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반찬 편집숍 브랜드 ‘도시곳간’은 2023년 9월 고금리의 어려운 금융 시장 환경 속에서도 31억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성공적으로 유치한데 이어 1년 만인 최근에 또다시 시리즈A 브릿지 투자 유치에 성공해 누적 62억원을 투자받았다. 두 번의 투자에는 CJ인베스트먼트, JB인베스트먼트, 롯데벤처스, MYSC, 스파크랩, 빌랑스인베스트먼트 등 내로라하는 전문 투자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더구나 이와 같은 투자 유치는 도시곳간이 뛰어다닌 게 아닌 투자사들이 먼저 투자에 더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초미의 관심 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도시곳간’은 민요한 대표가 2019년 6월에 서울 자양시장 한 켠에 1호점을 열면서 시작됐다. 작은 가게의 사장으로 출발한 민 대표는 창업 직전에는 미국 뉴욕 소재의 세계적인 요리학교 CIA(The Culinary Institute of America)에 다니면서 미슐랭 레스토랑에서 인턴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민 대표는 미국에 계속 남아 새로운 것들을 더 배우고 시도하고 싶었지만 한국에서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부모님의 사업이 악화되자 귀국하게 되었고, 결국 두 분에게 도움을 드리고자 시작한 사업이 바로 도시곳간이다.

현재 도시곳간은 직영점 10여개, 가맹점 50여개를 운영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얼마 전 공정위 발표 기준 국내 식품부분 프랜차이즈 브랜드 가운데 매출 1위를 기록했는가 하면 매장당 매출은 전체에서 2위를 기록할 정도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이와 같은 남다른 실적은 민 대표가 가맹점 오픈 시에 조건을 까다롭게 제시하고 이를 모두 통과한 점주만 실제 계약하는 등 단순히 매장 숫자의 증가가 아닌 가맹점주의 수익을 우선으로 하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가맹점주 교육만 보더라도 타사는 3~4일이나 길어야 1주일인데 도시곳간은 4주가 기본이고, 필요하면 추가 교육을 진행할 정도로 철저하게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요즘 가맹점 문의 건수는 월 평균 110건이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가운데 실제 계약까지 이뤄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죠. 여러 조건 중에 우선 요리를 좋아해야 하고, 오토 안되고, 혼자서 운영하겠다고 하는 1인 창업 대상자는 기본 제외하고 있습니다.”

민 대표는 매장 컨디션도 중요하고, 상권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점주의 성향과 마인드라고 말했다. 반찬 편집숍을 운영하는데 요리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 또 자신은 매장에 출근하지 않으면서 직원들에게만 일하라고 하는 일명 ‘오토 운영’을 생각하는 사람은 제외하고 있다. 또한 도시곳간 브랜드의 특성상 최소 3명이 근무해야 하는데 1인 창업을 계획하고 있는 예비 점주도 마찬가지 제외한다.
“요즘 무인 창업이나, 1인 창업 시장이 주목받으면서 도시곳간도 1인 창업자의 문의가 많은 편인데요. 하지만 도시곳간은 최소 3명이 필요합니다. 도시곳간이 맛있는 반찬가게라는 평가를 받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죠. 바로 대부분의 상품을 현장에서 간단하게 조리를 해서 판매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조리 1명, 소분 1명, 판매 1명, 이렇게 최소 3명 이상이 있어야 하고, 서로 분담해서 운영할 때 매출이 극대화됩니다. 매출이 크면 인원은 더 필요하게 되고, 그만큼 수익도 커지고요.”

◇ 대치점 월 평균 2억원, 가맹점 월 평균 5천만원대 매출에 순이익 20%
실제 도시곳간의 주요 가맹점 매출은 상상외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2021년 3월 가맹 1호점으로 오픈한 서울 대치점은 30평 매장에서 월 평균 2억원, 경기도 별내점과 다산점은 각각 12평과 16평에서 7000~8000만원, 1억~1억2000만원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더구나 해당 매출은 일요일을 뺀 6일간 매출이다. 별내점은 주말 이틀간 휴무로 정했기 때문에 주 5일 영업해 나온 매출이다.
“도시곳간은 일요일의 경우 휴무로 정했습니다.점주분들도 자신을 위한 시간과 여가 생활이 필요하니까요. 대신 일할 땐 누구보다 최선을 다하도록 권유합니다. 최근에 15평 매장 기준 월 평균 매출이 5천만원대 중반을 넘어섰습니다. 대형마트, 백화점, 기업형 슈퍼마켓 등에도 입점돼있어 이곳 매장을 제외하면 가맹점 평균 매출은 조금 더 늘어납니다. 순이익은 매출의 20% 정도로 보면 되고요.”
민 대표는 도시곳간의 매출을 계속해서 성장시키기 위해 새로운 시도와 혁신을 계속해서 단행하고 있다. 우선 본사에서는 매장의 QSC(품질·서비스·위생) 활동을 통한 퀄리티 컨트롤을 강화하고, 메뉴 개발, 신제품 출시, 고객관리, 매출관리 등을 고도화하기 위해 지속적인 투자와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나아가 반찬가게 편집숍에만 머물면 매출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민 대표는 반찬만 판매하는 게 아닌 실제 매장에 가면 베이커리, 전통주, 카페, 과일가게, 떡집 등을 매장 컨디션과 주요 방문 고객에 따라 함께 구성해 매출을 극대화하고 있다. 따라서 요즘 도시곳간의 가맹점 모집 시에 권장하는 매장 크기는 반찬 코너 외에 다른 카테고리가 계속해서 추가되고 있기 때문에 20~25평 정도를 제시하고 있다.
실제 월 2억원대 매출을 보이는 대치점의 경우 반찬코너 외에 전통주, 와인, 도시락, 덮밥, 컵밥 등의 판매대를 함께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본사 직영점인 자양점은 반찬코너 외에 전통주, 커피와 떡 등의 판매대를 갖추고 있고, 그리고 40평 규모의 화성점은 반찬코너 외에 야채, 과일, 베이커리, 커피, 김밥, 전통주 등의 판매대를 함께 갖춰 높은 매출을 달성하고 있다.
“객단가가 타 경쟁사에 비해 2.5~3배 정도가 높습니다. 이유는 반찬가게지만 반찬만 판매하는 게 아닌 주 고객층인 주부들에게 꼭 필요한 것들을 함께 구성한 후 판매해 추가 매출이 나오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죠. 우선 반찬가게인 만큼 풍성하게 반찬을 구성해 정체성을 확실히 보여줍니다. 그리고 요즘 전통주의 소비가 높은 편이어서 전체 매장에 모두 전통주 코너를 구성했죠. 여기에 매장별로 상권과 고객에 맞게 카테고리를 추가해 매출을 더 끌어 올립니다. 대치점의 경우 학원가에 있기 때문에 학생들을 위한 도시락, 덮밥, 컵밥 등을 함께 구성해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 별칭 백화점의 작은 식품관, 5년 안에 2천억 브랜드 목표
이 밖에도 도시곳간이 매출이 높은 비결은 더 있다. 지역마다 사람들의 입맛이 다르기 때문에 지역별 특징에 맞게 레시피는 애초부터 3가지로 나눠 개발해 매장에 공급하고 있다. 서울ㆍ경기ㆍ인천과 전라도, 경상도, 이렇게 3개 지역으로 나눠 각각 지역에 맞는 맛을 내는 레시피를 따로 관리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3개 지역으로 나눠 지역 공장을 활용하고, 식자재도 해당 지역에서 구매해 사용한다. 지역에 최적화된 공장과 식자재를 사용할 때 지역 고유의 맛을 살릴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도시곳간은 맛과 청결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점이 또 하나의 강점입니다. 고객들이 공장반찬 아닌가요? 주방은 어디있어요?, 어디서 만들어요? 등을 자주 물어봅니다. 그래서 반찬가게는 반찬가게스러운 게 중요한 키 포인트라는 점을 깨닫고, 오픈키친으로 만들어 조리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도록 해 신뢰도를 높였습니다. 그리고 매장을 깔끔하고, 청결하게 운영합니다. 그래서 붙은 별칭이 바로 백화점의 작은 식품관입니다. 백화점처럼 깨끗하고 청결한 곳이라는 의미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도시곳간은 직영점과 가맹점을 병행해 오픈을 추진하고 있다. 직영점은 브랜드 고유의 정체성을 지키고, 맛 유지, 관리 감독을 편리하게 하기 위한 목적이다. 가맹점은 좋은 파트너, 실력을 갖춘 가맹점주를 만나 회사와 함께 가맹점이 성장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따라서 조급하게 가맹점을 모집하는 게 아니라, 신중하게 상생이 가능한 가맹점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미 오픈이 확정된 직영점으로는 중계점, 도곡점, 천호점, 반포점 등이 있고, 가맹점으로는 청량리점, 과천점, 제주 영화마을, 제주 공항점 등이 있다.
민 대표가 계획한 도시곳간의 미래는 반찬가게로만 머무는 것이 아닌, 전국의 각 동네에서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작고 강한 가게를 목표로 하고 있다. 1,2년 사이에 없어지는 흔한 가게가 아니라, 그 동네에만 있는 지속 가능하고 유일한 가게를 꿈꾸고 있다.
민 대표는 도시곳간을 5년 안에 전국에 300~400개 매장을 보유한 최소 매출 2000억대 브랜드로 성장시키겠다는 비전을 세워 놓고 있다.한편 올해 7월에 자양동에 첫 1호점을 오픈하면서 출발한 회사의 두 번째 브랜드 ‘델리하우스’도 순조로운 전개를 보이고 있다. ‘코리안 델리’를 콘셉트로 꼬마깁밥, 샌드위치, 샐러드, 과일컵 등에 커피, 스무디 등의 음료를 함께 판매하는 브랜드이다. 현재 자양점과 화성점 두 개를 오픈해 성업 중에 있고, 조만간 과천점, 대학로점, 대치점에 신규 매장 오픈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