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된 실패와 좌절, 그 속에서도 도전과 긍정의 생각으로 앞만 보며 행진…추운 겨울 속에서도 꼿꼿하게 푸르름을 지켜내는 소나무를 닮았다. 떡볶이 하나로 분식 프랜차이즈의 신화를 만들어 낸 국대떡볶이 김상현 대표를 만났다.
“떡볶이 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은 제가 가장 좋아했던 음식이 떡볶이였어요. 오롯이 떡볶이 하나만을 생각했죠. 좋아하는 음식이었고, 그 어느 아이템 보다 자신 있었으니까요”라고 말하는 김상현 대표, 그는 1980년대의 복고 느낌을 그대로 살려 옛날 추억의 맛을 그대로 담은 떡볶이를 재현해 인기를 한 몸에 받았다.
오로지 국내산 고춧가루와 밀가루 떡볶이 떡을 사용해 만든 국대떡볶이는 처음부터 인기를 끌었다. ‘신사동 가로수길 첫 매장 첫 간판을 올렸을 때를 떠올리면 여전히 가슴 설레인다’는 김대표는 성공과 실패를 겪으며 몸소 체험했던 노하우를 담아 이제 ‘국대 소소’에 도전한다. 국대 떡볶이의 다음 버전인 국대소스는 어떠한 맛과 방법으로 세상에 나올까. 지금까지 ‘국대 푸드 아카이브’를 만들어왔던 김상현 대표의 비즈니스 스토리가 더욱 궁금해졌다.

김상현 대표는 교수인 아버지 밑에서 엄격하게 자랐다.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은 대구대학교 체육학과에 입학했다. 하지만 그는 늘 사업에 대한 꿈이 있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사업을 꿈꿔왔던 것 같아요. 호기심이 많은 것도 있었지만 새로운 아이템으로 소비자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 끌렸던 것 같습니다.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에너지가 늘 제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었죠”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그의 자신감 넘치는 성격은 국내를 넘어 해외로 눈을 돌리게 했다. 스물세 살이 되던 지난 2002년 7월, 무작정 캐나다로 떠난 것이다. 그곳에서 4년간을 보내면서 군고구마 장사와 신발 장사, 호프집 서빙 등 안해본 것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일을 했다.
◇ 1억의 빚…제일 자신 있는 ‘떡볶이’ 떠올리며 올인 결심
“힘들기도 했지만 일이 재미있었어요. 이것 저것 많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각기 다른 업종들에 대한 특성도 자연스럽게 알아가게 됐습니다. 무엇을 할 지 결정하지 않은 시기였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타국에서 있었던 많은 경험들이 지금의 자산이 된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라며 그 시절을 떠올렸다.
아르바이트만 한 것은 아니었다. 김 대표는 1년 반 만에 세네카칼리지 인터내셔널비즈니스학과에 입학했을 정도로 학업에도 열심이었다. 하지만 한국에서 부모님이 보내 주신 입학금을 모두 중고차를 사는데 써버리고 만다. 그리고 그는 장사를 시작했다.
오퍼상과 술 배달 업을 하며 한달에 평균 500만~600만원 벌이를 하며 생활했다. 배달업무를 하면서 ‘고객관리와 시스템에 대해서 익힐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하는 김 대표는 캐나다에서 해왔던 배달 일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어떤 것을 하더라도 한국에서 시작해보자’라는 결심이 서면서 귀국을 결심하게 된 것이다.
한국에 들어와서 첫 사업은 패션사업이었다. ‘드블랑’이라는 패션 브랜드 이름을 짓고, 디자이너를 고용해 제작부터 판매까지 직접 뛰었다.

“느낌상으로는 정말 잘될 것 같았습니다(웃음). 잘될 것 같았던 이유는 일반 티셔츠는 소모성이 크다라고 생각했어요. 티셔츠는 아우터 처럼 오래 입기 보다는 속옷처럼 늘 편하게 입는 아이템이기 때문에 해지거나 낡아서 어느정도 입고 난 후에는 교체를 해줘야 하는 패션 아이템이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생각했던 것만큼 구매가 자주 일어 나지 않았다. 그러면서 사업은 점점 어려워져만 갔다. 결국 패션사업을 하면서 1억원의 빚을 떠안게 됐고 그는 크나큰 좌절을 맛보게 됐다.
정말 힘들었지만 당시 경험을 발판 삼아 김 대표는 ‘내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걸 하자’고 결심했다. 앞이 캄캄했지만 가만히 있을 김 대표가 아니었다. ‘맞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 떡볶이가 있었지!’라며 무릎을 딱 쳤다. 어릴 때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떡볶이, 이 음식은 나 자신 뿐 아니라 사람들에게 어린시절 그 맛을 떠올리며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했다.
◇ 생각하면 바로 실천하는 액션 맨 드디어 ‘가로수길’ 입성
김 대표는 “떡볶이 장사를 하기로 결심하는 순간 꿈이 되살아나는 것 같았습니다. ‘그 동안의 좌절들을 딛고 일어나 보자’라고 매일 다짐했습니다.”
그는 자기계발과 경영서적을 닥치는 대로 읽었다. 이러한 다독 습관은 사업을 시작해 이익 창출에 대한 신념과 재무제표 분석은 물론 매출과 비용을 빠짐없이 기록하게 하는 등 다양한 실력을 갖추게 했다. 또 어떠한 전략이든 짤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 이를 삶에 적용했을 때 실제 큰 도움이 됐다는 김 대표는 실전 못지 않게 ‘반드시 이론적으로 무장해야 함’을 강조했다.
실전만 하게 되면 시간이 오래 걸릴 뿐 아니라, 체계와 시스템을 갖추기에는 너무 주먹구구식이 되기 때문이라는 것. ‘이론에서 중요한 부분을 메모해 두었다가 실전에서 적용했을 때 일의 최적화할 수 있는 그 지점을 찾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교 다닐 때는 독서를 그리 좋아하지 않았는데, 제대로 된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책 읽기에 전념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좋은 서적들은 저를 성장시켜 주는 좋은 밑거름이 됨을 알게 되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창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만의 아이템’과 ‘철저한 상권 분석’ 2가지를 꼽았다. 특히 사업을 지속하려면 ‘꾸준한 콘텐츠 개발’과 ‘완벽한 시스템’에 대해서도 재차 강조했다.
김 대표가 떡볶이 사업을 시작했을 당시에는 복고풍 문화가 열풍을 일으키면서 음악, 먹거리 등에 이르기까지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먹거리에서는 과거의 향수를 떠오르게 하는 추억의 마케팅이 대세를 이뤘다. 이를 본 김 대표는 바로 액션에 돌입했다. 단골집이었던 대구의 한 떡볶이집에서 승부를 걸었다.
노점상 아주머니를 쫓아다니며 떡볶이를 맛있게 만드는 비법을 배우기 위해 문이 닳도록 드나들었다. 6개월 동안 떡볶이만 먹으며 연구에 연구를 거듭해온 김 대표는 매운 떡볶이를 매일같이 먹어야만 했지만 그러한 어려움 속에서 소스의 중요성을 깨닫고, 개발에 전념했다.
◇ 떡볶이 시장 싹슬이, 2년만에 500억 매출로 승승장구
드디어 첫 노점을 열었다. 떡볶이 정식 매장을 내기 전에 8개월 신촌 이대 앞에서 떡볶이 노점을 시작한 것이다. 노점으로 시작한 것은 테스트를 위한 것도 있었지만, 정식 매장을 내기에는 소비자들 반응에 대한 정확한 검증이 필요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이대 앞에서 연 트럭 노점상은 그야말로 대박행진을 보였다. 구름처럼 몰려드는 고객들, 줄을 서는 일까지 벌어지며 그의 손맛이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그는 강남 가로수 길로 옮겨 정식 매장을 차렸다. 신사동 가로수 길에 첫 점포를 열고 2년여 만에 점포수가 80개로 늘었다. 매장 수는 계속 늘어났고 그 속도를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불어났다.
입소문이 나면서 매장이 100개 가까이 확장됐다. 떡볶이 신드롬이 시작된 것이다. 그 당시 연매출액은 500억원, 단시간에 초 대박을 치며 ‘국대’ 즉, 국가대표 떡볶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승승장구했다.
이 같은 성공 비결에 대해 김 대표는 “주 재료는 밀가루 떡을 사용해 학교 앞에서 먹던 옛날 그 맛을 재현한다는 것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그것이 국대떡볶이의 콘셉트였습니다. 모든 것을 ‘예스러움’에 맞췄죠. ‘옛날 떡볶이의 진수’를 찾는다는 의미에서 국대떡볶이 프랜차이즈 매장의 BI는 궁서체로 하기로했어요. 또한 매장 인테리어도 옛 스러운 복고풍 이미지로 연출하는 등 콘셉트를 하나로 가져갔죠”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겉잡을 수 없는 점포 확대는 결국 부메랑으로 다가왔다. “점포수가 너무 많아지니까, 관리 부분에서도 손 닿지 않는 곳이 생기면서 틈이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시스템도 다 갖춰놨다고 생각했는데, 생각한대로 완벽하지 않았던 것을 이제 와서 느끼게 됩니다. 매장이 늘어나는 것에만 집중했고, 그 안의 체계와 관리에서 실수가 많았음을 인정합니다”라며 국대떡볶이가 크게 성공했지만 다시 주저앉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많이 힘든 시기였습니다. 오래전 오너리스크까지 겹치며 가맹 점주들도 많이 힘든 시기였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제 다시 시작 해야죠. 십수년간을 쌓아왔던 국대 떡볶이가 있으니까요. 올해 1월 밀키트 ‘국대 떡볶이 소스’를 신상 출시합니다. 수년간 개발했던 바로 그 맛, 옛날 맛을 집에서도 즐길 수 있습니다”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 캠핑·혼자살기에서 착안, 밀키트 ‘떡볶이 소스’ 개발
이번에 밀키트 소스를 개발하게 된 것은 캠핑 문화의 확산과 나 혼자 살기, 즉 혼족들이 늘어나고 있는 시대흐름을 보고 착안하게 된 것. 또한 MZ세대들의 밀키트 취저(취향저격)에도 확신이 들었다. 디자인 또한 군더더기 없는 블랙과 화이트 패키지로 국대떡볶이만의 깔끔한 이미지를 어필하고자 노력했다.
“이제 세상은 간편하고 심플함을 지향하는 추세입니다. 과거 국대떡볶이를 좋아했던 분들은 나이가 들어가고 있겠죠 반면, 지금의 영층들은 옛날 맛을 새롭게 접하게 되겠죠. 따라서 이번 밀키트 사업은 어느 연령층에 제한을 두지 않고 남녀노소 즐길 수 있다는 면에서 세대를 아우르는 소통의 통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라며 밀키트 비즈니스에 대한 의미를 어필했다.
이번 국대 떡볶이 소스 아이템은 국내에서 우선 출시한 후, 반응에 따라 글로벌 시장에도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세계적으로 K컬처가 호응을 얻으면서 국대떡볶이 소스를 통한 K푸드 전달자가 목표이다.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국대 떡볶이의 맛을 추억하고 기억한다면 이번 소스 비즈니스도 낙관적이라는 전망이다.
김 대표는 “이제부터 다시 시작입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사업에 집중할 것입니다.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푸드를 만들고자하는 것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더 나아가 모두가 행복해지는 푸드 비즈니스를 해 나갈 것입니다. 많이 기대해주세요”라고 말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