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국내외 시장에서 유통망을 철수해야하는 상황에 놓이면서 사면초가에 빠졌다.
롯데는 서울역사 내 롯데몰과 롯데마트, 영등포역사 내 롯데백화점과 롯데시네마를 오는 12월 31일까지 운영하고 반납해야할 처지에 놓였다. 국토교통부가 12월 31일자로 점용기간이 끝나는 서울역사와 영등포역사의 상업시설을 국가에 귀속하기로 결정한 것.
서울역사는 한화가 30년째 운영을 맡고 있으며, 지난 2004년부터 롯데가 이 곳을 임대해 롯데몰과 마트를 들여놓았다. 또 영등포역사는 롯데가 1987년 영등포역을 새롭게 단장하며 백화점 영업권을 받은 곳으로, 롯데시네마가 함께 구성돼 있다. 전국 15개 민자역사 중 점용기간이 완료되는 것은 서울역사와 영등포역사가 첫 사례다.
롯데는 점용기간이 3개월 가량밖에 남지 않은 상태에서 일방적인 통보를 내린 정부에 당황스럽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하지만 국토부는 이들 역사의 새로운 점용 사업자를 선정하기 위해 경쟁 입찰에 부친다는 방침이다. 기존 점용 사업자와 계약해 입점한 소규모 점포들을 퇴거시킬지는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와 더불어 롯데는 인천국제공항 면세점도 철수를 논의 중이다. 매년 납부해야하는 임대료는 증가하는데 반해 중국 관광객이 감소하면서 수익성은 점차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임대기간 5년 동안 총 4조원 가량의 임대료를 납부하기로 한 롯데는 당장 내년 8월까지 연 임차료 7700억원을 내야 한다. 하지만 롯데면세점의 매출은 올 2분기 29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또 롯데는 인천터미널 부지를 두고 신세계와 4년째 갈등을 빚고 있다. 이 곳은 신세계가 20년간 백화점을 운영하고 있는 곳으로, 2012년에는 대규모 증축을 통해 6711억원의 연매출을 올리고 있는 점포다. 그런데 2013년 롯데가 인천시를 통해 이 부지를 구매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이에 불복한 신세계는 롯데와 인천시를 상대로 소송을 걸어 1심과 2심에서 패소했으며, 현재 법원의 최종 결정을 기다리는 중이다.
중국시장에서 롯데가 맞닥뜨린 상황도 만만치 않다. 연말까지 상황을 지켜보겠다던 중국 롯데마트는 결국 철수로 가닥을 잡았다. 롯데마트는 중국에 112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중 74곳은 영업정지, 13곳은 임시휴업 상태다.
롯데는 지난 3월 3600억원의 긴급 운영자금을 투입하고, 이를 소진하자 지난달에는 추가로 3400억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지금처럼 영업정지가 지속될 경우 연말까지 1조원의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지속적인 운영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결국 철수를 결정했다.
그런가하면 롯데가 지난 2008년부터 3조원을 들여 추진해온 선양 롯데타운 프로젝트 공사도 사드 여파로 지난해 12월 중단돼 아직까지 재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