을 앞두고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최근에는 이커머스 계열사 SSG닷컴도 법인 설립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회장 취임 이후 외부활동을 최소화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도 보수를 줄였다. 정 회장은 상반기 이마트에서 급여 9억9100만원, 상여 1억 6500만원, 성과급 5억6400만원 등 총 17억 2000만원을 수령했다. 이는 정 회장이 회장 취임 이전인 지난해 상반기 보수(17억8000만원)보다 6000만원 줄어든 수치다.

정 회장의 모친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은 급여 12억9900만원과 상여금 2억1700만원 등 총 15억1600만원을 받았다. 기업별로는 신세계에서 6억3200만원, 이마트에서 8억 8400만원을 각각 수령했다. 백화점 부문을 이끄는 정유경 총괄사장은 상반기 신세계로부터 급여 9억8700만원, 상여 1억6500만원, 성과급 5억6200만원 등 총 17억1400만원을 수령했다.

신세계의 정용진 회장은 그룹 전반에서 비용 효율화를 단행하고 있다.

신세계강남, 스위트파크·하우스 오브 신세계 등 속속
이들 보수도 마찬가지 정용진 회장과 동일하게 6000만원씩 줄었다. 신세계 오너 일가가 이런 식으로 받은 보수는 총 64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82억원 넘게 수령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18억원 가량 덜 받은 것이다. 정 회장은 임원 중심의 ‘신상필벌 경영’ 기조를 확고히 다지는 분위기다. 임원 급여에서 기본급을 낮추고 성과급 비중을 최대 50%까지 높이는 ‘성과중심 보상시스템’을 도입했다.

신세계백화점은 효율 기반 경영에 강남점을 기준으로 스위트파크, 하우스 오브 신세계 등 새로운 시도를 통해 외형 성장을 위한 노력도 기울인다.

하우스 오브 신세계는 신세계 강남이 지난 6월 10일 공개한 플랫폼이다. 강남점과 JW메리어트호텔 서울을 연결하는 지점에 고급 푸드홀과 와인 매장을 선보였다. 푸드홀 12곳의 레스토랑이 모두 유통업계 최초로 입점했고, 와인 매장은 국내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던 희소 와인을 한데 모아 오픈과 동시에 주목을 받았다.

신세계 강남점의 하우스 오브 신세계가 호평을 받고 있다.

매출 증대 효과는 뚜렷했다. 푸드홀은 6월 10일 오픈 이후 7월 9일까지 약 한 달간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7배 커졌다. 기존 푸드홀보다 브랜드와 좌석이 줄었지만, 영업 시간이 밤 10시까지로 2시간 늘어났고 결제 건당 평균 구매액(객단가)이 3.6배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 1층 푸드홀은 약 550평(1820㎡) 공간에 좌석 262석을 갖췄다. 이는 보통 1평당 1.1석을 두는 일반적인 푸드홀과 비교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기존 식품관 내 푸드홀(390석)보다도 33% 줄어든 수치였지만, 신세계의 노림수는 따로 있었다.

좌석 회전율을 높여 이익을 내기보다 고객이 여유롭게 머물면서 식사할 수 있도록 만들었는데, 이런 여유로운 좌석이 매출로도 이어진 것이다. 새 푸드홀은 쇼핑 중 끼니를 해결하러 들르는 곳을 넘어 고객을 백화점으로 끌어들이는 ‘앵커 콘텐츠’ 역할을 하고 있다.

신세계 강남점의 스위트파크에도 많은 고객이 몰리고 있다.

앞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지난 2월엔 해외 유명 디저트 등을 모은 ‘스위트파크’를 열었다. 오픈 3개월 만에 350만명이 방문할 만큼 인기를 끌었다. 신세계는 15년 만에 식품관 슈퍼마켓 리뉴얼 공사를 해 올 연말엔 기존 스위트파크의 3배 규모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에 신세계 강남점에서 성공을 거둔 노하우를 토대로 대구·경북 대표 랜드마크 백화점인 대구신세계에도 스위트파크를 오픈했다. 지하 1층 식품관 내 2975㎡(900평) 공간에 마련했다.

현대백화점의 하반기 경영 전략 핵심 키워드는 인공지능(AI)이다. 백화점 방문이 점점 늘고 있는 외국인 고객들의 쇼핑 편의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적극적인 디지털 혁신을 꾀하기로 했다. 최근까지 현대백화점 송도점에서 ‘AI 휴먼’ 응대 서비스를 시범 운영한 건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AI를 활용한 광고 디자이너 ‘원스텝’으로 제작한 더현대닷컴 ‘더 세일(THE SALE)’ 광고 이미지.

서비스는 소매판매 특화 응대 서비스로,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 음성 대화가 가능하다. 외국인 고객이 많은 장소에 부착된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면 가상의 직원이 등장해 길안내 및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안내된다. AI 휴먼은 송도점 관련 정보를 학습하여 입점 브랜드, 주요 행사, 식당·카페, 세금 환급, 주차 등 다양한 질문에 대해 음성 답변과 함께 참고 이미지 및 텍스트를 화면에 나타낸다.

이밖에도 지난해부터 마케팅 문구 제작에 특된 AI 카피라이터 ‘루이스’와 AI 챗봇 상담 서비스 ‘젤뽀’를 운영 중이다. 현대백화점은 자이언트스텝(GIANTSTEP)의 AI를 활용한 광고 디자이너 ‘원스텝’도 도입했다.

사용자가 행사나 이벤트 내용을 글로 입력하면 AI가 그와 어울리는 광고 이미지를 생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예컨대 ‘바닷가’ ‘수박’ 등 여름과 연관된 키워드와 ‘여유로운’ ‘휴가’’ 등 분위기를 설명하는 단어를 입력하면 ‘여름 해변 휴양지에서 여유롭게 휴가를 즐기고 있는 풍경’의 이미지가 구현되는 식이다.

현대백화점 소통형 AI로봇 ‘스텔라V’

AI 기반 고객 행동 분석 프로그램 ‘RTS’를 정식 도입해 초개인화 마케팅에도 활용 중이다. RTS는 AI와 실시간 행동을 추적·분석하는 트래킹 기술을 활용해 방문 고객의 위치, 구매 상품, 이용서비스 등에 기반한 맞춤형 쇼핑 정보를 현대백화점 앱으로 전송하는 솔루션이다.

국내외 상당수 유통기업이 AI를 활용한 기술을 도입하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활용도가 높지 않다는 평가가 많은데, 현대백화점은 AI의 실용화를 추구하고 있다. 이는 정지선 현대백화점 그룹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다.

현대백화점은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4월 정지선 회장을 비롯한 그룹 계열사 임원들이 모두 참석한 경영전략회의에서 그룹 디지털 전환 관련 현안을 점검하고 업무 추진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그룹의 디지털 전환은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라 일하는 방식의 변화”라며 “이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결국 백화점 3사의 2024년 실적은 하반기에 어떤 성과를 내느냐에 따라 달렸다. 하반기 내수 경기 전망이 어두운 상황에선 침체를 뚫고 실적 반등을 꾀할 필요가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업계가 다양한 다른 브랜드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온라인이 아닌 백화점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면서 “단순히 물건을 판매하는 곳이 아니라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변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장기적인 성공을 위해선 단순한 대응책을 넘어서 새로운 소비자 경험을 창출하고, 소비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는 혁신적인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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