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5월 1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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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취향 반영한 줄라이칼럼 컬렉션…K-패션 넘어 K-컬처 선보입니다”

줄라이칼럼(JULYCOLUMN) 청담 부티크는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동화 속에 한 장면 같은 모습이다. 매장 앞 바깥에는 푸른 잎을 가진 나무들과 화려한 꽃밭이 펼쳐져 있다. 내부는 아트 갤러리라고 생각이 들 만큼 앤틱한 가구와 오브제들로 채워져 있다. 줄라이칼럼은 획일화된 디자인이 아닌 고객 각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신선한 디자인을 선보여 주목받고 있는 박소영 공동대표 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하 박 CD)가 전개하는 디자이너 패션 브랜드이다.

줄라이칼럼은 패션브랜드이기 이전에 지난 2015년에 박 CD가 동생 박소정 공동대표와 함께 아트 스튜디오의 이름으로 처음 출발했다. 당시에는 아트워크 작업을 주로 했었고, 그중에는 F&B 업계의 유니폼을 기획하거나 해외 클라이언트가 요청한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K-POP과 관련된 작업도 했다. 아이돌의 콘서트 굿즈를 제작하고, 연예기획사에 소속된 연습생들의 이미지 컨설팅에 참여했다.

줄라이칼럼 청담 부티크 외관

패션 브랜드로서 줄라이칼럼은 2021 FW 서울패션위크에 정식 데뷔를 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또한 이 브랜드는 영국 아트 앤 크래프트 운동(ARTS & CRAFTS MOVEMENT)의 정신을 바탕으로 박 CD와 그녀의 동생인 공동대표인 박소정 자매의 패밀리 헤리티지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이렇게 전통과 장인정신을 존중하며 부티크 문화를 담는 줄라이칼럼은 인하우스 제작의 핸드크래프트 컬렉션, 시그니처 워드롭 컬렉션, 베이직 컬렉션으로 나눠진다.

“과거의 좋은 것들은 삶과 스토리가 묻어 있어 변하지 않죠. 옛날의 좋은 것들은 고수하는 것처럼 줄라이칼럼의 제품들이 헤리티지를 지니면서 오랫동안 남아있었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에 수작업을 메인으로 옷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처럼 박 CD는 과잉 생산을 절제한 가운데 수작업으로 전통 기법과 서양식 드레이핑을 결합한 시대를 초월하는 웰메이드 컬렉션을 선보여 점차 마니아층을 두텁게 만들어 가고 있다. 특히 박 CD는 옷을 만들고 남은 아카이브 소재를 활용한 데드스탁 컬렉션을 출시해 주목받고 있다. 이처럼 줄라이칼럼은 헤리티지로 내려오는 아카이브를 시대와 환경에 대한 고민을 담아 패션으로 재해석해 박 CD 고유의 컬렉션으로 승화시켜나가고 있는 것이다.

줄라이칼럼 청담 부티크 내부

줄라이칼럼의 타깃은 30~50대의 시대적 관심사를 소통하고, 지속가능한 과정을 통한 삶의 가치를 추구하는 글로벌 프로패셔널 여성이다. 단골 고객 중에는 유명 인사도 포함돼 있다. 대표적으로 전 프랑스 장관 플뢰르 펠르랭(Fleur Pellerin)이 있다. 줄라이칼럼의 핸드크래프트 컬렉션 중 플뢰르 이름을 따온 핸드크래프트 플라워(Fleur) 레더 재킷을 디자인하기도 했다.

줄라이칼럼의 상품 가격대는 핸드크래프트 컬렉션은 Made to Order 방식으로 가격이 상이하다. 시그니처 워드롭 컬렉션은 상·하의 및 원피스가 30~60만원대, 아우터는 50~100만원대이다. 베이직 컬렉션의 경우 워드롭 아이템이 10~20만원대이다.

“줄라이칼럼은 공장에서 대량 생산을 하는 것이 아닌 수작업으로 제작하기 때문에, 스타일당 3~10장 정도로 한정된 수량만 공급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인 패션브랜드가 콘셉트와 트렌드 방향에 맞춰 제품을 기획한다면, 줄라이칼럼은 고객 각자의 라이프스타일이나 니즈에 맞춰 제품을 생산하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좌측)플뢰르 펠르랭과 (우측)박소영 CD

신진에서 중진으로…1년 만에 주목할 만한 성장세 보여
줄라이칼럼이 서울패션위크에서 펼치는 활약을 빠트릴 수가 없다. 줄라이칼럼은 2021 FW 서울패션위크 데뷔와 함께 제너레이션 넥스트로 선정됐다. 이어 2022 SS·FW 서울패션위크에서도 제너레이션넥스트로 활약했다. 제너레이션 넥스트는 신진 디자이너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컬렉션이다.

2023 SS·FW 서울패션위크에서는 신진이 아닌 한국의 대표 디자이너로서 당당히 정식 서울컬렉션 무대에 오르는 등 빠르게 성장했다. 박 CD는 서울패션위크를 진행하면서 브랜드의 방향성을 점차 구체화시켜 나가고 있다.

줄라이칼럼 서울패션위크 2024 FW 컬렉션

올해 2월에 선보인 줄라이칼럼의 2024 FW 서울컬렉션 무대에서는 서울패션위크의 시작을 알리는 오프닝 브랜드로 선정돼 화려하게 무대를 장식했다. 박 CD는 오프닝 브랜드로서 성공적 패션쇼를 위해 박혜상 소프라노의 음악과 함께하는 런웨이 무대를 열어 이목을 집중시켰다.

박 CD는 박혜상 소프라노를 뮤즈로 삼은 이유에 대해 “당시 런웨이를 기획하면서, 이미 완성된 사람보다는 같이 성장할 수 있는 뮤즈를 찾고 있었습니다. 박혜상 소프라노와 미팅을 하면서 코로나19로 인해 설 무대가 많이 사라져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때 박혜상 소프라노가 신보 타이틀곡 ‘While You Live’의 발매를 앞두고 있었는데, 마침 그 곡의 배경이 저희 컬렉션과 너무 잘 맞았습니다. 그래서 박혜상 소프라노님께 협업을 제안해 함께 하게 됐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무대를 끝마치는 시점에 앨범이 갓 나와 백스테이지에서 박혜상 소프라노가 앨범 발매를 확인하는 등 굉장히 영화 같은 장면이 이어졌습니다. 박혜상 소프라노도 서울패션위크에서 무대를 펼쳤다는 것에 대해 자긍심이 높습니다. 당연히 저 또한 매우 만족스러운 오프닝 쇼였습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2024 FW 서울패션위크의 줄라이칼럼 오프닝쇼를 함께한 (좌측)박혜상 소프라노

‘모드 엣 파리’ 통해 미래형 패션쇼 선보여
현재 박 CD는 다가오는 서울패션위크 2025 SS 컬렉션을 준비 중이다. 박 CD는 6월 초 만남 당시 컬렉션 제품들을 개발하고 있는 과정이었다. 박 CD는 ‘Purity(순수)’, ‘Back to the basic(기본으로)’을 키워드로 모든 컬렉션 제품들을 국내에서 생산한 면을 활용해 디자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1980~90년대의 화려한 무대 의상들을 현대의 일상생활에서 실용적으로 입을 수 있게끔 단순화된 옷을 선보이기 위한 작업도 하고 있다고 했다. 상의는 가볍고 크롭된, 하의는 루즈하고 편안한 스타일을 추구해 기존에 줄라이칼럼의 특징인 장식적인 요소들을 덜어낸 컬렉션을 준비 중이다.

지난 3월에는 다가올 미래 트렌드에 대비하기 위해 요즘 주목받고 있는 메타버스를 활용한 패션쇼도 진행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한국콘텐츠진흥원 주관, 그리고 네이버제트가 후원하는 ‘모드 엣 파리(MODE at PARIS)’ 2024 SS 행사에 참여한 것이다.

모드 엣 파리는 네이버제트의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 선보이고 있는 모드 엣 제페토 2024 SS 시즌의 컬렉션들을 현실 세계로 구현한 패션쇼이다. 제페토 휴먼 아바타가 실제 모델과 같은 컬렉션을 착용한 채 나란히 함께 런웨이를 걷는 독특한 장면을 연출해 주목을 받았다.

박 CD는 원래 AI와 관련된 메타버스 플랫폼을 준비 중이었다고 한다. 마침 첫째 딸이 제페토를 하길래 눈길이 갔고, 제페토와 패션이 결합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 박 CD는 이후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제안한 모드 엣 파리에 참석에 흔쾌히 수락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장에서의 반응은 프랑스인이 대부분인 제페토 사용 유저들로부터 굉장히 호응을 얻은 것으로 파악됐다. 박 CD는 IT의 전문 기술과 창의적인 콘텐츠인 패션이나 아트가 결합한다면, 해외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모드 엣 파리 2024 SS 행사에 오른 줄라이칼럼 컬렉션

줄라이칼럼, 해외에서도 한국의 헤리티지 진수 보여준다
줄라이칼럼은 W컨셉, SSF샵, 네이버쇼핑 서울컬렉션관, 자사몰 등의 국내 온라인 유통을 통해 매출을 일으키는 것은 물론, 브랜드를 알리는 채널로 활용하고 있다. 앞으로 줄라이칼럼은 온라인 전용 캡슐 컬렉션을 론칭해 매출과 브랜드 인지도 상승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오프라인 유통은 청담 부티크를 적극 활용하고, 팝업 스토어를 통해 고객과의 접점 확대를 시도할 방침이다. 지난 2022년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에서 진행한 크리스마스 팝업스토어와 2023년 여름 시즌에 진행한 팝업스토어가 모두 성공적으로 진행돼 향후 행사도 기대를 모은다.

향후 줄라이칼럼은 해외 시장도 적극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브랜드 정체성과 걸맞는 편집숍이나 리테일 시설에 입점하고, 해외 홀세일 시장을 키우는 것을 주력으로 삼고 있다. 현재 미국과 프랑스 파리에 둔 쇼룸을 베이스로 여러 나라의 바이어들에게 컬렉션을 소개하고 있다.

또한 박 CD는 요즘 한국을 여행하고 있는 디스트리뷰터들이 직접 줄라이칼럼 청담 부티크에 방문해 제품을 구매하거나 관심을 갖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따라서 박 CD는 한국 특유의 문화와 독창성을 십분 살려 미국의 경우는 메스 리테일 업계나 지역 부티크 등 줄라이칼럼의 타깃층이 주로 방문하는 곳을 집중 공략하고, 유럽의 경우는 부티크 시스템을 갖춘 채널을 메인 타깃으로 정해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줄라이칼럼은 현재 미국 아틀란타에 위치한 ADAC(Atlanta Decorative Arts Center)의 C+H interiors와 협업해 디자인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지난 4월에는 캡슐 컬렉션을 론칭하며 트렁크쇼를 선보였다. 또한 이 프로젝트에는 조지아 공과 대학과 AAPIA(The Asian American Pacific Islander Design Alliance) 등도 협력하고 있다.

교육, 아트, 패션이 함께하는 해당 문화 프로젝트는 패션을 선보이는 것을 넘어 K-컬처를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 자부심을 갖고 프로젝트에 임하고 있다고 박 CD는 강조했다.

이처럼 박 CD는 줄라이칼럼을 국내 시장은 온ㆍ오프라인 유통을 통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와 인지도를 점차 강화해 성장을 모색하고, 해외 시장은 높아진 한국에서의 위상을 토대로 유명 편집숍과 부티크 시장을 공략해 입지를 다져 간다는 목표이다.

줄라이칼럼은 과거 아트 스튜디오 시기에 부친인 박윤수 디자이너의 패션브랜드 ‘빅팍’과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컬래버레이션 형식으로 서울패션위크 무대에 올랐다. 박 CD는 “당시 빅팍에서는 아트워크 콘텐츠에 대한 니즈가 있었습니다. 저와 동생이 빅팍에서 요구하는 아트워크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빅팍과 협업 형태로 작업을 진행하게 됐었습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그는 “줄라이칼럼 안에서 하고 싶은 게 많았기에 아트 스튜디오로 먼저 출발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가장 잘할 수 있는 건 ‘패션’이라고 생각해 패션 브랜드로 나아가는 중입니다. 앞으로도 또 다른 분야로 확장하는 것도 계획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박 CD는 궁극적으로 줄라이칼럼이 공동체 안에서 개개인이 함께 성장해 키워나가는 하우스 브랜드가 되는 것을 꿈꾸고 있고 밝혔다. 또한 앞으로 트렌드보다는 ‘진정성’을 갖춘 브랜드가 되기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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